강중근씨는 무작정 차를 몰고 어둑어둑한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온다. 생각할수록 화가 부글부글 끓는다. 벼르고 벼른 기세였다. 아내 진소미는 가자미눈을 하고서 한여름 소낙비에라도 빙의된 듯 마구 퍼부어댔다."지겹다, 지겨워. 떼거리로 몰려다니면 다야? 꼴같잖게 무슨 귀하신 얼굴이랍시고 모자 푹 눌러쓰는 것도 모자라 마스크를 파스인 양 착 붙이고… 도대체 결과가 뭔데? 집은 용케도 잊지 않고 기어든단 말씀이야, 흥!"아내는 완전히 딴사람처럼 냉갈령부리며 중근씨를 휙 밀치고 돌아섰다. 얼음바람이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듯 몰아쳤다
“아~따, 쩌 놈의 피아노 소리 미춰버리겄구마잉! 뭔놈의 피아노를 또 새벽부터 쳤싼다냐?”최홍탁씨(61세)는 초등학교 5학년 땐가 자동 박자기계인 ‘메트로놈’을 적으라는 음악시험에서 ‘메추라기’라고 써내서 담임선생한테 엄청 매를 맞은 후로 음악의 ‘음’자도 듣기 싫어 60평생을 노래하고는 담을 쌓다시피 했었다. 자신의 신산한 삶이, 뭐 딱히 음악을 알지 못하는 것과 하등 상관없는 일이고 보면 홍탁씨의 음악에 대한 심드렁한 태도는 타박할 일은 못 되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경남 하동군의 고령화에 정책이 눈길을 끈다. 하동군은 경로당을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문화시설을 한자리에 모아 노인의 관심사를 소화할 ‘원스톱 경로당’으로 만들고자 ▲1경로당 1일감 갖기 ▲독거노인 공동거주제 ▲시니어합창단 ▲노인대학원 등 다른 시·군과 차별화된 다양한 노인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시책의 일환으로 지난 7월 18일 경남 하동군은 윤상기 군수는 알프스하동종합복지관에서 하동노인대학·대학원 수강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열정
비가 오락가락하는 요즘은 여름 같지 않게 선선하여 걷기에 좋다. 산책길에 가지런히 아담한 허브들도 꽤나 잘 자라고 있다. 문득 길에서 일하는 공익근로자분들을 뵈니 정년연장 이슈를 생각하게 된다. 과거 정년은 박근혜 정부에서 60세로 연장된 바 있다(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 그리고 지금은 65세 정년연장을 논의하고 있다. 물론 65세 정년연장에는 찬성과 반대의 두 견해가 팽팽하다.정년연장을 반대하는 견해는 안 그래도 부족한 청년 일자리와 경쟁하는 데서 나온다. 공공부문의 예를 들면 국가공무원의 경우 정년은 법령 제74조에 60
C씨는 대학 시간강사이다. 학생들은 교수님이라 불러주지만 '보따리장수'가 가장 적합한 직업名이다. 이 대학에서 1강좌 저 대학에서 2강좌 式으로 '보따리'를 싸들고 이리 저리 떠돈다. 요즘으로 말하면 시급(時給)을 조금 넘기는 강의료에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정신이 미치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지방시: 지방대 시간강사)라는 매우 자조적인 글을 쓴 어떤 이는 어느새 대리기사가 되어 있단다. C는 고향에서는 수재라고 칭송이 자자했으나 지금은 수제(手製) 국수공장에라도 들어가
‘제주 한바퀴’ 둘째 날이다. 간밤에 드르릉하는 탱크 소리에 잠을 약간 설치고 아침을 맞았다. 산방산 기슭으로 비춰 오는 아침 햇살이 무척이나 힘차 보였다. 오늘은 산방산-중문-법환바당-서귀포항-쇠소깍-표선해변-성산포 코스로 정했다. 다시 출발이다.이번 코스는 업힐과 다운힐이 많아서 좀 어려울 것이라는 말에 약간 긴장하면서도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짜릿한 맛은 있겠구나 하면서 내달렸다.조금 지나다보니 서귀포 중문단지에 다다랐다. 제주 여행하면 단골코스가 중문 주상절리다.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지표면에 흘러내
Y씨는 개를 누구보다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마침 서울에서 열린 '전개협' 전국대표자대회에 K시 지부장 자격으로 참여하고 막 돌아오던 참이었다.건장한 청년 하나가 아파트 입구에서 웬 파라솔을 펴놓고 광고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Y씨가 무심코 받아든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애완계 케어해 드립니다! 각종 계 환영!(CockHen Care 하월점 오픈기념 다양한 계용품 드립니다)" Y씨는 속으로 개를 사랑하는 것이야 좋지만은 굳이 영어까지 동원하여 요란을 떨지 않아도 개는 영원하리라 생각했다.Y씨는 자기 애완견 정기검
14박 15일의 긴 여행은 난생처음이었다. 현관에 들어서니 쿰쿰한 냄새가 제일 먼저 달려든다. 들숨을 애써 참으며 베란다로 직행한다. 묵직한 베란다 유리문을 시작으로 문이란 문은 죄다 열어젖힌다.나는 지난 학기에 과감하게 학교를 그만두었다. 중학교 교단에 선 지 26년 만이었다. 소위 우아한 명퇴자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계절 탓이었을까. 그날은 유난히 연둣빛 이파리들이 살랑거리고 다사로웠다. 여느 날처럼 퇴근하고 돌아와 무심코 거울 앞에 앉았는데, 뒤통수가 소리 없이 울렸다. 연둣빛 세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종로구의 대표적인 축제인 를 위한 체험프로그램 및 부스 운영 참여자를 모집한다.종로구는 오는 10월 개최하는 의 주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자 7월 15일까지 부대행사로 진행할 체험프로그램 제안과 체험프로그램 부스 운영 참여 등 2개 분야를 공모한다고 10일 밝혔다.체험 프로그램 제안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부스 운영은 종로구민 또는 종로구에 소재를 두고 있는 학교 학생·동아리·단체 등을 대상으
자전거도 바꿨다. 분당 페달링 회수(rpm)를 알고 타기 위한 케이던스 속도계도 장만했다. 그런데 시범 라이딩 후 주말 라이딩을 못하고 있으니 온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지난해 친구들과 함께 했던 제주도 한 바퀴를 소개하면서 위안 삼을까 한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간 일정으로 다녀온 ‘제주 한바퀴 라이딩’은 3회에 걸쳐 소개할 생각이다. 올 여름 라이딩으로 제주 한바퀴를 계획하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듯하다. 동그란 육지를 에워싸고 있는 에메랄드 빛 푸른 바다를 감상하면서 천혜의
신입사원 허영운(許永雲)은, 지금 하는 일이 어릴 적 꿈과 달라 영 맘에 들지 않았으나 세상에서 가장 체질에 맞는 일인 양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비라도 내릴 듯 봄바람에 벚꽃 이파리 날리던 어느 날 오후, 사무실 전화벨이 울렸다.“허영운 맞지? 그치?”“...예?”“영운이 맞자나. 나 연화야. 홍연화.”영운은 수화기속 여자가 단 번에 말을 놓는 뽄새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연화라고요? 누구신데...?”“나 몰라? 홍연화, 칡넝
당분간 라이딩을 쉬기로 했다. 두 달 전 엄지 발바닥에 다친 염증이 라이딩을 반복하면서 다시 도졌기 때문이다. 잠시 쉬어 가라는 신호다. 5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라 할까? 그래서 이 참에 평소 생각했던 라이딩과 국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점심에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함께 행주산성에 간다. 행주산성에는 맛집 국수촌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 입사한 친구들은 대부분 생전 처음 가본다며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한강변의 국수집은 라이딩족과 함께 성장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행주산성의 원조국수집이 제일 유명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운동 장애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들을 부검해 보면 ‘알파 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있는데, 단백질은 중뇌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뇌의 여러 영역으로 퍼져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파킨슨병에서 운동 장애뿐만 아니라 여러 비운동 증상들도 동반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안타깝게도 파킨슨병은 완치가 가능하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진행하는 병이다.‘파킨슨병은 손이 떨리
Y씨(당 63세)는 어릴 적부터 추석과 설날 직전, 1년에 딱 2회 목욕하던 습관을 환갑 지나서까지 지켜오던 참이었다. Y씨는 K광역시에서 가장 크고 시설 좋기로 유명한 ‘빡스뽀사우나’ 앞을 거의 매일 지나가면서도 소 닭쳐다보듯 하였고, 집에서도 좀 씻으라는 마누라 등쌀에도 “로마가 으째서 망했는지 알기나 해? 목욕을 너무 많이 해서 그랬다잔혀! 흐흐” 하면서 콧방귀를 날릴 뿐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Y씨는 빡스뽀 앞을 지나가다가 무심코 입구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는 몸에 전율을 느꼈다. &
자전거를 타다가 반포대교 밑에서 쉬고 있는 데 나이 드신 한 분이 묻는다.“자전거 가벼워 보이네요.” “아 네 좀 그렇습니다.”“무게가 몇 kg 나가요?” “용품 빼면 8kg정도 나갑니다.”“앞 드레일러가 싱글이네요” “뒷단은 12단이고 스램 방식 산악용이네요”“네 맞습니다. 근데 로드를 많이 탑니다.” “선생님은 요즘 젊은이들이 3바퀴로 누워서 타는 자전거네요? 일명 리컴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신한희망재단(이사장 조용병)은 서울 종로구 익선동 한옥거리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신 독립투사들이 당시 드셨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독닙료리집’을 열었다.신한금융그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조국을 위해 희생한 독립투사들을 알리고, 더 나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 Hope. Together. 함께 시작하는 희망의 100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이 캠페인을 통해 올 초부터 독
“대화를 좀 나눠도 되겠습니까?”“네? 네에…….아나운서처럼 매끈한 중저음의 목소리다. 심 여사는 선뜻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심 여사의 입과 눈은 대번에 세 살배기 새싹처럼 활짝 열린다. 언제부터인가 완전히 남이 되어버린, 그 여리고 부드러운 표정이라니.비행기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을 뒤로 한 채 뭉글뭉글한 구름 속으로 벌써 진입했다. 그렇잖아도 난생처음인 1등석의 기내는 상상 이상으로 쾌적해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남자와 심 여사의 좌석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나
오늘 아침, 독서모임을 함께 하는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부동산 자격증 시험이 코앞이라, 이번 달 독서모임에 불참한다는 것이다. 통화를 하는 내내 언니는 ‘내가 이 나이에 공부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어. 나이가 들어서인지 공부도 쉽지 않고...’라며 마음의 갈등과 부족한 자신감을 언급했다. 아마 지금 인생이모작을 염두에 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척 공감 가는 말일테다.그렇다. 현실적으로 50대 후반에 하는 공부와 자격증의 힘이 얼마나 있겠는가. 일자리는 현재 다수의 능력 있는 청년들에게도 쉽지 않은 숙제인데,
“왜 그렇게 힘들게 산에 올라가. 결국 내려올 텐데...” 흔히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저기 산이 있어 오른다”고 말한 유명 산악인의 말은 인간의 오르고 싶어 하는 끝없는 욕망을 잘 드러낸다.자전거 또한 저기 길이 있어 달리고 또 오른다. 숨이 차고 심장이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을 즐기는 것은 극한 운동의 묘미다. 주말 아침 오늘은 라이더들에게 필수 코스인 안양의 삼막사를 다녀왔다.이른 아침 일어나자마자 채비를 마치고 안양천을 따라 광명교-철산교-안양대교를 지나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롯데푸드 청주공장 샤롯데 봉사단은 지난 6월 15일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봉사활동을 진행했다.청주 중앙공원에서 진행된 이번 봉사에는 샤롯데 봉사단원 20여명이 참여해, 공원을 찾은 약 5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김치 냉국수와 과일, 두유,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대접했다. 연주 동호회의 재능기부로 색소폰 음악을 연주해 어르신들의 마음도 즐겁게 했다. 아울러 식사 전후, 공원 주변을 청소하는 등 환경 미화 활동도 함께 진행했다.2004년에 결성된 롯데푸드 청주공장 샤롯데 봉사단은 매달 장애인 복지시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