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출석을 부른다. 이름을 불린 시니어는 큰소리로 ‘네’하고 대답한다. 누구도 여든이 넘은 나이에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 아니, 출가 이후에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살아왔던 지난날에 내 이름은 듣기 어려웠을 것이다. 큰 글씨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국민학교(?)시절로 돌아간 듯, 출석 중에도 수다를 떤다. 할 말이 많다. 어제 보아도, 몇 시간 전에 보아도 할 말이 많다. 지난 11월 17일 망원동 시니어들의 놀이터 ‘청춘쌀롱’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평동마을은 울산 울주군 동남쪽 끝자락에 있다. 평동마을의 해녀들은 어려서 제주도에서 원정을 오고 줄곧 평동마을에서 일생을 바다에서 물질하며, 가족을 부양했지만, 정작 그들에게는 변변한 교육의 기회가 없었다. "글 좀 갈켜주면 안 되겠나!"우리도 글 좀 가르쳐 주고, 휴대폰 사용하는 것도 가르쳐 주면 안 되겠나?고수성 사단법인 바다드림 이사장에게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원로 해녀가 찾아왔다. ‘울산 디스코’에 참가한 해녀들을 부럽게 바라보던 다른 해녀들은 자신들도 그동안 목말라 했던 교육
“앞으로 20년 후에 당신은 저지른 일보다는 저지르지 않은 것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를 벗어 나 항해하는 돛에 무역풍을 가득 담고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 마크 트웨인(Mark Twain)고치범 원장은 마크 트웨인의 ‘인생의 항해에서 탐험하고, 꿈꾸며, 발견하라!’라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채찍질했다.“밧줄을 풀고 항구를 벗어나도록 범선의 돛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돛에 바람을 가득 담고 어디론가 떠
한 젊은이가 매우 소중히 여기는 칼을 가지고 배를 탔다. 강 한복판에서 실수로 쥐고 있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놀란 이 사람은 얼른 주머니칼을 꺼내서 칼을 빠뜨린 부분의 배 밑바닥에 표시해 놓았다. 배가 언덕에 닿자 배 밑바닥에 표시해 놓은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 칼을 찾았으나 칼은 없었다. - 각주구검(刻舟求劍)삶의 계단[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인생은 계단을 오르는 일이다. 높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중간에 평평한 공간을 만난다. 어떤 이는 잠시 쉬어가고, 어떤 이는 힘이 넘쳐 계속 오른다. 인생의 계단 어디쯤 청년과 노
인간은 어렸을 땐 가족에 의지해 살아갑니다.어릴 때는 어떤 위기가 닥쳐도 가족이란 든든한 후원자가 있습니다.부당한 일, 억울한 일엔 부모라는 명확한 투쟁 주체가 있어 저항할 수 있고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홀로 서야 합니다.노후에 국가의 보호막이 더 절실한 이유입니다.- 노후희망유니온 김국진 위원장[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종로 3가 송해길에 가면 가끔 핸드마이크 소리와 함께 피켓을 든 사람들이 보인다. 팔각정 아래에서는 누군가 열심히 설명하고 누군가는 서명한다. 설명하는 사람도 서명하는 사람도 나이가 지
청소년들에게만 “너의 꿈이 무엇이냐?” 묻는 것보다 70대 노인들에게도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물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 웰다잉을 묻는 것도 좋지만 “당신의 꿈이 무엇입니까?”가 아직도 유효합니다.- 윤혁,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히말라야에 샛별이 떴다. 히말라야에 어둠이 걷히고 산 아래 열두 개 부락에선 아침부터 전화벨이 요란하다. “한국에서 ‘새벼리&rsquo
할머니가 어린 시절, 할머니의 할머니가 떠먹여 주던 노란 참기름 맛이었다는 거예요. 그때는 맷돌을 갈아 나오는 이슬 같은 첫 기름을 큰손주에게 제일 먼저 떠먹여 주었대요. 살아생전 그때의 노란 참기름 맛을 다시 맛보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제 손을 꼭 잡았어요. 할머니의 할머니가 생각나신 듯 눈가가 촉촉이 젖어있었어요. - 쿠엔즈버킷 박정용 대표[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참기름은 참깨로 만든다. 당연하다. 그런데 참기름에서는 참깨 맛이 나지 않는다. 당연하지 않다. 당연하지 않음에도 우리는 남의 일 처럼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간다. 세
"진실을 봤을 때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삶을 살아주세요. 그러면 진정한 평화가 오지 않을까요? 여러분들이 민들레 씨앗처럼 씨앗을 퍼트려주세요!” - 조각가 김서경[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평화의 소녀상을 처음 세상에 낳은 김서경 조각가와 김운성 조각가는 해마다 이맘때가 가장 바쁘다. 1, 2월은 3·1절이, 7, 8월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바쁠 때면, 두 조각가는 간혹 트랜스포머가 된다. 합체로봇은 합쳐 있을 때 강한 에너지를 발생하지만 분리돼 있을 때도 충분한 시너지를 낸다. 올 7월에도 한 사람은 캐나다로,
[이모작뉴스 정해용 기자] 고령화 시대에 맞춰 노인들의 치매예방과 기억력 회복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과 효과적인 도구의 필요성이 높다. 최근 각광받는 도구 중에는 일명 '노인학습지'로 불리는 자율학습형 문제집도 있다. 1년여의 개발과정을 거쳐 올해부터 '뇌 운동 주간학습지-실버톡’ 발행을 시작한 ㈜실버톡의 창업·개발자 이은숙 대표, 김경화 신영식 이사 3인을 서울 영등포에 있는 ‘소셜캠퍼스 온’ 사무실에서 만나보았다.어제의 용사들이 ‘시니어’사업으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상계동은 서울보통시였다. 말들이 뛰어다녔다는 마들평야에는 1980년대까지 벼농사를 지었고 인가는 없고 갈대만 무성했다는 노원은 돌로 골대를 만들어 축구하며 놀던 아이들의 공터였다. 상계동 한가운데에 ‘빡빡산’이라는 민둥산이 있었다. 빡빡산 꼭대기에는 당나무가 있었고 수락산과 불암산 사이의 공알 같은 명당이어선지 무덤이 많았다.서울보통시 당고개 상계3동 새마을에서 상계4동 달동네를 가려면 빡빡산과 불암산 사이의 당고개를 넘어야 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당고개 옆 무당집 지붕마다 펄럭이는
이걸 보러 오는 관객들 역시도 진짜 진솔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엄청나게 오열하세요.어떨 때는 이분들이 울기 위해서 이곳에 왔나 생각될 때도 있어요.- 김하원 '해녀의 부엌' 대표 [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제주의 끝은 마라도가 아니라 종달리다. 한반도에서 바라보면 마라도가 최남단이지만 제주가 독립국 ‘탐라’였던 시절은 종달리가 땅끝이었다. 고구마처럼 생긴 제주도는 서쪽 현경면 두모리(頭毛里)가 '머리'이고, 동쪽 구좌읍 종달리 지미봉(地尾峰)이 '꼬리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어?”“지금!”“암 걸린 지금이?”“너랑 한라산 가는 지금!”-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라산 오르는 길에 이병헌과 엄마 김혜자의 대화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스무 살이든 일흔 살이든우리는 이미 이 순간부터 늙어가고 있습니다.그러니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 이근후 작가 ‘괜찮아 잘
“처음에는 그냥 취미 삼아 ‘문서작성’을 배우고 싶어 신청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수업 시간에 만나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경력 단절 여성이나 퇴직하신 분들이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 또는 창업하기 위한 사업제안서를 만들기 위해서 배우는 경우가 많았어요.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젊은 직원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도 있고요. 거의 일과 관련한 사유로 ‘문서 작성 과정’을 신청하더라고요”[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시니어 전문 문서작성 강사 김미영 씨는 자
글씨는 그림을 꿈꾸고, 그림은 글씨를 닮고 싶고‘처음’이라는 막막과 혼자라는 적막을 이겨낸 이 ‘첫’은 따지고 보면 포기하고 싶을 때 한걸음 더 내딛던 그의 마음들이 이뤄냈다. 모든 상처들이 바람꽃으로 피었는가. 흡사 상투를 튼 듯 독특하고 불량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그는 한없이 여리고 따뜻하다. 그는 하나의 호사도 혼자 누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거처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늘 그래왔듯 있는 대로 노래하고 술을 마시며 최고의 자리를 만들어 간다. 언젠가 그가 빚은 술을 맛볼 기회가
남들은 저보고 효녀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어머니가 나한테 와주셔서 오히려 제가 은총을 받고 살았어요. 어머니가 살던 세대에는 남녀 차별 많았잖아요? 아들은 상급학교 보내고 우리 여자들은 공장 가고... 내가 그중에 속한 사람인데 우리 엄마가 나한테 못해준 것 해주려고 이렇게 오셨나 싶을 정도로 나한테는 은총이었어요. 그때 싱글맘이 되고 사업도 실패해 사는 게 너무 버거웠거든요. 어머니로 인해 제가 다시 살아나갈 힘을 얻었어요. 그게 은총이 아니고 뭐겠어요 - 은총(돌봄노동자)기저귀 100개로 시작한 요양보호사[이모작뉴스 고
웰에이징-웰다잉을 실천하는 사회적협동조합 ‘혜민서’남궁청완 이사장[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사회적거리두기 전면 완화로 제기동 약령시가 조금 활기를 띠는 듯 했다. 사회적협동조합 ‘혜민서’는 약령시 한가운데 위치해서 그런지. 이름만큼이나 한약냄새가 향기롭다. 사회적협동조합 ‘혜민서’는 민초들의 어려움을 구제하던 조선시대의 혜민서의 뜻을 이어받아 홀몸 어르신들의 돌봄을 실천하고 있다.혜민서의 남궁청완 이사장과 함께 그간의 활동사항과 ‘웰다잉’을 위한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경상남도에서 실시한 제1회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을 연재한다. 연재될 수상작품들은 퇴직 후 삶 준비, 재취업 성공사례, 사회공헌활동, 재능나눔 경험 등을 공유하고, 신중년 세대의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나의 삶 인생 이모작열정상 ‘홍의성’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예전에 다니던 근무처 지인의 목소리가 들린다.‘잘 계시죠! 혹시 아직 취업을 안했으면 이번 기회에 한번 응시해 볼래요’ 반가운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원단, 아크릴 제조 사업가였던 77세 손수춘 씨가 은퇴 후 새로운 인생이모작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는 극동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해 2022학번 새내기로 대학에 입학한 것이다. 그는 공부를 시작한지 일곱 달 만에 2020년 9월 중학 검정고시 합격하고, 1년도 채 안되어서 2021년 5월 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리고 올해 대학에 입학했으니, 그야말로 초스피드로 대학생의 꿈을 펼치게 된 것이다. 대학생의 꿈을 위해 단기간에 얼마나 노력하고 정진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에게 고령의 대학생입학이라는
토완(土完)의 흙과 물, 공기로 빗은 세상4. 회전하는 물레 위에 움직이지 않은 부동의 점을 응시하며중심을 찾아가는 여정, 이것이 도공의 길이라 생각합니다.정자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경도 앞바다의 푸른빛에 잠을 깨고,그 바다로 물들어 오는 장엄한 노을을 바라보며내 인생도 저리 아름답기를 소망하며,비록 힘들고 어려운 흙 작업이지만,걸어왔던 것처럼 묵묵히 그 길을 갈 것입니다."세월이 흐를수록 가벼워져만 가는 정신과 혼의 교예.흙과 물, 불이 가장 적의(適意)한 높이에서 서로 만날 때.도공이 어떻게 혼불을 지피는가에 따라,기대하는
‘토완(土完)’의 도예 인생 미치도록미치도록 좋겠네저 달저 무욕의 면(面)처음으로 보듬어보면 좋겠네그리우면그리운 데로 좋겠네저 달저 무한의 점(點)처음으로 미쳐버리면 좋겠네- ‘저 달’, 전청배[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토완(土完)’의 도예 인생은 1977년 21살 때부터 시작되었다.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국립마산 도자기시험소’에서 수강생을 모집하는 것을 알게 되고 접수를 하였다. 그런데 연락이 없었다. 이것도 안되는가 보다 하고 실망스러운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