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남편은 외출을 하지 않을 모양이었다. 미숙씨는 연일 계속되는 코로나발 남편의 집콕 때문에 전신이 집에 옭아매어져 있는 듯 자유롭지가 못했다. 그나마 미숙씨는 장을 본다며 마스크를 끼고 동네 마트라도 다녀오곤 했는데 남편은 아예 집밖엔 온통 바이러스로 칠갑이라도 돼있는 듯 겁을 내며 집안에 똬리를 틀었다. 장기전에 대비해 거실의 탁자를 한편으로 치우고 요가매트를 깔고 아령까지 비치해 두었다.스마트폰 유투브, 텔레비전 뉴스, 신문 등과 벗을 삼아 잘도 지냈다. 미숙씨는 저 소심한 사람이 젊었을 때는 활기차게 중동현장을 누비던 건
왜 하필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두루마리 휴지일까? 민자씨는 텔레비전으로 코로나 관련뉴스를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소위 선진국들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일반 국민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은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 사재기 광풍이라며 각국 마트의 텅 빈 휴지 매대를 연신 보여주었다.이 현상에 대한 이론은 분분했다. 일단은 심리적인 이유로, 불안정한 시절에 집에만 있으려니 집안에 썩지도 않으면서 부피가 큰 휴지더미를 쌓아놓으면 무언가 준비를 해놓았다는 안정감을 준다는 설, 현대를 사는 인간으로서 최소한
김종훈씨는 요즘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심기가 잔뜩 불편하고 불안했다. 전염성이 강하다니 예방 차원에서 어느 정도 삶이 불편하고,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를 볼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겠지만, 68세인 김종훈씨가 겪는 어려움은 또 달랐다.처음에 받은 쇼크는 텔레비전 화면 하단에 임산부, 65세이상 고령자, 기저질환 보유자 등 고위험군은 외출을 철저히 삼가라는 경고성 글자가 계속 나오면서부터 시작이 되었다.김종훈씨는 말 그대로 ‘집콕’을 하면서 하루 종일 스마트폰의 뉴스와 텔레비전의
미순, 희순, 순남 이 이름들이 두 살 터울로 모두 60대인 순남씨 여자형제들의 이름이고, 막내 남동생의 이름은 수찬이다. 딸 셋에 막내로 아들 하나~이름만 봐도 집안 내력이 나오고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중·노년세대 형제의 구성이다. 막내인 순남씨는 사내동생을 봐야 한다는 부모의 염원으로 이름에 남자가 들어갔다.지금 88세인 어머니의 막내아들 편애는 평생 시들지도 않고 지칠 줄도 몰랐다. 순남씨는 그 아들이 과연 어머니에게 무슨 특별한 즐거움과 사랑을 주는지 일평생 관찰을 해봐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냥 어머니는 옛
경순씨는 아침상을 치우자마자 영어 학습지를 들고 냉큼 식탁에 앉았다. 벌써 9시라 선생님이 올 시간이 2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경순씨는 어젯밤에 외우다가 그만 잠들어버려 다 외우지 못한 단어들을 밑줄을 쳐가며 외우기 시작했다. 지난 시간에는 식품과 음식 단어들을 배웠고, 오늘은 거리의 간판에 흔히 쓰이는 단어들을 배울 차례였다.경순씨는 석 달 전부터 1주일에 한 차례씩 방문해서 영어를 가르치는 성인 대상 영어학습지 공부를 시작했다. 경순씨의 오랜 부끄러움이자 숨겨둔 열망인 영어습득의 기회를 마련해준 건 결혼해서 근처에 살고 있는
【이모작뉴스 오은주 기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좋아하는 사람이 쓴,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마르크 로제가 들려주는 책과 사람, 문학, 인생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이다. 은밀하게 책과 낭독의 세계로 유혹하려는 책방 할아버지와 관심 없는 ‘척하는’ 소년의 밀고 당기는 심리 싸움이 볼만하다.프랑스 대중 낭독가 마르크 로제의 첫 소설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는 책과 담을 쌓고 살아가던 소년과 작은 서점을 운영하며 평생 책과 문학을 사랑해온 노인의
지난 설날 며칠 전부터 정금자씨에게 장바구니 금단증상이 나타났다. 수십년간 지내던 제사를 지내지 않게 된지 3년이 지났지만 제사준비 장보기가 아니고 가족들이 설날 먹을 음식만 조금 장만하면 된다는 게 영 실감이 나질 않아 뭐를 안 샀나 하고 장바구니를 자꾸 들여다보았다. 40년 가까운 결혼 생활 동안 늘 명절은 우스개소리처럼 ‘노동절’에 가까웠다. 결혼 이후 계속 지내온 시아버지의 제사는 3년 전부터 간단한 명절 차례로 대체되었다. 그 3년 전이라는 시점은 금자씨의 아들이 결혼을 한 바로 그 해이고, 치매를 앓
경북 고령군은 '대가야 체험축제'가 올해 경북도 최우수 축제로 선정됐다.경상북도는 축제 현장평가와 전문가 심사를 통해 '2020 경북도 지정 축제'에서 대가야체험축제를 도내 '최우수' 축제로 뽑았다.올해 경북도 지정 축제는 최우수 2, 우수 4, 유망 6, 육성축제 2개 등 모두 14개가 선정됐다. 최우수 축제로 선정된 영덕대게축제,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추천해 국내외 홍보 등 국가적인 간접 지원을 받게 된다.대가야체험축제는 관광상품화 및 축제 변화와 발전
아들과 며느리가 지난 주말에 집에 다녀간 이후, 지금까지 1주일간 최근식씨 부부는 깊다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날은 집에 들어설 때부터 아들내외가 무슨 할 말이 있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집에서 불고기와 야채쌈으로 다함께 맛있게 저녁밥을 먹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인 손자는 한창 성장기라서 그런지 상추에 양념장까지 얹어서 불고기를 야무지게 먹어서 언제 이렇게 컸는가 싶어 흐뭇하기만 했다. 최근식씨 내외에게는 첫손주로 그 애가 준 삶의 경이와 잔재미는 사람들이 흔히 손주를 일컬어 ‘노년의 꽃’이라고 말하는 이
정부는 건강관리서비스 인증제를 도입하여 소비자들이 건강관리서비스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올해 하반기 중에 ‘건강 인센티브제’ 시범사업에 착수한다.건강 인센티브제는 건강생활 실천 결과에 따라 포인트 지급, 건강검진이나 본인부담금 납부 등에 사용하게 된다.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수립하여 1월 15일(수)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의결했다.건강 인센티브제는 지난해에도 언급된 적이 있다. 지난해 12월19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전통예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두 팀의 신작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들이다.음악그룹 나무는 1월 17, 1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종묘제례악'을 재해석한 신작 '팔음(八音)'을 선보인다.'팔음'은 조선 초기 성종의 명에 따라 성현(成俔) 등이 편찬한 궁중 음악서 '악학궤범'에서 악기를 분류하는 기준으로 삼은 8개의 요소를 뜻하는 8음을 뜻한다. 이음을 가지고
NH농협생명은 당뇨케어NH건강보험과 허리업(UP)NH척추보험을 출시했다.당뇨케어NH건강보험은 주계약만으로 당뇨병(당화혈색소 9.0% 이상) 진단 시 1000만원, 당뇨병 진단 확정 후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말기신부전증 진단 시 각각 2000만원(주계약 가입금액 500만 원 기준)을 보장한다.특약을 통해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실명진단 확정, 족부절단수술 시 각 2000만원(특약 가입금액 1000만원 기준)을 지급한다.이밖에도 당뇨 관련 주요 질환으로 인한 입원급여금, 수술자금 등을 보장한다.20세부터 최대 65세까지 가입할
포근했던 날씨로 인한 사람들의 제천의 겨울축제 흥행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시에 따르면 1월 11일 제천얼음축제에만 7만 명이 방문하는 등 겨울왕국 제천페스티벌에 하루 12만 명이 다녀가며 일일 최다 방문객 신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나들이하기 좋은 겨울 주말, 겨울을 즐기고 싶은 전국의 여행객이이 제천얼음 페스티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충북 제천의 의림지로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막 당일 축제장 주변 주차장과 도로에는 방문 인파가 대거 몰려 지․정체 현상이 빚어졌다.축제장에는 얼음성과 얼음조각을 보고 각종 체험을 즐기려는 관람객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 등 3,000여 점 상설전시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장엄’ 특별전도 함께 열려고도(古都) 익산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존·전시·교육하는 국립익산박물관이 2020년 1월 10일(금) 마침내 문을 연다. 2009년 1월 미륵사지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되고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후, 같은 해 12월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으로 전환된 지 4년 만이다. 삼국시대 불교사원 중 최대 면적
첨단기술과 초고령화가 만드는 직업의 대전환기모두가 제2의 직업을 구해야 하는 시대첫 직업과 첫 직장을 결정하는 시기는 대부분 20∼30대 초반이다. 하지만 두 번째 직장이나 두 번째 직업을 찾는 시기는 30대일 수도, 40대일 수도, 50대일 수도, 아니면 60대일 수도 있다.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100세 시대가 눈 앞에 다가오고 있음에도 60세 즈음이면 정년을 맞게 된다. 은퇴한 뒤 편안한 노후를 즐기던 시대는 지났다. 제2의 인생을 만족스럽게 영위하기 위해 자연스레 제2의 직업을
전통옷감 ‘삼베’ 만드는 기술, 역사성·예술성 높아 … 보유단체도 같이 인정문화재청은 ‘삼베짜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국가무형문화재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를 보유단체로 인정했다.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된 ‘삼베짜기’는 대마라는 섬유 원료에서 삼베라는 직물을 짜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삼베는 땀을 빨리 흡수하고 건조가 빠르며, 통풍이 잘되고 열전도성이 커서 시원할 뿐만 아니라 마찰에 대한 내구성이 커서 세탁할 때 손상이 적은
해운대구는 ‘해운대, 빛의 바다’라는 주제로 내년 1월 27일까지 73일간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해운대광장 일대를 화려한 조명으로 수놓을 예정이다.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이번 축제는 명칭을 기존 해운대라꼬 빛 축제에서 해운대 빛 축제로 바꿨다.해운대라는 지명 자체가 가장 큰 브랜드라고 판단, 이를 강조하기 위해 축제 명칭을 간결화하고 단순화했다.축제구간이 학장돠어 해운대광장, 해운대시장, 애향길 등 기존의 축제구간을 넘어 해운대해수욕장까지 확대하고 백사장 위에 은하수 빛 조형물을 설치한다.빛으로 파도치는 물결
경기 가평군 소재 아침고요수목원은 ‘오색별빛정원전’을 내년 3월22일까지 개최한다.오색별빛정원전은 신록이 잠든 겨울 수목원의 정원 속에 별빛을 형상화한 LED 빛을 이용해 한국정원의 겨울정원을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겨울철 볼거리가 부족해 직원들의 자발적인 고민으로 시작됐던 정원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사랑을 받아 성장했으며, 13회를 맞이한 지금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등에 선정되며 한국을 넘어 세계 속의 한국을 알리는데 앞장 서고 있다.특히 축제가 다양한 드라
이 얼마나 기다리던 부부 해외여행이던가! 윤자씨는 중학교 선생님으로 은퇴한 남편 경식씨와 패키지로 중국의 상해, 항주, 소주를 여행하기로 했다. 남편의 친구 부부 4쌍이 같이 가니까 총 8명이었다. 앞으로 해외여행을 자주 하자며 팀웍이 어떤지 시험 삼아 가까운 중국여행으로 시작하기로 했다.전업주부로 살아온 윤자씨는 마침 하나뿐인 아들이 작년에 결혼을 한 터라 ‘연금남’인 남편과 오붓하게 중노년을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고 있었다. 게다가 경식씨는 성격이 꽤나 다감하고 세심해서 퇴직 전에도 쓰레기 분리수
대구미술관이 24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 전시 무료 개방 이벤트를 펼친다.'곽인식 탄생 100주년 기념전', '이인성: 화가의 고향 대구', '공성훈: 사건으로서의 풍경' 등이 대표적이다.고정관념을 깬 특색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도 만날 수 있다. 양말 트리, 비누 트리, 거꾸로 트리 등이다.연말 콘서트도 풍성하다. 21일에는 '동물의 사육제', 24일에는 '크리스마스 클래식 콘서트'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25일과 31일에는 선착순 150명에게 대구미술관 스케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