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이 아니라 함께 숨 쉬며 동화되는 것.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의 기쁨이리라.[여행작가 김수연] 백로가 한참 지났는데도 낮에는 여전히 햇살이 뜨거운 9월의 어느 맑은 날, 서울 역사 여행 두 번째 코스 탐방차 월드컵 경기장 역에서 여행강좌 수강생들과 만났다. 강의실에서 볼 때보다 야외에서 만나게 되니 오래된 친구들과 수학여행 가는 듯이 반갑고 설레는 느낌이다. 오늘 탐방할 장소는 ‘문화 비축기지, 난지 메타세쿼이아 길’, 그리고 ‘하늘 공원’이다. 우리는 오늘의 출발지인 매봉산 산책로를 들어섰다.야트막한 오솔길을 걸어가니, 울창한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조선 시대 선현들의 지리산 유람은 꾸준히 지속되는 양상이다. 특히나 나라가 어지럽고 권력의 끄나풀이 끊어지면 더욱 많은 사람이 산속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다. 수없는 당파싸움에 권력들은 명멸하고 하룻밤 사이에 집 안은 쑥밭이 되고 귀양을 가는 사람이 부지기수였을 것이다. 그야말로 ‘권불십년(權不十年)’의 허명에 사람은 일생을 사는지도 모른다.어디선가 바람 한 자락, 미닫이문을 흔들고 간다처마의 낙수(落水)를 받아 벼룻물 삼고, 벗들 사이에 왕복한 편지 조각들을 이어 붙이다 밤을 새운다. 내가 쓰는 덧없는 글은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가을바람이 부는 10월, 부산 곳곳에서 지역축제가 열린다. 10월 5일 ‘부산 자갈치 축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지역축제가 매주 개최된다.부산 자갈치 축제먼저, 부산 자갈치 축제는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자갈치시장과 유라리 광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축제는 특히 중장년층과 모든 세대가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자갈치 대학가요제'가 열린다. 자갈치 축제는 축제 참여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참여자는 세계 전통의상 퍼레이드, 자갈치 용신제, 장어 이어달리기, 성인 가요제
시대를 통음(痛飮)하는 그의 목소리가 대바람 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듯하다.그와 더불어 평상(平床) 위에 앉아 술 한 잔 나누고 싶은 세월이다.시절은 더욱 하, 수상하고 언로(言路)는 숨 막혀가며, 국민의 소리는 반영되지 않는 시국이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곧은 성격의 고운 최치원은 41세에 속세를 등지면서 ‘청산맹약시(靑山盟約詩)'를 남긴다. ‘산에 사는 중에게’는 자신의 심경을 말하는 것이다.스님이여, 청산이 좋다 말씀 마오.산이 좋다면서 왜 다시 산을 나오시오.뒷날에 내 자취 시험해 보시구려!한 번 들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
봄에는 꽃이 땅에 가득하고가을엔 낙엽이 하늘을 덮었는데지극한 도(道)는 문자를 여의고원래 눈앞에 있다네.진리를 말할 것 있나강이 맑으니 달그림자 통하고단풍잎은 가을 산을 비었네.- 화개동시(花開洞詩), 고운 최치원[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신라의 기인, 이 땅의 풍류의 시대를 연 해동공자 최치원도 권력의 염증을 느끼고 명산을 찾아 지리산이나 가야산으로 스며든다.동쪽 나라 화개동은병 속의 딴 세계라,신선이 옥침(玉枕)을 베니순식간에 천 년이 되었네.일만 골짜기에 우레 소리 울리고일천 봉우리에 비 맞은 초목 새로워,산 승은 세월을 잊고
개인 놀 단풍길에 그림자 섯갈리고비 오는 밤 흰 구름 여울에 소리 연했다.읊는 정은 경치를 대하니 속박이 없고사해(四海)의 깊은 기틀 도(道)를 생각하니 편안하네.- 기호원상인(寄顥源上人)에게, 최치원[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남효온은 조선의 5대 왕 문종의 부인인 현덕왕후(顯德王后)의 능인 소릉(昭陵)의 복위를 상소한다. 왕후는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어린 나이에 폐군이 된 단종의 어머니이다. 그러나 소릉의 복위(復位)는 세조가 즉위하고 거기에서 배출된 공신들의 명분을 직접 부정한 것으로서 당시로선 목숨을 내걸고 하는 주청(奏請)이
[이모작뉴스 심현주 기자] 가을 날씨를 만끽하면서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2023 서울 자전거 축제’가 9월 24일 반포 한강공원에서 개최된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사람도 자전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행사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무대공연 ▲시민 체험 프로그램 ▲자전거 안전교육 및 자전거 전시 부스를 운영한다.자전거로 선보이는 고난도 묘기무대공연은 흥을 돋울 치어리딩 공연과 점프로 시작된다. 특히 고난도 기술과 묘기를 선보이는 BMX 자전거 묘기 공연이 준비됐다. 이외에도 ‘3단 자전거’ 공
두류산 깊고 저녁 구름 낮은 곳온 골짜기와 온 바위들이 회계산같네.지팡이 짚고서 청학동 찾으려 하니숲 너머에선 부질없는 흰 원숭이 울음소리뿐- ‘두류산 깊고 저녁 구름 낮은 곳’, 이인로[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사림(士林)은 사헌부(司憲府)와 사간원(司諫院)을 말한다. 조선에 언로(言路)를 맡은 선비들이다. 왕에게 직언(直言)를 마다하지 말아야 하고, 때로는 목숨을 내놓고 역린(逆鱗)를 건드리기도 해야 한다. 이 둘을 대간(臺諫)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사극을 보면 ‘대간은 탄핵(彈劾)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여기에
‘재래시장과 종교시설, 그리고 골목길’은, 조상 대대로 살아왔던 현지인들의 팍팍한 생활의 모습과문화와 심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삶의 도서관이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김종직의 ‘유두류록’이 만들어진 후 많은 후학이 지리산을 찾았는데,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 1454~1494)은 15년 후인 1487년에, 김일손은 1489년에 지리산을 찾았다. 그 후 남효온은 ‘지리산일과(智異山日課)’와 ‘유천왕봉기(遊天王峯記)’를, 김일손은 ‘속두류록(續頭流錄)’을 남겼다.이 가운데 김일손의 유람은 주목해 볼 만한데, 그는 2
중국 오악이 중원을 진압하고 있으나동쪽 태산이 그중 뭇 산의 조종이라어찌 알았으리, 발해 너머 삼한 땅에이처럼 웅장한 두류산이 또 있을 줄- ‘중국 오악이 중원을 진압하고’ 김종직[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지리산은 그 품이 너른 만큼, 많은 민초들이 살았다. 아무리 가난해도 산 아래 살면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비들이야 호연지기를 기른다고 이따금 찾아들지만, 민초들은 그곳이 삶의 터전이다.김종직의 ‘유두류록(遊頭流錄)’에는 그 시절 우리 민족들의 신앙이나, 생활상의 단면도 엿볼 수 있는 글이 있어 더욱 흥미롭다. 그
산속의 일을 생각해 보니 한결같이 아련하고눈앞에 생생한 그해 일을 기억해 보노라.대나무 뜰 맑은 바람, 스님 만나 이야기 나누고풀 부드러운 양지 언덕에서 사슴과 함께 잤도다.- ‘산속을 생각하며’, 이색(李穡)[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산은 인간이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 품에 안기는 포산(抱山)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인간은 산에 지혜를 닮고자 했고, 공자는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라고 했다. 산에 대한 이러한 염원들이 명산 유람을 갈구하게 하였고, 그 오랜 염원 끝에 이루어진 산행기록이 바로 ‘유산록(遊
[이모작뉴스 이지훈 기자] 늦여름 더위가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높아진 하늘과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에서 가을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서울시는 도심 자연환경을 이용해 100일간 ‘서울둘레길 걷기 도전’라는 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건강도 챙기고 가을은 맛보려는 시니어들에게 관심 있는 이벤트가 될 듯하다.‘서울둘레길 걷기 도전’은 2023 JTBC 트레일서울에서 진행하는 행사로, 서울시 공식 후원과 러너블(주) 주최로 9월 6일부터 11월 26일까지 진행된다.특히 올해 트레일서울은 ‘내 삶과 가까운 자연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