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너희들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어떻게 하면 우리가 함께하는 1학년이,너희들 인생에서 빛났던 추억이 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었어.완벽하지 않은 모습에도 보여줬던 너희들의 웃음이 생각나가끔 혼자 웃곤 해너희들도 먼 훗날에 우리가 함께했던 나날들을 기억하며잠깐이나마 싱긋 웃음 지었으면 좋겠어.너희들은 선생님들에게 수업을 듣지만,사실 우리도 너희들을 통해 많이 배운다는 것을 모르겠지?서로 배려하는 마음, 따뜻한 마음, 감사하는 마음,그 여러 모습 속에서 선생님은 다시 또 배우고 느낀단다.- '이미숙' 선생님의 일기 중에서"한바탕
이제 모두 세월따라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덕수궁 돌담길에 아직 남아있어요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언젠가는 우리 모두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언덕 밑 정동길에 아직 남아 있어요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광화문 연가’, 이문세[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강남에 금싸라기 땅 위에 자리 잡은 두 명의 조선 왕과 한 명의 왕비가 잠들어 있는 정릉을 찾아간다. 이 비싼 땅 위의 넓은 초록의 공간, 왕릉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런 녹지가 가능했을까, 고맙기까지 하다.그런데 녹지 철망을 돌아가면서 아무래도 눈에 익다. 언젠가 와본 듯하다. 가만히 보니 언젠가
설국(雪國), 선자(仙子)령휘청거리던 나의 허리에 많은 구름 형상들은 머물다 가고그 새 마을의 많은 이들도 내 발밑에서 풀꽃들처럼 피었다 졌다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신(神)을 보았고어떤 이들은 내 아래에서 첫사랑을 맺었다나를 기댄 매화꽃도 수없이 피었다 지고내 밑으로 아이들은 도시로 떠났다- ‘솟대’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2월 말에 뜬금없이 선자령 눈꽃을 보러 간다고 해서 정말 그럴까 하고, 긴가민가하면서 따라나섰다. 정말로 눈이 잔뜩 쌓여 조금만 산길을 벗어나면 발목 위까지 푹푹, 빠졌다. 정오부터 눈이 20센티 이상
분단국가를 통일시킨 사람,초강대국 미국을 이긴 사람,농민과 함께 농사를 짓고 스스럼없이 농주를 나누며흙을 사랑했던, 따뜻한 사람[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하롱베이 해변을 쉬엄쉬엄 구경하다 재래시장에 가니 벌써 파장이다. 요즘 부쩍 팔찌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구경한다. 하노이에서 보았던 이름도 모르는 동상이 4학년 교과서에 나와 있는 걸 보니, 유명한 사람인 모양이다. 혹시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 동상이라도 되었을까.분단국가를 통일시킨 사람,초강대국 미국을 이긴 사람,농민과 함께 농사를 짓고 스스럼없이 농주를 나누며흙을 사랑했던, 따
저마다 한 마리 용으로 이 바다에 내려와하나씩의 영토를 만들어수만 년 바람의 길을 따라정수리부터 빗질을 하고 있다저마다 모여서 화백회의라도 하는지그들의 얼굴이 푸르다- 하롱(下龍)에 빠지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모두투어 간판이 큼지막하게 산 쪽에 붙어있다. 바이차우 보트 터미널이다. 다 왔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15만 동을 달라고 한다. 할 수 없이 10만 동을 주자 더 달라고 한다. 그가 하는 폼이 너무 심한지 옆에 있던 현지인들이 그것 받으면 되겠다고 하자, 그때사 포기한다.관광객을 아예 다른 곳으로 데리고 다니고 청년은 상당
수저를 휘적일 때마다동동 섬처럼 떠다니는고깃덩어리 두어 점코를 훌쩍거리며아이들은 바라보고아빠는 끝내 먹지 못하고헛기침만 몇 번하고 나가면달려드는 형제들의 수저끝내 어머니 지청구를 듣고…- ‘아버지의 국’.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그랬을까, 아침 잠결에 ‘여’자로 시작하는 말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여유, 여자, 여기, 여수, 여비, 여주, 여태…’ 이런 말들이 문득 떠올랐다.우선 장기 세계
천년 고도, ‘하노이’를 향하여머리에는 기계충이 돋고얼굴에는 영양부족으로하얗게 마른버짐이 내려앉던6, 70년대 한국의 아이들누런 코가 턱 아래까지 내려오다훅, 하는 소리에다시 급하게 따라 올라가던,소매에는 항상 하얀 코가두껍게 눌어붙어 있어도그냥 그렇게 살아가던 시절,엄마는 언제 오실까아이는 해종일 기다리고 있다- 마른버짐, 윤재훈“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곳 사람들이 느긋하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미소까지도 느릿느릿하다.”인근에 사는 오지 민족들이 밤을 새워 만든 수공예품이나, 푸성귀들을
'베트남ㆍ중국 접경 지역, 소수 오지 민족들'비포장 신작로를 따라어쩌다 낡은 버스가 지나가고아카시아 꽃이 눈부시게 흩날리던 고향턱을 괴고 동구 밖을 내다보다누렁개와 놀다소나무 위에 올라가장에 간 어머니가 돌아오시는지손차양을 하고, 실눈을 뜨다가아이의 한낮은 빨랫줄 위의잠자리 날개처럼 가볍다- ‘마른버짐’,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경제적으로는 빠른 성장을 하는 것 같지만, 문화가 너무 낙후되어 몇십 년은 더 가야 선진국에 진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은 그렇
베트남 국경을 넘으며細推物理須行樂 (세추물리수행낙)何用浮名絆此身 (하용부명반차신)一片花飛減却春(일편화비감각춘)一葉落, 天下知秋,(일엽락,천하지추)사물의 이치 헤아려 즐겨야 하리니어찌 부질없는 이름으로 몸을 얽어맬 건가꽃잎 하나 날려도 봄이 가고나뭇잎 하나 떨어져도 가을인 것을 아는데- 곡강1(曲江), 두보[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인천에서 배를 타고 단동에 내려 우리의 동포들이 사는 지안, 연길, 용정, 심양 등을 지났다. 베이징에서는 몽골 국제열차를 타고 10월 첫눈이 올 때까지 몽골 벌판을 떠돌았다.그리고 다시 중국 국경을 넘어
치앙마이 재래시장‘과 종교해 어스름 녘아스라한 대평원 위로솟아있는 천 불 천 탑퇴락한 황톳빛 탑 아래서성이는 사람바간 왕국의 천 개의 탑들이세상의 유두(乳頭)가 되어인류에게 젖을 먹이고 있다-’불타(佛陀)의 나라‘,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천 년 도시 치앙마이에서 만났던 ’치앙마이 재래시장‘을 잊을 수가 없다. 어느 곳이나 재래시장은 먹거리가 싸고 맛있어,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제격인데, 특히나 이곳에서는 옛 란나 왕국 사람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다. 어디서
지중해를 따라 마르세이유를 거다길 위에 서면누구나 들꽃이 된다바람에 서걱이는억새의 울음소리를 듣는다끝없이 펼쳐진 길을 보면가슴이 뛴다저 산모롱이가 궁금해서견딜 수가 없다- 길 위에서,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유럽 대륙으로 들어서면서 밥을 찾기가 힘들다.집에서 자주 해주던 돼지고기를 듬뿍 썰어 넣은 얼큰한 김치찌개나바지락이 들어가 시원하고 구수한 된장찌개가 애타게 생각나는 날이다. 거기에 막걸리 한 잔이 곁들인다면 최고의 식탁이 아니겠는가.아니, 그런 것은 사치이고 김치 구경 한지가 벌써 1년에 지났다.해외에 나오면 그야말로
프랑스 제2의 도시, 마르세이유 풍경오늘도 구름 아래 국경을 만들고수많은 말과 미사일이 철조망을 넘는다폐병 환자들처럼 반목하며,숨 가빠 한다지구는 나날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남극의 하늘에선 자외선이 폭포처럼쏟아져 들어오는데,파란 우주 속에서 충돌하는행성을 본다- 인간에게 지능을 주었더니,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기사는 운전을 하면서 오랫동안 큰소리로 전화를 한다. 대한민국의 옛날 모습이라도 보는 듯하다. 산하에 풍경은 고국과 비슷하다. 내가 어디에 있던지 스마트폰만 들고 있으면, 세계는 이제 가히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
양곤의 봄 누구에게는 복(福)이 되고,누구에게는 죄(罪)가 되는 것일까?그 경계가 모호해진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약 3개월간 중국 대륙의 동남서부를 여행하고, 오랫동안 염원하던 테라와다 불교의 고향 미얀마로 날아간다. 특히나 태산과 그 기슭에 있던 공자의 고향 취푸(曲阜)에서의 ‘공묘, 공부, 공림’에서 보았던 거대한 유교의 강.중국의 4대 명소라는 황산 종주, 구이린(계림)의 강물, 수많은 기묘한 봉우리들, 장자제의 산하가 기억에 남고, 세계문화유산의 정원 도시 쑤저우(소주), 고도 난징과 항저우, 거대
미얀마의 삼국시대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고란사에 종소리가 들리어오면구곡간장 찢어지는 백제 꿈이 그립구나아, 달빛 어린 낙화암의 그늘 속에서불러보자 삼천궁녀를”- ‘백마강’허민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세계의 역사는 강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스러졌다. 어느 국가든 그 강을 중심으로 문명의 요람을 꽃피웠기 때문이다. 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푸른 곡창지대는 국민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문명사에서도 그 흔적은 뚜렷이 나타난다. 미얀마의 역사도 ‘이라와디(Irra
바간 왕국 속으로살아있는 것들에게가장 숭고한, 먹기 위해제 몸보다 수백 배 큰 만다라를 끌고사람들이 잠든 후막 생을 마감한 경전을 끌고야단법석野壇法席 중이다- 만다라, 윤재훈 아침이면 점차 오토바이 소리 높아가고, 붉은 가사를 입고 탁발을 나선 멍크(스님)들의 모습이 보인다. 게스트하우스 오른쪽으로 미얀마의 서민들이 와서 먹는 식당이 있다. 젊은 나라라 그런지 전통나무가옥에는 오전부터 청년들로 넘쳐난다. 술과 차를 파는데, 낮에는 삼삼오오 모여 짜이를 마신다. 차가 생활화되어 있는 그들의 문화가 참 좋아 보인다.여기서도 커피가 가장
천불천탑(千佛天塔), 바간왕국에 서다“여행자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지 않는다.”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저녁 8시 10분에 출발하는 야간 버스를 탔다. 시내를 벗어나자 어슴푸레하게 미얀마의 산하가 다가온다. 모두 잠이 들었는지 버스 안은 금새 조용해진다. 한참을 달리던 버스가 선다. 시계를 보니 12시 50분인데, 식당 앞이다. 사람들은 부스스 일어나 대부분 밖으로 나간다. 모두들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데, 따라가 보니 그 안에 화장실이 있다. 몇 사람은 늦은 식사라도 할 요량인지 음식을 주문하고, 더러는 식
조지아 '므크바리 강변'에 앉아, 와인을 마시다 저무는 것이 어디 어둠뿐이랴캄캄하게 저물어 가는 트빌리시므크바리 강변에 앉아지나온 길을 생각한다수천 리 지나왔던 실크로드가어느새 가슴 속으로 들어와 있다그 길을 낙타를 몰고 떠났던대상들처럼 헤매며 왔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오늘도 자그마하게 푸시킨 공원은 사람들로 붐빈다. 공원 규모에 걸맞지 않게 분수에 물발은 20대의 사내처럼 세다.“그대 자유로운 영혼이원하는 곳으로 떠나라.어린아이처럼 무모하게”-푸시킨여기서부터 루스타 벨리 메트로역까지 가는
러시아 작가들의 로망, 트빌리시그루지야 언덕에 밤 안개 걸려있고발 아래 아라그바강 굽이쳐 흐르네내 마음 서글피 가라앉아 있고나의 슬픔 빛나,온통 너로 가득차 있네너와 더불어, 너만이라도 내 참담한 가슴이여이제 그 무엇도 고통스럽고 심란케 하지 않으니,내 심정 또 다시 불타고, 벅차오르네.그 어찌 사랑하지 않고 살겠소.- 그루지아 언덕에서’, 푸쉬킨 유럽의 가장 높은 산, ’엘브루스산‘은 캅카스(코카서스) 산맥에 있는 5,642m의 휴화산이다. 캅카스 지방의 와 사이에 있는 산맥으로
위파사나의 명상수행- 태국 위앙 파파오 사원에서입동(立冬)이 지난 오늘거리를 내려다보다가문득 그 집에 가고 싶다오늘처럼 배가 출출해지고창밖의 나무들 옷 다 벗어놓고 흔들리며,먼 산이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날이면신망리 순대국집에 가고 싶다 나이가 네 살이나 많다는인의 눈(目) 속에 빠져 사는끄럼 타는 사내가 정답게 맞아 주는 곳-‘ 그 눈(目) 속에 빠지다.’중에서, 윤 재 훈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멍크는 상갓집에서 마을 사람들이 권해 거기서 자기로 하고, 나는 아낙의 집으로 갔다. 밤중에 낯선 손님, 그것
와인의 나라, '조지아'를 향해 여행자가 어떻게 여행을 소화하느냐에 따라,여행의 질과 가치가 결정된다. -니체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밤길 따라 천천히 올드 시티Old city를 걷는다. 바닷가 도시라 그런지 카스피해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제법 세다. 하긴 250일 바람이 부는 나라라고, 그럴만도 하겠다. 조지아도 페르시아어로 '바람이 부는 작은 길'이라는 뜻이란다.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는데, 조그만 지하 입구 안쪽에서 붓터치에 열심인 사내가 보인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보니 밖에서 보기보다 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