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공덕이 많다. 그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소(沼)를 만나면 모든 마음을 심중(心中)에 두고,나무뿌리에도 골고루 물을 적셔준다.민중들의 터져 나오던 웃음소리와 고함,상처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잔잔하게 들려준다.이 세상의 모든 잡된 이야기들은 단지 마음속에만 두고,그들이 버린 쓰레기들만 다 싣고 흘러간다.급하게 흘러가거나 모나지도 않다.이 세상에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 흘러,그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바다로 들어가 마침내 몸을 푼다.- '물의 공덕', 윤재훈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워진다는 산, 지리산(智異山)’.장명등(長明燈
개인 놀 단풍길에 그림자 섯갈리고비 오는 밤 흰 구름 여울에 소리 연했다.읊는 정은 경치를 대하니 속박이 없고사해(四海)의 깊은 기틀 도(道)를 생각하니 편안하네.- 기호원상인(寄顥源上人)에게, 최치원[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남효온은 조선의 5대 왕 문종의 부인인 현덕왕후(顯德王后)의 능인 소릉(昭陵)의 복위를 상소한다. 왕후는 숙부 수양대군에 의해 어린 나이에 폐군이 된 단종의 어머니이다. 그러나 소릉의 복위(復位)는 세조가 즉위하고 거기에서 배출된 공신들의 명분을 직접 부정한 것으로서 당시로선 목숨을 내걸고 하는 주청(奏請)이
가을 하늘이 더욱 파랗고 높고, 그윽하다여름내 몰려왔던 폭염이 장마와 함께 물러나고 이제 막 살만한데,오늘은 일본이 바다에 방사능 폐기물을 버리고 맞는, 첫날이다그들은 지금 이 지구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가호모 사피엔스는 과연 스스로의 터전을 멸망시키고 말 것인가그 하늘로 까마귀 떼가 날아간다- ‘핵비가 내린다’,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원래 우리에게는 "산맥이란 말은 없었다."고 한다. 구한말에 일본인 지질학자 고토분지로(小藤文次, 1856-1935)가 1900년부터 1902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14개월 동안 한반
남자들은 이른바 노예를 갖기 위해 여자와 결혼한다. 여성들은 이름도 없다. 이들은 없는 존재로 치부되며, 이들에게 적용되는 법도 없다.그녀들의 유일한 친구는 담배 파이프인 것처럼 보인다.- 조선, 1894년 여름, 에른스트 폰 헤세 바르텍 (오스트리아). 조선여행기 중에서[이모작뉴스 고석배 기자] 옛날 옛적 호랑이도 담배 먹던 시절은 언제인가? 담배의 원산지 아메리카에는 호랑이가 없으니 한국에 담배가 처음 들어온 때로 어림잡아 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에는 담배가 1618년에 전래하였다고 기록됐다. 호랑이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경기도 주민들의 삶의 흔적을 담은 마을길, 낙엽을 밝으며 걷는 숲속 오솔길, 벼 베기가 끝난 텅 빈 들녘을 지나는 시골길 등을 잇는 둘레길이 마련됐다.경기도 둘레길은 총 860km로 15개 시·군을 지나는 60개의 코스로 곳곳에 자리한 생태·문화·역사를 도보로 체험할 수 있다.경기도가 2018년 11월 기본계획 수립 이후, 3년여 만에 15개 시·군의 중간 중간 끊겼던 숲길, 마을안길, 하천길, 제방길 등 기존 길을 연결한 것이다.도는 보행 안전성을 최우선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매화는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이른 봄추위를 무릅쓰고 꽃을 피워 고귀한 느낌을 주는 매화 전시를 지난 4월 26일 여담재(女談齋)에서 관람 했다.여담재는 종로구 창신역에서 낙산공원을 향해 오르는 길에 위치한 옛 원각사를 리모델링해서 서울여성역사문화공간으로 개관한 곳이다. 개관 특별전으로 이동원 작가의 가 전시되고 있다.전시장에서 여러 형태의 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수묵으로 매화를 그린 전통적인 ‘묵매(墨梅)’와 현대적 느낌이 나는 ‘청매(靑梅)&r
최근 화제가 되는 영화가 개봉됐다. 볼만하다. 영화 ‘자산어보(玆山魚譜)’다. 배우 설경구가 주인공 정약전(丁若銓, 1758~1816)역(役)으로, 그의 형제 다산 정약용(丁若鏞)역(役)은 류승룡이, 그리고 변요한이 흑산도 청년 장창대(張昌大)역(役)으로 나온다. 이들이 받아들인 서학(西學)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밑바탕에 깔고, 약전의 생애를 다루고 있다.영화 ‘동주(東柱)’의 이준익 감독이 흑백영화 ‘자산어보’로 돌아왔다. 그림 같은 풍경에 사람냄새와 바다냄새가 물씬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서울시가 종로구 창신동 옛 원각사에 조성한 여성역사 공유공간인 ‘서울여담재(女談齋)’의 개관기념으로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여담재, 매화로 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서울여담재 개관특별전 지나온 여성의 역사를 읽고 미래를 연다는 여담재의 비전을 담았다.이번 전시에는 매화를 소재로 그린 이동원 작가의 작품 164점이 전시된다. 여성작가인 이동원의 작품을 통해 전통을 계승하고 이를 재해석해 융합하는 새로운 여성주의적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여담재의 정신을
영등포 50+센터, 시니어들과 떠난 여행흥인지문에서 이화마을 지나 장수마을까지1 “일본이 잠자고 있던 한국을 깨웠다.일본의 수출 규제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국산화와 다변화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동대문역 1번 출구로 나오니 아침부터 길 양편으로 좌판이 깔려있고 사람들의 목소리로 왁자지껄하다. 길 건너편으로 나지막한 낙산의 산등성이 따라 억새가 하얗게 휘날리며 바람이 불 때마다 성곽과 키재기를 한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흰 군무를 볼 수 있다니, 대단한 행운이다.보물 1호
주범 조주빈, 대학생 24세, 공범 ‘부따’ 강훈 18세, ‘이기야’ 이원호 19세 주범 갓갓, 문형욱 24세 대학생…, ‘주홍글씨방’, ‘완장방’, ‘미희’ 25세, ‘태평양’ A군 16세, ‘사마귀’…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이것 무슨 영화의 한 장면인지, 조직폭력배 조직인지 구분이 안간다. 10대,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주축이 되
영등포 50+센터, 시니어들과 떠난 여행창신동 재래시장의 앙상블··· ‘아지매소리’, ‘오토바이소리’, ‘재봉틀소리’, ‘스팀다리미소리’동묘풍물시장과 동관왕묘, 백남준 기념관을 구경한 일행들은 이제 대로를 건너 창신동으로 우르르 건너간다. 그 발걸음들이 마치 초등학교 소풍이라도 나온 듯 들떠있는 아이들 같다. 입구에 세워진 팻말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앞에 바로 좁은 골목이 양 갈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