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윤동주의 「서시」 中[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윤동주 시인의 시대에 대한 고뇌와 시선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전시를 무계원 별채에서 관람했다. 무계원(武溪園)은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자락에 위치한 전통문화공간이다. 세종대왕의 3남인 안평대군의 별저(別邸)인 무계정사지(武溪精舍址)에 익선동 오진암의 자재를 이축 복원하여 2014년에 개원하였다. 공연과 전시 등의 문화프로그램과 한옥 대관이 이루어지며, 안채, 사랑
'깟깟 오지마을'한밤 조용한 슬리핑 버스 안이나 큰소리로 전화를 뱓고,기차 안에서 마치 악을 쓰듯이 큰소리로 떠들고,바닥에 가래침을 뱉던 사람들,창밖으로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너무나 많은 소매치기 때문에 출입문 기둥에 열쇠로 채워둔트렁크가 걱정스러워 잠을 자지 못했던 나라,[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이 오지마을에도 관광객이 찾아오니 가게가 생겨났나보다. 미소를 띄우며 일어서는 젊은 아주머니는 올해 30세라고 하는데,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 물건들은 소박하다 못해 단조롭기까지 하다. 옆 집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무의식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환기미술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개관 30주년 기념전 를 지난 7월 3일 관람했다. 환기미술관은 1992년 추상미술의 거장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의 부인 김향안(1916~2004) 여사가 김환기 화백을 기리고, 현대미술 발전에 공헌하고자 건축가 우규승의 설계로 부암동에 설립한 미술관이다.환기미술관은 본관, 별관, 달관(수향산방)으로 이루어져있다. 전시가 이루어지는 본관에 들어서면 김환기 화백과 김향안 여사가 파리에서 찍은 흑백 사진이 맞이해준다. 사진 앞
심우장에서 한용운의 숨결을 느끼고, 북악(北岳)에 오르다그저 지나가는 바람 아래나뭇가지는 흔들리는데,그 의미를 알 수가 없습니다무(無)입니까바람을 잡았다 편 손안에는아무 자취도 없는데,그대는 우주의 어디쯤걸어가고 있습니까- 무명(無明), 윤재훈[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북정마을 골목길을 올라 만해의 혼이 깃들어 있는 '심우장(尋牛莊)' 뜨락을 거닌다. 뒤따라온 바람이 올곧은 만해의 정신으로 살아나듯, 소나무 가지를 흔들며 지나간다. 어린 시절, ’임‘이란 말이 교과서 시에서 줄창 나와 빼어난 연애
수연산방에서 심우장까지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님의 침묵. 한용운'[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서울이라고 하는데, 이 오래된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지구의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사는 한인 작가들을 원격으로 불러 모아, 서로 보여주고 비평하는 화상회의에서 얻은 수필들을 연재한다. 동시대를 함께 하는 독자 여러분에게 새로운 ‘모국어 세계’를 선사하는 기쁨이 크다. '모국어로 살며 꿈꾸며' 재외 동포 문학낭독 오늘은 미국 워싱턴에 사는 김용미작가의 수필 '에스테이트 세일'이다.김용미 작가‘뉴욕문학’ 등단‘미주 한국일보’ 수필의 향기’ 수필 연재‘
칭다오(靑島)의 눈물“길 위에는,직업도 없고, 귀천도 없다길 위에서,나는 항상 자유로웠다.”- 박범신 원작나는 지금 열하(황해)를 건너는 비행기 안에 있다. 그 옛날 사람들은 이 험난한 바닷길을 돛단배나 노 젓은 배에 의존해서 건넜을 것이다. 일기예보도 없는 이 먼 길을 오직 바닷길에 이골이 난 뱃사공에 의지해서, 자연의 순리인 바람을 따라 끝도 모를 길을 나섰으리라. 그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했을 순간, 나는 편안하게 비행기를 타고 1시간 반 만에 산둥반도의 남쪽, ‘중국 속의 유럽, 청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언택트 공연이 라이브영상으로 여러 채널을 통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서울예술단의 온라인 갈라콘서트 '스팩콘(SPACON)'이 주목받고 있다.콘서트 프로그램은 서울예술단이 앞서 온라인을 통해 조사한 관객들의 의견, 서울예술단 단원들의 의견을 함께 반영해서 구성했다. 이 콘서트는 5월 25일 오후 7시 30분 네이버TV를 통해 볼 수 있다.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윤동주, 달을 쏘다.'부터 올해 공연이 취소·연기돼 특히 아쉬움을 자아냈던 '신과함께_
“자연이 아프면 내 몸도 아프다.”【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우리 집 수챗구멍 아래에서 금붕어가 헤엄치고 노는 그런 로망을 꿈꾼 적이 있다. 그런데 십여 년 전부터 내가 사는 의정부의 도심을 흐르는 부용천이 몰라보게 맑아졌다.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사는 것은 물론이고 천둥오리, 백로, 가마우지 등 종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새떼들이 찾아온다. 가끔은 갈매기 한 마리가 이곳까지 와서 먹이사냥을 하다가 돌아간다.한강에서 산란하기 위해 잉어 떼들이 올라오고, 천둥오리는 아예 텃새가 되었다. 우리나라 도심의 강
바다에 다다르기 위해선 사막을 건너야 한다. 또 다른 사막을 찾아 우리는 다시 걷는다.-2년 전 방탄소년단(BTS)의 동영상에서살다 보면 예상치 않은 순간에 깜짝 놀랄 일이 생기기도 한다. 올 1월 쿠바여행에서도 그랬다. 수도 아바나 중심, 요즘 한 TV프로그램에 등장해 익숙해진 센트럴파크 건너편 가장 유명한 호텔 앞 광장에서 소녀들 셋을 만났다.쿠바 소녀들은 10대 초반이었다. “한국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스페인어가 아닌 간단한 영어였다. 묻지도 않았는데 “나는 방탄소년단(이하 BTS) 지민 팬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김형석. 1920년 평안남도 대동출생. (현)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오늘 내가 마주한 사람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은 올해로 꼭 백년을 살았다. 그의 질곡진 백년 세월은 우리의 굴곡진 역사와 함께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몰락,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어지는 6.25전쟁과 두 개로 쪼개진 대한민국, 독재정권의 어두운 그림자, 그 속에서 피어나는 민주화의 몸부림, 글로벌 경제위기와 극복, 그리고 이념으로 또다시 서로를 할퀴어대는 지금의 대한민국까지 그는 우리의 근현대사를 직접 목
눈은 푹푹 나리고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시인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마지막 연 “사랑이란 무엇인가? 남에게 자기 자신을 완전히 여는 것이다. 외적 인물이 잘나서 또는 장점이나 돈, 지위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고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론이다. 그는 한국 가톨릭 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추기경으로 임명되었다.“봄이 오면 꽃이 피지요. 그런데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