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의 밑줄긋기 50] ‘100조 갑부’ 워런 버핏의 4000원짜리 맥도날드

박명기 기자
  • 입력 2019.10.0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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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으로 맥도널드와 코카콜라를 먹는 워런 버핏 / 사진=HBO 워런 버핏
아침으로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를 먹는 워런 버핏 / 사진=HBO 워런 버핏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89)의 재산은 거의 100조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에 이은 세계 세 번째로 갑부다.

그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행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대명사다. 2000년 이후에 약 45조를 기부한 기부왕이다.

그는 주식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소위 ‘금수저’와 거리가 멀었다. 그는 11살에 주식을 공부해 ‘가치투자’의 개념을 확립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주식투자자로 등극했다.

50억 원짜리 ‘버핏과의 자선점심’이 있을 정도로 그를 만나는 것 자체가 글로벌 톱뉴스거리다.

최근 서울둘레길 5코스 사당역에서 석수역까지 투자자 지인과 가을볕을 쬐며 5시간을 걸었다. 코스 종착지 석수역 인근 카페에서 지인은 ‘성공의 루틴(같은 행동규칙)’에 대해 말했다.

“버핏의 삶은 경이롭다. 검소함 그 자체다. 아침은 항상 4000원짜리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는다. 빌 게이츠가 놀러왔을 때 맥도날드에서 함께 먹은 점심값으로 그전에 받은 공짜 쿠폰 두 장을 사용했다.”

이어 지인은 올해 은퇴한 프로야구 전설 ‘이치로’를 언급했다. 이치로는 자신의 생일 등 3일만 빼고 평생 연습을 빼놓지 않는 ‘연습벌레’라고 한다.

‘도사급 인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의 성공 루틴은 바로 ‘습관’이었다.

 

■ 버핏의 아침은 4000원짜리 맥도널드...코카콜라 매일 여섯 캔씩

네브라스카 오마하 출신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이라는 애칭이자 별명을 갖고 있다. 어린 시절 사교성이 부족했지만 숫자와 비즈니스에 특별한 재능을 펼쳤다.

그는 군중심리, 인간의 광기와 탐욕이 영향을 미치는 공간인 주식 시장에서 ‘가치투자'란 철학으로 우뚝 섰다. 30세에 백만장자가 되었지만, 놀라운 것은 그의 재산의 99%는 50세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역시 그의 엄청난 성공에는 ‘루틴’이 작용했다. 그는 매일 일찍 일어나 오전 8시 반까지 꼬박꼬박 출근한다. 매일 신문과 투자보고서, 각종 책 등 500페이지를 읽는 것으로 하루의 80%의 시간을 보낸다.

아침은 출근길에 자동차 안에서 주문한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무실에서 자신이 투자한 코카콜라와 함께 먹는다. 그는 매일 체리코크를 여섯 캔씩 마신다.

포브스 표지모델을 장식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 사진=포브스
포브스 표지모델을 장식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 사진=포브스

어린 시절 콜라를 팔고, 새벽에 신문배달을 했던 버핏, 그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 버크셔 해더웨이는 ’포춘 500‘에서 네 번째 큰 기업이다. 그는 맨손으로 시작해 포춘 500 상위 10위 안에 든 유일한 인물이다.

이처럼 그의 ‘3달러 한끼’ 맥도날드는 ‘기부왕’ 타이틀과 함께 가히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명사로 등극했다.

버핏이 매년 하는 점심 식사 경매에서 얻은 수익금은 빈민재단에 고스란히 기부된다. 그는 자신이 번 돈의 80%을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데 사용한다.

 

■ 1만734타석 동안 한결같은 루틴...이치로의 매일 아침은 카레와 식빵

등번호 51번, 프로야구 전설 이치로(46)가 올해 은퇴했다. 그는 평생 연습을 했다. 그가 매년 연습을 멈춘 것은 시즌이 끝난 다음날하고 크리스마스 그리고 생일날뿐이었다.

“그는 매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똑같은 루틴을 반복했다. 다리를 풀고, 팔을 빙빙 돌리고, 팔꿈치 보호대를 만지고, 투수를 노려보는 동작이 매번 똑같았다... 단단한 입매로 투수를 노려보는 표정 역시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1만734타석 동안 한결같았다.”

-주간경향 2019년 9월 25일

시애틀 마리너스 은퇴식 장면 / 사진=시애틀 마리너스 홈페이지
시애틀 마리너스 은퇴식 장면 / 사진=시애틀 마리너스 홈페이지

이치로는 “내일도 경기하기 위해 오늘 준비한다”는 야구 철학을 갖고 있다. 어떤 이는 그를 “그라운드의 철학자”라고 부른다. 일본기록(1278안타)과 함께 피트로즈가 갖고 있는 야구 역대 최대안타(4256안타)를 넘어서는 기록을 갖고 있다.

그를 ‘야구선수’로 완성한 건 ‘루틴’이다. 그는 경기 시작 5시간 전에 경기장에 들어간다. 그리고 타격연습 때는 늘 볼 카운트를 ‘3(볼)-0(스트라이크)으로 생각한다.

그는 매일 아침 아내가 만들어준 같은 음식을 먹는다. 한때는 카레였고, 한때는 식빵과 국수였다.

 

■ “20년 명성, 잃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훈련중독’으로 유명한 이치로는 “나와의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치 수도승처럼 24시간 루틴 안에서 생활했다. 그것도 무려 30년을 그렇게 유지해왔다.

버핏은 1958년에 3만1500달러를 주고 산 집에서 지금껏 60년 이상 산다. 거의 매일 집에서 저녁을 먹고 그 뒤엔 한두 시간 브리지 게임을 한 뒤 밤 10시쯤 잔다.

버핏도 “인생에서 가장 최고 가치 있는 투자는 바로 자신의 투자”라고 설파했다. 하와이 민속악기 우쿨렐레를 좋아해 틈만 나면 연주한다. 그는 “음악 정신은 소유에 있지 않고 공유, 그 나눔에 있다”며 사후 재산 99%를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책 <이동진 독서법>에서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은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잃는 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이를 진심으로 깨닫는다면 아마도 지금과는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워럿 버핏의 맥도날드 빅맥과 이치로가 좋아하는 카레 / 사진=박명기
워럿 버핏의 맥도날드 빅맥과 이치로가 좋아하는 카레 / 사진=박명기

버핏이나 이치로나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습관’ 그러니까 '노력중독' 루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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