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실질금리 하락 영향 끼쳐

김남기 기자
  • 입력 2020.01.1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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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이무작뉴스)
(그래픽 : 이무작뉴스)

지난 20년간 급속히 진행된 인구 고령화가 동 기간의 실질 금 리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1월 13일 한국은행의 'BOK 경제연구'에 실린 '인구 고령화가 실질 금리에 미치는 영향(권오익·김명현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작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질금리(명목금리-소비자물가상승률)가 인구 고령화로 인해 1995년 약 9%에서 2018년 약 6%로 3.0%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실질금리 하락분(8.6%포인트)의 약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었으며 실질 금리도 꾸준히 하락해왔다.
고령화는 인구 증가율 하락, 기대수명 증가 등의 요인으로 노령인구 부양비율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하며 노령인구 부양비율이 큰 폭 상승했다.20~64세 인구 대비 65세 이상인 인구 비율은 1995년 9.6% → 2015년 19.4%이다.

이는 연구팀이 인구 고령화가 실질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기 위해 기대수명·노령인구 부양비율과 인구 증가율이 변할 경우를 토대로 모형을 통해 실질금리 변화를 분석한 결과다. 실질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기업과 가계가 부담하는 실질적인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전세계적으로 빠른 편이다. 노령인구 부양비율은 2020년 기준 23.7%로 세계 평균 수준(16.3%)보다 7.4%포인트 높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1950년~1955년 47.92세에서 2020~2020년 82.44세로 뛰었다. 전세계인의 기대수명이 72.94세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2095~210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93.50세로 세계(82.59세) 수준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기대수명 증가는 인구증가율 감소에 비해 실질금리 하락에 2배 정도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기대수명 증가로 생존 확률이 늘어나게 된 은퇴자와 근로자가 불확실성에 대비해기 위해 노동 공급을 늘리고, 저축(자산 축적)을 큰 폭 늘리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율이 감소한다고 해서 생존 기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하락 유인이 덜하다는 분석이다.

인구 고령화가 저축률이 낮은 고령인구 숫자를 늘려 저축을 감소시키고 실질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서는 하락 요인이 더 우세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고령화가 진전될 수록 실질금리는 현 수준에 비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질금리 하락에 주도적 영향을 미치는 기대수명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수많은 관련 연구 결과 중 인구 고령화가 만성적 수요 부진을 초래하고, 투자 부진과 저축 과잉을 통해 실질 균형금리를 하락시킨다는 '구조적 장기 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분석한 많은 연구 중 인구 고령화가 실질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실증.이론 연구는 부재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이 실질 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아 한계점이 있다"며 "실질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리나라의 베이비 붐 세대와 의료보험 제도도 고려하지 않아 추후 연구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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