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현의 시니어플랫폼14] 과학기술의 전쟁과 시니어

문다현 칼럼니스트
  • 입력 2020.01.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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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다현 칼럼니스트<br>-한국시니어복지연구원 대표<br>-사회복지학박사<br>-인제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br>-주식회사 메디펀 감사<br>-부산소비자신문 운영위원 및 편집부국장<br>
▲ 문다현 칼럼니스트
-한국시니어복지연구원 대표
-사회복지학박사
-인제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
-주식회사 메디펀 감사
-부산소비자신문 운영위원

요즘 전쟁은 과학기술 전쟁이 아닐까 한다. 얼마나 첨단무기를 먼저 개발, 생산하는가 하는 기술력에 전쟁의 승패가 있으니까 말이다. 얼마 전에는 드론 공격 하나로 이란의 지도자가 제거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제 전쟁은 타깃에 대한 첨단 핀셋공격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는 과거 대규모 살상이 일어났던 전쟁을 겪은 세대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의 선배 시니어가 그 주인공이며, 그들은 1950년 6월25일 지옥을 겪는다. 일제 식민지를 벗어나자 또 다시 전쟁을 겪은 것이다. 당시의 삶이 얼마나 피폐했을까를 생각하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현재 70세 이상 시니어들은 1950년 이후에 태어난 분들이시다. 이 땅의 모든 것이 사라진 폐허를 딛고 살아온 분들이다. 그 분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21세기 삶에 대한 감회는 남다를 것이다. 영화 국제시장을 보았다면 주인공의 행동이나 고집 혹은 그가 느끼는 극적인 감회들은 조금 이해가 될 것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이름 모를 수많은 누군가가 헌신해준 숭고한 결과이다. 물론 누군가라면 국가를 재건한 당시의 모든 국민, 지금의 어르신들이 포함된다. 그 분들께 진심의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뭐든 세월 따라 조금씩 달라지듯이, 70년의 세월은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예를 들어 숭고한 헌신도 연금이나 유공자 보상으로 남아 있지, 감사와 존경은 잘 안 보인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앞으로의 상황도 크게 바뀔 거 같지 않다. 더구나 지금은 과거와 전혀 다른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편리함을 앞세운 디지털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아날로그 세상과 디지털 세상은 이미 두 개의 세계로 극명하게 자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실체적 현실에 공존하는 실재가 되어 있다. 더구나 두 세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으며, 이 두 세상의 모습은 참으로 극적이다. 지구 끝에 살고 있는 아마존 원주민 삶의 모습을 우리 안방에서 감상하거나, 한국의 BTS 아이돌이 세계 음악팬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이 두 세계의 교류가 만드는 또 하나의 현실이 어디까지 진화할지 상상이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 앞에 나타난 또 하나의 전쟁처럼 누군가에게는 폐허로, 누군가에게는 승리로 결과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세상에서만 존재하는’ 사람은 디지털 세상에서는 그가 아예 존재도 하지 않는 무(無), 허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세계라는 보이지 않는 세상이 오히려 실체적 존재를 허상이라 말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하면 디지털 세상은 나날이 무한변신으로 진화하며 아날로그 삶을 잠식하고 있다. 실체가 없는 디지털 세상이 실재하는 세상에 더 필요한 존재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시니어의 삶에 전쟁 이상의 전쟁을 예고하는 것 아니고 무엇인가.

나날이 시니어의 삶에 디지털 세상의 IT 패러다임은 속속 채워질 것이다. 우선 IOT 기반의 생활시스템은 병원 이상으로 안락한 홈케어 시스템으로 채울 것이기에, 자녀나 병원 못지않은 돌봄 시스템으로 다가올 것이다. 맛난 식사, 빨래 설거지 등 드론이 배달해줄 것이다. AI 로봇은 내 마음을 잘 아는 말벗이 되거나, 스케줄을 챙겨주고, 중요 의사결정에 조언자 역할을 해줄 것이다.

지금은 상상의 세상으로 낯설지만, 20-30년 후라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고, 기업들은 그 경쟁에 일류를 다투고 있다. 그리고 IT 기반의 변화들은 생활의 편리함으로 다가와, 정보격차(Digital Dvide), 경제적, 사회적 격차까지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전쟁을 준비 없이 겪는 시니어의 모습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시니어에게 노인의 4중고가 재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후손들은 시니어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쩌다가 젊은 시절을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보내고 자기 미래를 준비하지도 못한 채, 결국 사회적 부양비만 까먹는 무능한 노인이 되었냐고 말이다. 그 때 시니어는 과거의 역사가 무시되는 지금처럼, 똑같이 무시당하는 세대가 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시니어께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21세기 IT 기반 세상에 발을 내디딜 일이다. 과학기술이 주도하는 전쟁은 이미 우리 삶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분야가 아직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술의 진보와 적용은 인간을 위한 것인데도, 인간적 준비에는 소홀하여 인간이 무시되는 많은 해악들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그 영향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논의와 역할이 필요하다. 시니어, 무엇을 할 것인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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