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훈 기자수첩] 괴물을 양산하는 대한민국

윤재훈 기자
  • 입력 2020.05.15 17:25
  • 수정 2020.07.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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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주범 조주빈, 대학생 24세, 공범 ‘부따’ 강훈 18세, ‘이기야’ 이원호 19세

<n번방> 주범 갓갓, 문형욱 24세 대학생…, ‘주홍글씨방’, ‘완장방’, ‘미희’ 25세, ‘태평양’ A군 16세, ‘사마귀’…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이것 무슨 영화의 한 장면인지, 조직폭력배 조직인지 구분이 안간다. 10대,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었다고 하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악독하고 체계적이다. 우리 사회의 총체적 난국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접속해서 본 수많은 뒤틀린 어른들의 가치관. 선도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같이 희희낙락거리며 즐기고 있었다니. 이 통탄할 사태를 보면서 기성세대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린 청년들이 어찌 저리 악독할까?”, “부모들이 뭘 가르쳤나.”, “그 자식을 보면 부모도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부모 욕 먹이고 다니는 자식이다.” 그런 말만 수군됐을까? 온갖 욕을 포화처럼 쏴 대며? 그러나 과연 그들만의 잘못일까?

 

“이거(성착취) 게임Game이야. 노예가 1년 버티면 풀어주고, 도망가면 뿌리는 게임”

 

(‘박사방’ 주범, 조주빈, 대학생 24세)
(‘박사방’ 주범, 조주빈, 대학생 24세)

 

박사방과 갓갓이 SNS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 마치 게임 속의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현실과 게임을 혼동하는 것도 같다.

자기의 '노예'라며 일면식도 없는 어른들에게 물건처럼 가지고 놀고, 그 영상만 찍어 보내라고 했다. 30대가 넘은 어른은 그 10대 여성을 만나 기계처럼 욕망을 채우고, 그 영상을 보냈다. 갓갓이나 박사방 같은 비정서적인 괴물들은 그것을 재가공하여 영상으로 내보내고 돈을 갈취했다. 그 이면에는 동물적인 기성세대들의 성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PC방에서나 길거리를 가다말고 휴대폰 게임에 빠져있는 10대 아이들을 보며, 현실과 게임 속의 세상이 혼란스러울 듯하다. ‘오직 죽이고, 전쟁만 일삼은 게임’, 이제 막 두뇌 형성이나 가치관이 자리 잡아 가는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그런 영상에 노출되고 있다. 아마 어른들도 혼란스러울 것 같다. 안되는 줄 알면서도 정선 카지노에 넘쳐나는 ‘어른 폐인’들을 보면.

스마트폰을 켜면 ‘입에 담기에도 낯 뜨거운’ 비정상적인 쾌락을 부추기고 강요하는 불법만화, 통속소설, 난무하는 불법 영상, 보턴만 누르면 아이들도 걸림 없이 볼 수 있는 ‘상업 만능사회’

TV를 켜면 국회에서는 허구한 날 쌈판이 벌어지고, 불법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권력자들은 일반 국민들이 알 수 없는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자식을 해외의 명문 대학으로 입학시키고, 불법자금이 난무하고.

 

(‘n번방’ 주범, 갓갓 문형욱 대학생 24세)
(‘n번방’ 주범, 갓갓 문형욱 대학생 24세)

 

이 나라는 해방이 된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끊임없이 좌우로 갈리어 이념싸움에 극도로 나라가 병들어 왔다. SKY가 이 사회의 주류를 차지하면서 전 국민이 일류병에 걸려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자식만은 의사, 판검사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우대하고 있는데, 이 땅은 실학이 나타난 지 400여 년이 다 되어가도록 그 가치관이 변하지 않고 있다. ,

그러니 아이들은 어른들의 그런 ‘일그러진 가치관’을 그대로 답습한다. 학교 선생님들도 학교 폭력 운운하면서, 스승으로서 이 나라 교육의 백년대계를 담당하는 책임자로서의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냥 단지 한 사람의 직업인을 보는 느낌이다.

 

“아이들에 아름다운 청년시절의 정서는, 

다 어디로 갔는가?”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역사는 역사대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반성하고 잘못된 것은 또 청산되어야,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은 독일이나 프랑스 등 많은 선진국들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나라는 해방 75년이 다 되도록 아직 ‘친일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역사 청산’이 되지 않고 있으니 모든 것이 뒤틀려 있다. 그러니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무얼 배울 것인가. 그냥 시간만 끌고, 어물쩡 넘어온 것이 이 나라의 역사 아닌가? .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고 하는 말처럼 백 번 양보할 수도 있지만, 친일파들은 여전히 이 나라의 가장 상류층에서 부자로, 고위직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그리고 교묘히 자신들의 친일을 합리와 시키려 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을 등에 업고 욱일기를 휘날리며 ‘대동아공영권’을 부르짖으며 한통속이 되려 한다.

“이 괴물들은 어디서 왔는가?”

 

박원순 시장의 참신한 아이디어의 산물, 한강의 괴물 조형물 Newsis제공
박원순 시장의 참신한 아이디어의 산물, 한강의 괴물 조형물 Newsis제공

 

어른들의 책임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그 수치가 가장 높다는 ‘부정부패’가 그 원인이다. 그것을 일삼은 고위층들은 옆 사람이 죽어 넘어져도 밟고 지나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오직 ‘돈과 권력만이 이 시대 최고의 가치’라고 힘주어 말한다. 

괴물을 양산하는 사회, 일그러진 가치관, 세계에서는 한류열풍이라고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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