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걱정없는 백령도 ‘괭이갈매기’ 동아시아 자유여행

김남기 기자
  • 입력 2020.05.25 15:40
  • 수정 2020.06.0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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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괭이갈매기 사계절 이동 경로 최초 확인

(위치추적발신기와 가락지를 부착한 괭이갈매기, 사진=국가철새연구센터 제공)
(위치추적발신기와 가락지를 부착한 괭이갈매기, 사진=국가철새연구센터 제공)

괭이갈매기는 어떤 조류인가?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괭이갈매기는 주로 무인도서에서 집단번식하는 흔한 조류로 일본, 중국, 러시아 극동지역에 분포한다. 겨울에는 주로 해안가에서 월동하지만, 내륙 습지에서도 관찰된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이동을 사계절 추적한 결과, 이들 괭이갈매기가 번식 이후 우리나라, 중국 등을 포함한 서해 전역을 서식지로 폭넓게 이용한 것을 확인했다. 괭이갈매기의 사계절 이동 현황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괭이갈매기 이동경로 추적 의미

철새는 국경에 상관없이 장거리 이동을 하는 조류이기 때문에 이들을 보전하기 위해 번식지, 중간기착지, 월동지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철새가 이동하면서 이용하는 중요한 서식지를 파악하고 적절한 보호와 관리를 하기 위해 철새이동경로에 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국내에 서식하는 조류의 번식지와 월동지, 중간기착지에 대한 이동추적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은 철새와 서식지의 보전에 중요할 뿐 아니라 기후변화, 질병 또는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 등을 파악하고 예측하는 데에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괭이갈매기 이동경로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서해5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이동경로 연구를 위해 백령도 괭이갈매기 집단번식지내 어미새 10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하고 경로를 추적했다.

추적 결과, 번식을 마치고 백령도를 떠난 괭이갈매기는 북한 해안에서부터 우리나라 서해안과 제주도는 물론 중국의 랴오닝성에서 푸젠성에 이르는 중국 해안까지 서해 전역을 이동하며 생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위치추적발신기가 부착된 괭이갈매기 10마리는 지난해 6~7월에 번식지인 백령도를 떠나 이동을 시작했으며, 8마리는 북한 옹진군, 증산군, 철산군 등지의 해안에 체류했다. 나머지 2마리는 북한 해안을 따라 북상하여 중국 랴오닝성 둥강시와 다롄시까지 이동하여 10월까지 머물렀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남쪽으로 이동하여 올해 2월까지 우리나라 서해안의 전북 군산, 전남 영광군, 신안군, 진도, 완도를 비롯한 제주도를 서식지로 이용했다. 일부는 중국의 산둥반도에서부터 상하이, 푸젠성까지 날아갔다. 올해 3월부터는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으며, 올해 4월과 5월에 백령도로 7마리가 다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

가장 긴 거리를 이동했던 개체는 1만 7,502km, 가장 짧은 거리를 이동했던 개체는 8,869km를 이동했다. 가장 먼 월동지는 백령도에서 남서쪽으로 1,409km 떨어진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백령도 괭이갈매기가 사계절 서해 전역을 폭넓게 서식지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우리나라 철새의 이동 경로 규명을 위해 위치추적 발신기 등을 이용한 첨단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백령도와 함께 연평도, 소연평도의 괭이갈매기에 관한 장기적인 생태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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