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경의 플러스라이프] 슬기로운 아줌마생활 ‘모아맘 밴드’

박애경 기자
  • 입력 2020.06.17 14:09
  • 수정 2021.06.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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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아줌마생활 ‘모아맘 밴드’

(촬영=김남기 기자)
(촬영=김남기 기자)

[이모작뉴스=박애경 기자] 시청자들에게 핫한 인기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지난 5월 28일 종영됐다. 종영에 대한 시청자들의 극한 아쉬움은 ‘시즌2’라는 기대감으로 상쇄됐다.
일명 ‘슬의생’은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을 무대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서로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드라마이다.
본방사수까지 하며 이 드라마를 즐겼던 필자는 드라마 제목처럼 ‘슬기롭게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메시지를 얻었다.
특히 가장 좋아했던 장면이 주인공 5인방 의사들의 밴드연주였다. 의사라는 본업과 어울리지 않게 다소 생경해 보이는 이들의 밴드활동은 어쩌면 자신의 삶을 플러스시켜주는 활력소이자 비타민일 수 있다.

이처럼 밴드활동으로 자신의 삶을 플러스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연습실을 찾았다. 이번에 만날 분들은 평범한 주부들로 구성된 <모아맘 밴드>이다. 이들이 들려주는 슬기로운 생활 속 인생음악을 들어보자.

기자 : 먼저 모아맘 밴드를 이끌고 계신 단장님께 밴드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단장 최순홍 : 모아나 밴드는 2006년 1월에 창단된 대한민국 최고의 아줌마밴드입니다. 벌써 16년이 되었네요. 처음 시작은 ‘무에서 유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하는 분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 악기를 다루게 되면서 밴드가 결성되었고, 청소년 금연운동과 여학생 성매매 금지 캠페인 등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 만들기를 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이 계시는 요양원에서 음악으로 통한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실력을 인정받아 지역문화축제와 멀리 해외에서도 공연하고 있습니다.


기자 :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밴드 멤버들에게 여쭙고자 합니다. 밴드활동을 하게 된 계기나 이유를 듣고 싶어요. 또 밴드활동이 자신의 삶에 어떠한 플러스가 되었는지 들려주세요.

드럼 서순란 : 저는 저희 아들에게 드럼을 가르치려고 음악학원을 보냈다가 오히려 제가 더 배우고 싶어 시작한 드럼이에요. 처음에는 금전적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게 안 되더라구요.
사실 저와 같은 주부들은 자신을 위해 학원비를 지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교육비 지출에 있어 최우선은 아이들이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제 아들이 드럼 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너무 배우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과감히 저를 위해 투자했답니다.
드럼이 어느 정도 손에 익어가면서 혼자 연주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함께해 완성된 음악을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넷을 검색해 함께할 사람을 찾았고, 마침내 모아맘 밴드를 만날 수 있었죠. 이곳 안산은 제 거주지와 상당히 멀어요. 장거리를 오랜 세월 동안 즐겁게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에요.
음악 생활은 제에게 그냥 산소와 같아요. 돈으로 절대 살 수도 없고, 제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산소요. 저를 건강하게 살게 하는 음악이 있어 정말 감사해요.

1st기타 이미경 : 밴드활동은 50대 주부들의 갱년기 보약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어요.
저는 불면증과 무기력으로 힘든 갱년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모아맘 밴드활동을 하면서 거짓말처럼 치유됐어요.
공연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멤버들과 서로 부대끼고 수다 떨며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제게는 큰 활력소가 되었어요. 또, 공연 무대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몸과 마음을 젊게 만들어 주었지요.

보컬 윤미선 : 저는 모아맘 밴드 초창기 멤버였다가 잠시 개인적인 일로 활동을 멈추고 이번에 다시 합류하게 되었어요.
모아맘 밴드의 활동이 정말 좋았거든요. 그저 연주활동으로만 그치지 않고 청소년과 노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이 너무 아름답고 훌륭해요.
이러한 활동에 함께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오히려 제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 좋아요.
이것이 바로 덤으로 얻어진 플러스라이프가 아닐까 합니다.

키보드 배영란 : 밴드활동을 시작하고,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모습을 보던 가족들은 처음에 엄청 좋아하고 응원의 박수를 보냈어요.
지금은 이런 제 모습이 익숙해서인지 무덤덤한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있어요. (웃음)
밴드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지난해 필리핀 공연이에요.
필리핀 공연은 제 어린아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공연을 보던 필리핀 현지 사람들에게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받는 모습을 아이가 보면서 엄청 신나하더라구요. 아이에게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저도 너무 기뻤어요.

2nd기타/보컬 조소연 : 저는 처음에 노래를 배워 볼까 싶어서 밴드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일렉트릭 기타의 매료되었어요.
그때부터 기타를 배우게 되었고, 지금은 기타와 보컬 둘 다 하고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음악은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하지만 음악 자체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친구가 되었고 저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더라구요. 음악이 가진 힘인 것 같아요. 저의 긍정적인 생각들이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지면서 우리 아이들 역시 선하고 바른 마음을 가지게 되더라구요. 밴드 활동하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베이스기타 홍민경 : 제가 작년에 퇴직을 했거든요. 직장을 그만두고 시간이 여유로워지자 여기 멤버 한 분이 밴드 연습에 합류해 보라고 권하더라구요. 낯설지만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들어오게 되었어요.
들어온 지 얼마 안돼서 아직 연주하는 것이 서툴지만 단장님이 잘 지도해 주고 계시고, 또 멤버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즐겁게 배우고 있어요.
아무나 경험하지 못하는 이런 기회가 저에게 와서 너무 좋아요. 밴드활동이 저의 인생이모작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플러스시켜 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기자 : 단장님, 마지막으로 모아맘 밴드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최순홍 단장 :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모든 공연이 취소된 상황입니다. 원래는 국내 축제 공연을 비롯해 태국 공연, 미얀마 공연이 예약되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전면 취소가 되었어요. 공연은 취소되었지만 앞으로 더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은 열심히 연습 중에 있습니다. 멤버들이 함께 즐겁게 연습하면서 서로에게 행복바이러스를 주고 있어서 코로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모아맘 밴드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모아맘 밴드의 연습 장면에 담긴 노랫말이 마음을 울린다. 필자의 인생 후반이 이 노랫말 같기를.

“청춘은 붉은 색도 아니고 사랑은 핑크빛도 아니더라. 마음에 따라서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지. 그게 인생인거야. 전화기 충전은 잘하면서 내 삶은 충전하지 못하고 사네. 마음에 여백이 없어서 인생을 쫓기듯 그렸네. 마지막 남은 나의 인생은 아름답게 피우리라.”

-김종환의 여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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