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10가지 사실들①

정남진 기자
  • 입력 2020.07.02 16:43
  • 수정 2020.07.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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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에서 얻은 약 복용에 대한 실용 팁

사진=게티이미지뱅크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이모작뉴스 정남진 기자] 우리는 약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매일같이 약을 한두알 이상씩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엔, 누구나 약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막상 약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면 모르는 분야가 의외로 많다. 약이 우리 몸에 작용하는 원리나 약의 효능, 또 약을 오용 혹은 남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손해를 보기도 하고, 때론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책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저자는 약학을 전공한 현직 약사이면서, 약에 대한 상식을 쉽고 친근한 글쓰기로 대중에게 전하는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약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아하, 그렇군’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쉽고 유익하다. 이젠 약을 복용하기 전에 저자가 제시하는 책 속의 팁들도 함께 챙겨두면 좋을 듯하다.

약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상식 10가지를 책 내용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나눠서 소개해 본다.

1. 약은 꼭 하루에 세 번을 챙겨 먹어야 하나?

그렇다. 반드시 처방받은 횟수만큼 먹어야 한다. 그 이유는 ‘약효’ 때문이다. 우리가 약을 먹는 이유는 약효를 보기 위함인데, 약효는 우리가 복용한 약이 몸 속에서 일정 농도 이상을 유지해야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약은 복용 후에 위나 소장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되고, 이어 약효를 내기 위한 최소 농도인 ‘최소 유효 농도’에 도달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약은 특성상 흡수는 빠르지만, 소실은 완만한 경사를 그리며 천천히 진행된다. 약효가 쭉 지속되게 하려면 몸 속에서 약의 농도가 최소 유효 농도 아래로 떨어지기 전에 반드시 다음 약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약을 ‘하루 세 번’ 먹으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약은 소실 속도가 같지 않다. 어떤 약은 소실되는 속도가 빨라서 하루 네 번을 먹어야 할 수도 있고, 어떤 약은 하루 두 번만 복용해도 약효가 유지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약의 농도가 떨어지기 전에 다음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약을 복용할 때 ‘하루 세 번 먹기’ 습관은 그래서 중요한 원칙이다.   

2. 술과 타이레놀을 함께 먹으면 어떻게 될까?

절대 안된단다. 우리 몸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약 중 하나라고 한다. 그런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은 절대 술과 같이 먹으면 안된단다.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분해되는 과정이 알코올에 의해 방해를 받으면 NAPQI라는 간독성이 강한 물질이 간에 축적된다. 처음엔 메스꺼움과 식욕부진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간의 손상이 진행되면 구토와 복통이 시작되고 더 심해지면 황달과 함께 의식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약 먹을 땐 술 드시지 마세요”라는 말을 절대 잔소리로 들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책표지=북트리거 제공)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책표지=북트리거 제공)

3. 무좀, 정말 식초로 치료가 될까?

결론은, 손해만 보게 된다는 것이다. 무좀 치료에는 유난히 민간요법이 많이 동원된다. 그중에 식초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유명하다. 그런데 이 방식은 밑져야 본전이 아니라, 오히려 무좀을 악화시킬 위험성이 크다고 한다. 

무좀을 일으키는 것은 피부사상균이라 불리는 진균 무리다. 식초를 무좀이 있는 피부에 바르면 식초의 주된 성분인 ‘아세트산’이 피부사상균을 아주 조금 사멸하긴 하겠지만 대신 피부조직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결국 살아남은 대다수의 균이 상처 부위를 다시 공격해 더 깊숙하게 자리잡게 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외부의 다른 세균이 침범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생기는 세균 감염 중 하나가 ‘봉와직염’이다. 

무좀 치료에 관한한 해답은 간단하다. 처방에 따라 초기부터 약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다. 자칫, 민간요법에 의존하다가는 병을 더 키울 수 있게 된다.

4. 항생제가 만든 ‘괴물’ 슈퍼박테리아,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게 될까?

먼저, 항생제의 작동원리를 살펴봐야 한다. 항생제와 세균의 싸움은 창과 방패의 싸움이다. 항생제는 보통 세균의 세포막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세균을 사멸하게 한다. 이런 원리로 만들어진 인류 최초의 항생제가 바로 페니실린이다.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의 발명으로 인류는 드디어 세균의 급소를 찌르게 됐다. 

하지만, 세균도 물러서지 않았다. 페니실린에 저항하기 위해 세균들은 몸부림을 쳤고 드디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됐다. 인류는 ‘항생제 남용’이라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더 강력하고 더 다양한 항생제로 대응했고, 세균들도 더 강력한 내성을 갖추게 되었다. 급기야 ‘괴물’ 세균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슈퍼박테리아다. 

세개 이상의 서로 다른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균’이라는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하자 세계 보건의료계는 긴장했다. 슈퍼박테리아는 과연 인류를 위험에 빠트리게 할 것인가. 다행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세균은 내성을 더 많이 갖출수록 마치 무거운 갑옷을 입은 병사처럼 기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널리 퍼질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이란다. 일단, 안심은 되지만 항생제를 남용하는 일은 더욱 주의를 해야 할 것같다.

5. 진짜 무서운 바이러스는 코로나19일까, 독감일까?

일단, 정답은 독감이다. 코로나19는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무섭게 느껴지지만, 백신이 있어도 방심해서는 안될 질병이 바로 독감이다. 독감은 매년 새로 백신을 맞더라도 피하기 힘든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익숙하기 때문에 별로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독감의 진짜 위험이다. 

실제로 인류를 가장 많이 죽게 만든 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1918년 스페인에서 발생한 독감은 약 1억명의 사망자를 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비롯해 에볼라나 지카 같은 바이러스를 두려워한다. 생소하기 때문에 두렵다. 하지만, 진짜 두려워해야 할 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라고 한다.    

요약하자면, 약은 꼭 ‘하루 세 번 먹는’ 원칙이 중요하다. 약을 복용하는 중에 술을 마시면 치명적인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 무좀은 식초 바르기 같은 민간요법으로 낫지 않는다. ‘무서운’ 슈퍼박테리아를 생각하면, 항생제를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보다 진짜 더 무서운 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다.

‘약에 대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10가지 사실들’ 기사는 이번 1편에 이어 다음 2편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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