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속 천연물질, 루푸스신염에 효과 있다

허희재 기자
  • 입력 2020.07.28 15:02
  • 수정 2020.07.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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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 의대-약대 연구팀, 천연물질 ‘푸니칼라진’ 동물실험 논문 게재
루푸스신염 발생.악화에 관여하는 염증 물질 생성 억제
신장 조직 사구체와 세뇨관의 손상 각각 68.8%와 80.5% 호전돼
이상원 교수 “천연물 기반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이모작뉴스 허희재 기자] 석류 껍질에 존재하는 ‘푸니칼라진(Punicalagin)’이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인 ‘루푸스신염’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이상원 교수(류마티스내과), 약학대학 남궁완 교수, 의대 문진희 연구교수, 약대 서요한 박사 공동 연구팀은 최근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IF 4.556)에 ‘PAR2 억제를 통한 푸니칼라진의 루푸스신염 치료 효과’라는 주제로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이상원, 남궁완, 문진희, 서요한 교수(완쪽부터), 사진=연세대 제공)

‘루푸스신염’은 전신홍반루푸스가 신장에 침범해 발생한 신장염으로, 단백뇨와 혈뇨 증상이 나타난다. ‘전신홍반루푸스’는 외부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대표적 자가면역 질환이다. 루푸스신염은 조직검사를 통해 5가지의 유형으로 분류되며, 제3형과 제4형이 예후가 가장 나쁘다.

루푸스신염 치료의 기본 치료는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을 기본으로 항암제 성분의 주사 또는 경구면역억제제를 병용하는 것이다.

루푸스신염 제4형 환자 중 치료 예후가 좋은 않은 환자의 10~20%는 5년 이내에 만성신부전이나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에 이른다. 또한, 치료제 부작용으로 이차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해,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 개발이 필요했다.

연구진은 치료제 개발을 위해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 중 하나인 ‘PAR2 수용체’ 그리고 ‘천연물’에 주목했다. PAR2 수용체를 억제하면 루푸스신염을 포함한 관절염, 피부염, 혈관염 등 다양한 염증을 완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천연물은 예전부터 약물 개발에 필요한 물질을 제공하는 중요한 원천이었고, 합성 화합물보다 비교적 안전하며, 만성질환자가 오랜 기간 복용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하기에 유리하다.

(푸니칼라진 화학구조, 그래픽=연세대 제공)
(푸니칼라진 화학구조, 그래픽=연세대 제공)

남궁완 교수팀은 ‘고속 대량 스크리닝(HTS)’ 기법을 이용해 1000여 종에 이르는 천연물의 활성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PAR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푸니칼라진’을 발굴했다. 푸니칼라진은 석류 껍질에 많이 존재하는 주요 폴리페놀 중 하나다. 또, 저농도에서 PAR2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우수한 항산화 효과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상원 교수팀은 루푸스신염 치료제로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루푸스신염 동물모델에서 푸니칼라진의 효능을 평가했다.

푸니칼라진은 루푸스신염 동물모델의 신장에서 루푸스신염의 발생과 악화에 관여하는 염증 물질(IFN-gamma, IL-17A, IL-6)의 생성을 억제했고, 염증을 완화하는 물질의 생성(IL-10, TGF-beta1)을 증가시켰다.

실험을 통해 푸니칼라진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발세포에서 PAR2 수용체의 활성화에 의해 증가한 염증인자를 강하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푸니칼라진은 단백뇨 증가를 억제했고, 신장과 관련된 조직인 사구체와 세뇨관의 손상을 각각 68.8%와 80.5% 호전시켰다. 폐, 심장, 간 등 주요 장기에서 푸니칼라진 투여에 의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상원 교수는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 때문에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루푸스신염 환자들을 위한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신장을 침범하는 다른 류마티스 질환에도 푸니칼라진을 적용해서 치료 효과를 입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궁완 교수는 “푸니칼라진은 비교적 안전하고 인류에 친숙한 물질이기 때문에 지속 연구를 통해 루푸스를 포함한 다양한 염증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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