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가 힙합으로 살아난다… 뮤지컬 '백범'

박은지 기자
  • 입력 2020.07.30 23:06
  • 수정 2020.08.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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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백범'에서 김구를 연기하는 18인의 배우들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창작 뮤지컬 '백범'에서 김구를 연기하는 18인의 배우들.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이모작뉴스 박은지 기자] 창작 뮤지컬 ‘백범’은 18인의 주연 배우가 각각 다른 모습으로 힙합음악에 맞추어 김구의 일생을 연기한다.
이러한 시도는 '백범이 '남성 위주였던 100여 년 전에 박제되지 않고 현재의 세대에게도 통하는 이야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부제가 ‘끝나지 않은 소원’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뮤지컬 ‘백범’에는 김구가 호를 백범으로 지었던 의미가 잘 녹아들어 있다.
‘백범’이란 백정과 범부, 즉 천민부터 평민에까지 두루 퍼진 애국심을 소원하는 김구의 염원을 담은 호로, 당신이 어떤 위치에 있든, 성별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독립에 힘쓰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뮤지컬 ‘백범’에서의 ‘김구’는 그 어떤 누구로도 정형화되지 않는다. 18명의 주연 배우들 모두가 성별, 나이까지 모두 다른 ‘김구’이다. 
백년가약을 맺는 김구, 해방 후 혼란한 조국에서 생의 마지막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았던 김구 등 전 생애에 걸친 다양한 에피소드에 나오는 김구는 모두 한 사람이면서 다른 사람이다. 이러한 캐스팅 방식은 누구나 백범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또한 ‘끝나지 않은 소원’이라는 부제는 김구가 독립을 소망했던 것처럼, 우리도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구는 신분 차별이 없고 사상으로 서로 대립하지 않는 세상, 문화로 세상을 선도해가는 평화로운 부국이 되기를 꿈꿨다. 그의 바람대로 한국은 각고의 노력 끝에 독립을 이뤄냈고,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눈부신 경제 성장을 해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성별, 세대, 사상 간의 대립과 갈등을 안고 살아간다.
그렇기에 100여 년 전 그가 남긴 ‘나의 소원’은 아직도 유효한 ‘우리의 소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백범’은 누구든지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를 ‘정형화되지 않은 김구’를 통해 전한다.

(뮤지컬 '백범' 포스터. 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한편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등은 우리나라 뮤지컬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재이다.
국립 박물관 문화 재단은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됐던 소재로 신선함을 주기 위해 힙합 음악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뮤지컬이 시작되면 18명의 백범이 모두 등장해 백범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랩으로 쏟아낸다.
시대에 강렬히 저항했던 김구의 정신은 오늘의 힙합 사운드와 어우러져 강렬한 시작을 알린다.
이러한 시도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처럼 사람들에게 색다른 충격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18명의 ‘김구’ 캐스팅과 힙합 음악의 접목 등 다양한 시도를 한 ‘백범’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도자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창작 뮤지컬 ‘백범’은 9월 10일부터 10월 4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백범’을 통해 김구의 일생을 따라가며, 그의 정신이 현대 사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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