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기나긴 장마가 걷히고 모처럼 반짝이는 여름 햇살을 따라 무작정 떠난 주말여행. 지난 22일 남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강력한 거리두기 영향 탓인지 도로가 한산했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젊은 날 영혼을 불사르던 추억의 바닷가 ‘만리포 해변’에 도착했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 스멀스멀 되살아나는 기억의 세포들이 마음을 묘하게 움직였다. 기분 좋은 흥분을 부추긴 것은 바로 유재석-이효리-비로 구성된 혼성그룹 <싹스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노래였다.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와 곱고 부드러운 눈부신 백사장을 넋이 빠진 듯 한참을 바라봤다.
'만리포 사랑'이란 노래로도 유명했던 만리포 해변은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에 있는 포구이다. 조선 초기에는 중국으로 사신들을 보낼 때 이곳에서 '수중만리 무사항해'를 기원했다고 해서 ‘만리장벌’이라 불리다가 만리포로 명칭이 바뀐 후 현재에 이르렀다. 만리포해수욕장은 대천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과 더불어 서해 3대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인근에 있는 연포해수욕장은 1970~1980년대 여름 음악축제의 메카였다. 연포가요제를 통해 젊음의 낭만이 싹트고 그 꿈이 자라난 곳이다.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데다가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송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다.
좀 더 남쪽으로 달려 도착한 곳은 대천해수욕장. 이곳은 1980년대에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이었으며, 수도권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아 현재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서해안 최고의 휴양지이다. 이곳은 특히 매년 열리는 국제 머드축제로도 유명하다. 또한 요즘처럼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할 때, 한적하고 여유롭게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백사장이 있다.
이곳저곳 앵글에 담다보니 어느덧 하루가 저물고 있었다. 붉디붉은 낙조를 바라보며 젊은 날의 나를 그리고 또 누군가를 떠올렸다. “파도에 취해서 노래하며 같은 꿈을 꾸었지. 다시 여기 바닷가, 이제는 말하고 싶어. 네가 있었기에 내가 더욱 빛나 별이 되었다고.”라는 ‘다시 여기 바닷가’의 노랫말을 흥얼거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