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훈 기자수첩] '조미김' 한 장을 먹다가, 문득

윤재훈 기자
  • 입력 2020.09.09 12:59
  • 수정 2020.09.1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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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에 방식은 틀렸다

(비닐봉투 과다사용의 세계. 촬영=윤재훈)
(비닐봉투 과다사용의 세계. 촬영=윤재훈)

저 자그마한 김 한 장을 먹기 위해 이렇게 많은 비닐이 소비된다. 안에 든 내용물 보다 그것을 싸고 있는 비닐이 훨씬 더 크다. 이것이 우리 환경의 현주소이다. 그래서

“코로나가 손님처럼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생활환경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집콕으로 인한 택배 포장지가 겹겹으로 밀봉되어 숨을 쉴 수가 없다. 넘치는 택배 포장의 홍수는 반성할 줄 모르는 인간성(人間性)의 철저한 반영이며, 제어하지 못하는 욕망의 찌꺼기들이다.

그러니 자연이 견디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가 사스가, 메르스가 찾아온 것이다.

공장이 문을 닫고, 자동차가 멈추고, 지구의 진동이 줄어들자, 인공위성에서 본 지구가 확연하게 깨끗해졌다. 인도 펀자브에서도 히말라야가 청명하게 보였다. 풀벌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원 상태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러니 코로나도 유령처럼 떠 변종에 변종을 더해가고 있다.

“바이러스’ 그들도 살아야 하니까?”

(공장식 축사는 소가 움직일 수가 없다. 게티이미지 뱅크)
(공장식 축사는 소가 움직일 수가 없다. 게티이미지 뱅크)

“60:36:4”

60: 인간이 먹기 위해 키우는 짐승의 비율
36: 지구상의 인간의 비율
4: 아직까지 요행히 살아남은 야생동물의 비율

바이러스가 펄쩍, 이 지구에 뛰어내리며 어디로 떨어질까? 필시, 우글우글 거리는 인간이나 그들이 먹기 위해 빽빽하게 사육하는 짐승들 위에 떨어질 것이다.

“그들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숙주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까?”
만약 들어갈 수 없을 때는, 더욱 변종에 변종을 거듭한다.

(잡식동물의 딜레마. 게티이미지 뱅크 )
(잡식동물의 딜레마. 게티이미지 뱅크 )

인간은 네 발로 된 것은 책상 빼고 다 입으로 집어넣은 잡식동물이다. 수억 년 밀림을 헤치고 들어가 단숨에 다 베어버리고 쑥대밭을 만들어 버린다. 그 속에서 평화롭게 살던 짐승들을 모조리 잡아 몸보신(?)을 한다. 그것들을 먹고, 여태 우리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바이러스들을 옮아온다.

(어쩔꺼나! 천산갑 요리. 게티이미지 뱅크)
(어쩔꺼나! 천산갑 요리. 게티이미지 뱅크)

바이러스의 종합선물상자라고 하는 박쥐, 천산갑, 뱀, 지네, 전갈, 바퀴벌레, 지렁이‥ 등등, 모조리 인간들의 먹이가 된다. 엄연히 유전자가 다른 데도 개들과 뽀뽀를 하고 그 타액들을 옮겨온다.

(전갈구이. 게티이미지 뱅크)
(전갈구이. 게티이미지 뱅크)

코로나가 우리 앞에서 유령처럼 떠돈다.

제 2의, 3의 슈퍼 바이러스가 또 다시 망령처럼 깃을 닦고 있다.

(박쥐, 죽음의 음식. 게티이미지 뱅크)
(박쥐, 죽음의 음식. 게티이미지 뱅크)

지능이라는 것이 있어 지구상의 가장 어리석은 동물,

or 만물의 영장, 호모사피엔스(Home Sapiens)

그들이 마지막 ‘시험대’ 위에 서 있다.

지구상의 약자인 모든 짐승들이, 인간의 다음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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