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⑩] 가을하늘 닮은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출간기념 전시회

천건희 기자
  • 입력 2020.10.08 17:58
  • 수정 2020.10.0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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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만 사진작가와의 오랜 우정의 결실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5전시실에서 10월 13일까지 전시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10월 7일, 가을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새털구름도 예뻤다. 가을 하늘을 닮은 ‘사진보다 사람이 먼저’인 기분 좋은 사진 전시회에 다녀왔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녕만 선생님이 음악인 장사익 선생님의 15년 세월의 음악과 삶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은 사진집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출간을 기념해 마련한 전시회다.

한 명의 사진작가가 한 명의 아티스트를 15년의 오랜 시간 동안 촬영해서 한 권의 사진집으로 출간하다니, 놀랍고 이례적인 일이다. 김녕만 작가는 장사익 선생님을 2004년에 처음 만난 이후 금세 동갑내기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사진은 그동안 촬영한 수십만 장의 사진 중 일부이다. 늘 한결같아 소중한, 너무나 인간적인 매력에 빠져 한 인물의 삶을 다큐멘트한다는 생각으로 찍었다고 한다.

인사동은 골목길마다 다양한 전시 공간이 있어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데, 특히 이번 전시가 열리는 경인미술관은 더욱 마음을 설레게 했다.

촬영=천건희 기자
경인미술관 / 촬영=천건희 기자

경인미술관은 6개의 전시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한옥전시실은 우리 민족의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또한 나무와 항아리, 조각 작품 등으로 꾸며진 너른 마당이 있어 야외에서 가을 햇빛을 받으며 차를 마실 수 있어 좋다.

이제는 익숙해진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 후 전시장 안에 들어갔다. 전시장 안에는 흑백사진 40점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장사익 선생님의 ‘사진으로 듣는 나의 노래’ 라는 표현대로 그의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포토제닉(photogenic)한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는 모습 뿐 아니라 무대 아래서의 소박한 모습들을 담은 사진들까지, 장 선생님의 진솔한 모습이 담긴 사진들이 마음에 담겼다. 보는 사람 모두를 미소 짓게 만드는 환하게 웃는 얼굴, 공연 전 마이크 앞에서 집중하는 모습 등.... 임종 직전의 환자의 손을 꼭 잡고 노래를 불러주시는 사진과 재일교포를 위로하며 안아주는 사진은 한참 더 머무르게 만드는 감동이 있었다.

장사익 선생님 사진 앞에 선 김녕만 사진작가 / 촬영=천건희
장사익 선생님 사진 앞에 선 김녕만 사진작가 / 촬영=천건희

김녕만 작가는 “친구 장사익과 우정을 나누며 그의 겸허한 삶을 촬영하는 나도 행복했고, 사진가 친구인 내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장사익 친구도 행복했다고 하니 결국은 행복한 작업이었다. 이제 이 사진을 보는 분들이 행복해지면 더 이상 좋을 순 없을 것이다”라며 함박웃음으로 기쁨을 전했다.

전시 제목은 지금은 화려한 장미처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찔레꽃 같은 향기를 잃지 않고 사는 사람이라서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이라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장사익 선생님 또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고맙고 또 고맙다. 과거의 나를 증언해주는 이 사진들은 결국 미래의 나를 짐작케 하는 예언서일 것이다”라며 김녕만 작가의 말에 화답했다.

장사익 선생님의 공연을 기획하는 기획사 이름은 <행복을 뿌리는 판>이다. 김녕만 사진작가와 장사익 선생님의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과 우정에 부러움을 넘어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15년의 우정이 30년, 40년으로 계속 이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시는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5전시실에서 10월 13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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