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마음 공감하는 의사... 신간 '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

김지수 기자
  • 입력 2020.10.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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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 표지. 사진=라이프앤페이지 제공)

 

의사도 감정이 있다, 단지 환자 앞에서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내면 안될 뿐이다.  

[이모작뉴스 김지수 기자] 우리가 생각하는 의사는 어떤 모습일까? 의사들은 환자 앞에서 아무 감정 없이 행동하도록 요구될 때가 많다. 의사도 감정이 있다, 단지 환자 앞에서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내면 안될 뿐이다.  

우리는 의사를 보며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절대적인 존재라고 인식하지만, 의사도 결국 우리와 같이 고통과 아픔을 느끼는 인간일 뿐이다. 의사에게도 생과 사의 현장에서 죽음을 마주하는 일은 견디기 힘든 일인 것이다. 게다가 생명을 다루는 일의 압박감으로 생존의 위기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의사로서 나약함을 보이는 것이 비전문적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한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 조안나 캐넌은 의사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픔을 숨겨왔다. 이에 의사들도 아픔과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돌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생의 경계에서 정신과 의사가 전하는 인간다움과 삶의 의미에 대하여 3개의 장으로 풀어냈다. 책의 제목과 동일한 ‘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라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이어서 1장 당신이 그곳에 있는 이유, 2장 어둠 속에서 끝내 우리를 지키는 것, 3장 심장과 마음은 이어져있다, 그리고 에필로그 ‘그렇게 의사가 되다’로 마무리 지으며 구성됐다.

책의 주요 내용을 미리 살펴봤다.

▶ 사람은 응급실 바닥이나 수술에서만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병동의 조용한 구석에서도 살릴 수 있었다. 마당에서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남들은 모두 떠난 텔레비전 시청실 소파 위에서, 살아온 과거 속에 숨겨져 있는 어떤 것을 포착함으로써 살릴 수도 있었다. 

▶ 이제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하는 말에는 저마다의 무게가 있고 이 사람에게는 깃털처럼 가벼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감당 못할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인간은 각자 다른 저울로 말의 무게를 잰다. 

▶ 의사들은 불행과 고통을 맞닥뜨렸을 때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설정이 된 기계처럼 무감각하게 행동한다. 아무 감정 없이 행동하도록 요구될 때가 많다.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식의 감정적인 반응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의사들은 인명에 대한 감정과 반응을 흡수하고, 그것을 쓰고 있는 껍데기 밖으로 멀찌감치 떨쳐버려야 한다. 그래야 모두를 위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는 그것이 거의 의무로 여겨진다. 

이 책을 읽은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60만 구독 유튜브, 닥터 프렌즈 운영자)는 ‘환자에게 자신의 삶의 선택권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신의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저자가 진료를 하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진지한 고민을 담고 있어서 같은 일을 하는 의사로서 공감하는 한편,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 정신질환과 심리적인 고통 어둠의 터널에서 삶의 무게를 견대고 있는 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주는 책이다. 문학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를 통해 병원에서 마주친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이에 저자는 삶의 크고 작은 위기를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전한다.

끝으로, 심장과 마음을 살리는 것은 결국 같은 일이다. 위기를 견디고 삶을 지속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게티이미지뱅크
(환자 앞 무감정한 행동이 요구되는 의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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