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이 사라진 세상, 지혜가 뇌속에 이식되다···신간 '꼰대책방'

김경 기자
  • 입력 2020.11.02 15:20
  • 수정 2020.11.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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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책방 (사진= 구픽 제공)
(꼰대책방. 사진= 구픽 제공)

“종이책이 사라져가는 세상,

서점들이 종이책 사업을 접고 한 번의 이식으로 종이책의 몇 배 이상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미메시스 사업으로 전환한다.“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작가 오승현의 소설 데뷔작 '꼰대책방'은 디지털 문명 속 낙오자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사회 비판을 담은 뉴트로 블랙코미디 소설이다.

여전히 지식보다는 지혜의 가치를 믿는 등장인물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 보이지만 또한 그렇기에 매력과 개성이 가득하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가득했던 주인공 심지언은 이 감정을 꼰대에 대한 새로운 개념으로 정착시켜 나가고, 꼰대의 전형 최대번은 반전 매력을 발산하며 괜찮은 꼰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영상과 이미지가 종이책을 대체하고, 독서 인구가 '독불장군'에 빗댄 '독불인구'라 불리게 된 미래를 다룬다. 뇌에서 고도의 지적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역할을 대체하는 '미메시스'의 개발로 일대 지식혁명이 일어난 2030년대가 배경이다.

작품 속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는 광화문에서의 집회 또한 작가의 또 다른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묘사다. '우리도 일할 수 있다' '무임승차 폐지' '우리는 세금충이 아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든 노인들과 젊은이들의 대립을 다룬 장면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의 머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듯하다.

작품 속에 묘사된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후의 미래, 일자리를 가운데 둔 파이 싸움에서 청년층과 고령층, 세대간의 대립은 더 치열해졌고, 이를 해결하려는 대신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기업과 정부의 음모 역시 단지 소설일 뿐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매우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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