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이용한 ‘심근경색 예방 치료법’ 개발

송선희 기자
  • 입력 2020.11.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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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은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 '매직셀 치료법' 개발.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급성심근경색증은 국내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발병 후 병원 도착 전에 사망한다.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더라도 손상된 심장 근육이 재생되지 않아 퇴원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높다.

서울대병원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자가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이용해 사망과 심부전 발생을 예방하는 '매직셀 치료법'이 진료 현장에 도입한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은 2002년부터 자가말초혈액 줄기세포를 이용한 심근경색 세포치료법(매직셀 치료법)을 개발해 왔다. 15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매직셀 치료법이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의료혁신기술로 선정돼 진료 현장에 도입한다.

세포치료법은 15년간 누적 5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단계적으로 진행했고, 국제 저널에 18편의 논문을 게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응급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해 관동맥을 개통시켜 혈액이 다시 흐르게 한다. 하지만 스텐트 시술을 받아도 혈류가 차단된 시기에 받은 '허혈 충격'과 개통시킨 후에 받은 '재관류 충격' 때문에 심장 근육 세포들이 4주에 걸쳐 서서히 수명이 다할 수 있다.

매직셀 치료법은 심근경색 발병 후 4주 동안 환자 자신의 말초혈액 줄기세포를 경색 부위에 주입하는 원리로 심근 재생을 유도한다.

환자는 스텐트 삽입 직후 사흘에 걸쳐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 피하 주사를 맞게 된다. 골수의 줄기세포가 말초혈액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나흘째에는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채혈하듯이 줄기세포를 채취해 경색 심근에 주입한다. 골수가 아닌 자가말초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골수 천자'라는 고통스러운 시술을 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팀이 매직셀 치료법을 받은 환자들의 경과를 분석한 결과 심근경색증 발병 후 1년 내 사망률은 4.3%, 심혈관사건 발생률은 13%로 나타났다. 매직셀 치료법을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발생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 교수는 "시술 비용은 사이토카인 재료비와 채취기계 사용비, 세포주입 시술비 등 실비로서 약 400만 원이 소요된다"며 "2000만 원에 달하는 다른 세포치료법이 제대로 검증을 받지 않고 상용화돼 있는 것과 비교해 가격대비 효과가 탁월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직셀 치료법은 급성심근경색증 발병 후 4주 이내의 시기에 죽어가는 심근세포가 있을 때 시행해야만 세포를 살려서 심기능을 보전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며 "400만원 때문에 일생에 단 한 번의 시술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 번의 시술만으로 평생 사용할 심장의 기능을 보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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