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대, 은퇴 후 창업․창직 욕구 높다…일자리 지원사업 설계에 고려해야

박애경 기자
  • 입력 2021.01.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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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인생재설계 준비 유형화…창직추구형 64.27% 생계형 24.69% 활동추구형 11.04%

# 경력단절로 10여 년을 가정주부로 살았던 이난영씨(57세)는 2017년 서울시50+보람일자리의 한 분야인 50+컨설턴트로 참여한 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생애설계 강의를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은퇴설계 전문강사로 커리어를 쌓아 2019년에는 ‘더쓰임 라이프 연구소’라는 1인 기업을 만들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이다.

# 과거 IT전문회사에서 근무했던 홍은표씨(63세)는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의 여러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거쳐 60세 이후 평소 관심 있었던 여행과 과거 경력을 접목시켜 ‘인디라이프’라는 여행전문회사를 설립해 여행책자 발간 및 여행 관련된 컨설팅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래픽= 서울시 제공
그래픽=서울시 제공

[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이처럼 중장년들의 인생2막은 어떤 경로로 이어질까? 서울시 50+재단이 퇴직한 50~64세 806명을 대상으로 생애경력 경로유형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 정규직 유지형 ► 중소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 ► 대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 ► 자영업 유지형 ► 직업혼재형 등 다섯 집단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 후 인생재설계를 위한 진로준비 유형은 생계형 ► 창직추구형 ► 활동추구형 등 세 집단으로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50+실태조사 심층 분석에 따르면 우선, 생애경력 경로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중소기업 정규직 유지형(38.32%)’은 대부분 중소기업 정규직 재직 연수가 길고, 이후 공공기관 또는 개인 사업체로 경력을 변경하는 경향을 보였다. 약 30세에 주된 일자리를 시작해 약 48세에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6:4로 분포되어 있다.

두 번째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20.79%)’은 약 30세에 대기업에서 근무한 후 약 47세에 퇴직해 개인사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그 중 대졸 이상(54.29%)이 가장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 비중을 차지한 ‘직업혼재형(16.73%)’의 경우, 중소기업, 개인사업체, 정규직 및 자영업의 고용형태가 균형적으로 분포했으며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고(95.27%), 대졸 이상의 비중이 가장 적은 편(5.92%)으로 나타났다. 이별이나 사별, 미혼의 분포도 다른 유형에 비해 비중이 높은 편(12.43%)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재직 후 자영업 이동형(14.79%)’의 경우 약 28세 이른 나이에 주된 일자리를 시작해, 약 40세에 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편이며, 대략 8년의 전환기를 두고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해 자영업, 프리랜서 등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유지형(10.00%)’의 경우는 개인사업체 또는 자영업 형태로 일생의 경력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서울시 제공
그래픽=서울시 제공

그렇다면 퇴직 후 인생2막 설계는 어떤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창직추구형이 64.27%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생계형(24.69%), 활동추구형(11.04)이 진로준비행동 유형으로 나타났다.

‘창직추구형’은 적극적인 구직 행동을 하고 창업․창직에 대한 요구가 높은 집단이다. 이들은 장기 근속한 도시의 사무직 직종으로 남성의 비중이 특히 높으며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통해 구직준비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직추구형의 구직 활동은 기존 노동시장으로의 재취업이 아니라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면서 경제적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는 활동을 의미한다. 50+세대에게 창직은 자신의 경험, 기술, 능력, 흥미, 적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창직추구형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인원 중 28.57%가 서울시 및 재단에서 운영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참여, 교육 이후의 커뮤니티 활동, 자원봉사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사회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계형’은 비자발적 퇴직 비중이 39.2%로 집단 중 가장 높고, 생애주기에 걸친 일자리 개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계형은 기존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재취업 일자리를 찾기 원하는 집단으로, 재취업 과정에서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생계형 일자리 지원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사회활동을 하는 인원 중 55.56%가 지인 등 주변의 아는 사람을 통해 일자리, 일거리를 소개 받아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장년층이 직업을 구할 때 취업지원기관을 통하는 것보다 인맥을 활용한 일자리로 진입한다는 통계를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활동추구형’의 경우 자아존중감이 가장 높게 나타난 집단으로 퇴직 후 재취업이 아닌 노동시장 은퇴와 사회공헌 활동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여가활동 또는 향유를 제외한 사회공헌활동, 학습활동, 취미활동, 봉사활동, 공공일자리사업 참여활동 등 지역사회에서의 의미 있는 활동을 추구한다. 주된 일자리의 전문성이 가장 높은 집단으로 타 집단에 비해 학력 수준이 높고, 생활비 부족을 적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대들이 은퇴 후 창업․창직의 욕구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향후 일자리 지원 사업이 설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50+재단은 지난 27일 <서울시 50+세대 실태 조사: 심층보고서 2020>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방법은 2019년 가구방문 면접조사를 실시, △ 일과 활동 이력 △ 생애 주된 일자리 퇴직 후 일과 활동 실태 △ 소득 △ 소비 △ 자산 △ 부채 △ 삶의 질 △ 노후준비 등 8개 영역으로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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