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투어] 영화 ‘당신의 사월’... 잊히고 싶은 세월호 기억을 모으다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3.24 17:21
  • 수정 2022.04.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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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시사회 열려
오는 4월 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

(세월호 관련 광화문 촛불시위. 출처=시네마 달)
(세월호 관련 광화문 촛불시위. 출처=시네마 달)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4월 16일, 올해로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는다. 세월호 침몰은 피해자와 유가족만이 아닌, 사랑하는 제자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단원고 교사들, 아비규환 같던 진도 팽목항과 체육관에서 오열하는 유가족을 위해 곁을 지켜준 자원봉사자들과 이웃 주민들, 그리고 그날의 장면을 TV를 통해 안타깝게 쳐다보고만 있어야 했던 평범한 우리에게도 잊으려야 잊히지 않는 아픈 고통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기억의 조각을 모아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의 사월>이 개봉한다.

영화 <당신의 사월>은 5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쓰러져 가던 배를 바라보며 슬퍼하던 단원고 교사,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유가족을 위해 따뜻한 물과 밥을 건네던 카페 사장, 유가족 곁을 지키며 버텨온 인권 활동가,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기억에 힘들어하는 진도 어민, 수업 시간에 소식을 접하고 그저 멍하니 뉴스를 본 학생. 이들은 영화 속에서 그날의 기억을 무덤덤하게 우리에게 들려준다.

(23일 열린 ‘당신의 사월’ 시사회. 출처=서성혁 기자)
(23일 열린 ‘당신의 사월’ 시사회. 출처=서성혁 기자)

개봉에 앞서 지난 23일 영화 <당신의 사월> 시사회가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역점에서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감독과 영화 출연진, 그리고 4.16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하 사참)이 참여했다.

(주현숙 감독. 사진=서성혁 기자)
(주현숙 감독. 사진=서성혁 기자)

감독 주현숙은 “그날을 생중계로 목격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며 “세월호 사건이 단순히 그것을 직접 겪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유경근 씨, 박철우 씨, 문종택 씨(왼쪽부터). 사진=서성혁 기자)
(유경근 씨, 박철우 씨, 문종택 씨(왼쪽부터). 사진=서성혁 기자)

등장인물 중 유가족에게 따뜻한 물과 밥을 건넸던 카페 사장, 박철우 씨는 “세월호 사건을 정리하려는 시도조차 없어 왜 이때만 되면 유가족들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와 여전히 싸우고 있는지 그저 안타깝다. 그날의 기억은 항상 나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나는 이것을 언제 벗어버릴 수 있을까”라며 소회를 밝혔다.

세월호 사망자 지성이의 아빠, 문종택은 “이 영화가 삶에 가장 기본적인 안전에 관해 두들겨 가며 걷는 돌다리와 원초적인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며 “한사람만이라도 세월호 사건에 관해 깊게 생각하고 제대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참 위원장 유경근 씨는 “이 영화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함께 아파하고 공감했던 수많은 사람의 속마음과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첫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은 바로 당신이기도 하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전히 올려 있는 노란 리본. 출처=시네마 달)
(세월호 참사 이후 여전히 올려 있는 노란 리본. 출처=시네마 달)

우리는 그날의 사건을 접하며 같이 아파하고 슬퍼했다. 곁에서 지켜보지 않았지만, 정부의 대처와 시간이 갈수록 낱낱이 밝혀지는 진실에 좌절과 무기력감이 생기고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또한, 공감해주지도 못할망정 오히려 아픔을 조롱하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당시 세월호 사건은 정치적으로 변질되어 일부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했다. 게다가 일간베스트 회원들은 ‘시체장사’를 한다면서 폄하와 조롱을 일삼았고 ‘세월호참사 단식투쟁’을 하는 사람 앞에서 피자를 먹으며 폭식투쟁을 하기도 했다.

세월호 사건은 7년이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진전되지 않았다. 최근, 세월호 참사 당시의 구조 해경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검찰 특수단의 구조 방기와 민간사찰 등에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여전히 그 큰 배는 왜 침몰했고, 누가 책임을 졌는가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았다.

이 영화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자의 부모, 친구들뿐만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진 공동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선 우선 고통을 견딜 용기가 필요하다. 그때 ‘나’의 기억과 ‘사람들’의 기억을 모아야 세월호 참사가 만들어 낸 트라우마를 담담히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당신의 사월>은 오는 4월 1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 ‘당신의 사월’ 포스터. 출처=시네마 달)
(영화 ‘당신의 사월’ 포스터. 출처=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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