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事] 미얀마의 평화를 기원하며

윤재훈 기자
  • 입력 2021.04.13 14:25
  • 수정 2021.07.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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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레이에서. 촬영=윤재훈)
(2년전 미얀마 만달레이 우물가 풍경. 촬영=윤재훈)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40도, 무더위가 오르내리는
일 년 내내 여름인 나라
사람을 잘 삭은
피김치로 만드는데,

어디선가 좍. 좍, 물 떨어지는 소리
듣기만 해도 시원하여 따라가 보니
마을 여인내, 남정네들이 모여
하루 동안 비오듯 흘린 땀을

우물가에서 시원하게 날려 보내고 있다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공동체가 넉넉하게 살아있는 곳
잠시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식힌다

주위에 황혼이 몰려오기도 전에
하나 둘 빨래감에,
두레박까지 챙겨들고
우물가로 나오는 사람들
약간은 흙탕물도 섞여 있지만
양치질까지 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 내린다
남자도 여자도, 롱지*를 입고
거리 한모퉁이 우물가에서
옷을 갈아 입는다

저 멀리 나무 그늘 아래
웃음 짖는 여인네, 다가가 보니
남편은 미얀마인, 여인은 인도계 미얀마인인데
나에게 시원한 물과 빵, 바나나까지 선뜻 건네며
앉으라 한다

*전통 치마

미얀마 카렌 마을 주민들이 카렌주 파푼지구 데부노(Deh Bu Noh) 인근 숲에 모여 미얀마 군부의 공습을 피하고 있다 인도주의 봉사단체 '프리 버마 레인저스'가 제공
(미얀마 카렌 마을 주민들이 카렌주 파푼지구 데부노(Deh Bu Noh) 인근 숲에 모여 미얀마 군부의 공습을 피하고 있다. 사진=인도주의 봉사단체 '프리 버마 레인저스' 제공)

미얀마의 평화를 기원하며

순박하고 평화로운 사람들이 사는 나라
전통이 살아 숨쉬는 천 년 붓다 왕국
어디를 가나 마을에는 황금 째디(탑)와 붓다가 솟아있고
사람들은 맨발로 뛰어나가
멍크(스님) 앞에 공손이 머리는 조아리는 곳
여직 탁밧*의 전통이 살아있는 나라

지금 그 나라 국민들이 군부 독재 아래에서
모두 모여 피로서 항거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살상되고 있다.
마치 광주 항쟁처럼
세계는 자신들의 이득에 따라 침묵하고 있다.
어디에도 인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의 망령이,
세계의 하늘을 떠도는 이 위험한 시절에

힘내세요 도와주세요. 한국인들은 미얀마인들과 함께합니다.

မစိုးရိမ်ပါနဲ့၊ အားပေးကူညီပါ။ ကိုရီးယားတွေကမြန်မာလူမျိုးတွေနဲ့အတူပါ။

 

한국인들이 만든 <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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