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리빙랩포럼④] AI 반려 로봇 ‘효돌(孝doll)’...시니어 리빙랩제품 개발사례

김남기,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4.20 16:19
  • 수정 2022.05.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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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산업의 혁신주체로서 시니어에 대한 재해석과 과제’ 김지희 대표((주)효돌). 사진=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 제공)

[이모작뉴스 김남기, 서성혁 기자] ‘제4회 리빙랩과 젠더 포럼’이 성남고령친화종합체험관의 주최·주관으로 ‘시니어를 젠더 관점에서 재해석하다!’를 주제로 마련됐다. 이 포럼은 경제적 빈곤, 차별, 소외, 학대 등의 고령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유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특히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는 젠더적 관점에서 어르신이 결핍의 대상이 아닌 온전한 인간이자 산업혁신과 R&D 주체, 새로운 감성과 문화의 주체로 재정의하고, 이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시니어포럼 1편 ‘왜 우리는 시니어를 젠더 관점에서 논의하는가?’ 성지은 선임연구위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

2편 ‘리빙랩 활동을 통해 본 시니어의 평가와 과제’ 정덕영 부관장(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

3편 ‘음악으로 리빙랩하기’ 이한철 총감독(나우사회혁신네트워크)

4편 ‘고령 산업의 혁신주체로서 시니어에 대한 재해석과 과제’ 김지희 대표((주)효돌)

‘고령 산업의 혁신주체로서 시니어에 대한 재해석과 과제’...김지희 대표((주) 효돌)

AI 반려 로봇 ‘효돌(孝doll)

(AI 반려 로봇 ‘효돌(孝doll)' 주요 기능. 사진=효돌 제공)
(AI 반려 로봇 ‘효돌(孝doll)' 주요 기능. 사진=효돌 제공)

부모사랑 AI 반려 로봇 ‘효돌(孝doll)’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친구이자, 간병인 역할을 일정부분 담당하고 있다. 현재 ‘효돌(孝doll)’은 50여개 시군구에 보급돼 많은 어르신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효돌’은 홀로 계신 부모님이 외롭지 않게 말동무도 하고, 제 때 약 복용했는지, 치매예방 인지프로그램, 알림, 체조, 기억력 향상 퀴즈, 트로트 음악 재생, 어르신 움직임 감지, 가족이 스마트 폰으로 원격으로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다.

‘효돌’ 제품개발, 홀몸 어르신이 진정 원하는 것에서 출발

(효돌 홍보영상 캡쳐)

효돌의 기획·개발·보급은 7년이 걸렸다. 초기 제품개발은 시니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cctv 기기 정도만을 구상했다. 실제 어르신이 어떤 제품을 필요할까 싶어 직접 서울과 경기권의 홀몸 어르신 집에 매일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홀몸 어르신들의 안전과 정서, 생활관리 등 문제점을 짚으려고 노력했다. 실제로 어르신에게 직접 찾아가 그들의 생활상을 보면 아침에 식사 이후 약을 드시고. 텔레비전을 시청하시다가 점심을 먹고, 또 텔레비전을 보다가, 저녁을 먹고 주무시는 단조롭고 고립된 일상이 반복됐다.

어르신들의 무료한 일상에서 볼 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을 돌봐주는 것이 아니었다. 제품 개발자들이 범하는 오류는 어르신을 건강관리와 복지 정도에서만 본다는 것이다. 어르신들에게 가족이 있다면, 일상이 무료해도 말동무가 있어 외롭지 않다. 하지만 독거노인에겐 일상이 지루하고, 말동무조차 없다. 홀몸은 매우 외롭다. 이 외로움을 효돌이가 어르신들의 우울감을 덜어준다는 것이다.

한국 어르신들의 특징은 다른 나라보다 부정적이고 자존감이 낮다는 것이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혼자 나왔지만, 몸도 아프고 주거의 불안정도 있다. 무기력함과 삶의 실패감을 겪고 계신 어르신들에게 자존감 향상이 필요하다.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 주고 삶을 함께하는 제품개발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효돌제품을 개발하고 홀몸 어르신들에게 보급했다. 효돌은 어르신이 만지면 사랑한다고 하고, 일정시간 자리를 비우면 보고 싶었다고 대화를 한다. 효돌이와 어르신의 칭찬과 격려, 애정 등의 대화는 어르신의 자존감 향상 등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여줬다.

고령산업의 주체, 시니어에 대한 재해석과 과제

(어르신의 생활방식이 빅데이타로 수집. 자료=김지희 대표 제공)

고령산업의 혁신 주체로서 시니어가 있는가? 한국에선 아직은 먼 감이 있다. 고령산업이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한국 시니어 대부분은 구매자로서 소득수준이 상당히 낮다. 고령산업의 소비자는 분명히 어르신인데, 그것을 구매하는 것은 관공서나 지자체 쪽이 월등한 비율을 차지한다. 소비자와 구매자가 분리되었기 때문에, 소비자의 니즈 반영은 안 되고 공급자가 보편적인 노인문제에 관해 대안 제시 형태만으로 제품이 개발된다. 어르신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복지 차원에서만 제품이 개발된다.

복지정책의 핵심은 소비자의 욕구를 실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는 고령친화사업에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어르신이 직접 참여해, 이야기하는 솔루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시니어가 R&D 주체가 되는 길

(어르신들이 효돌이에게 옷을 만들어 입힌다. 자료=김지희 대표 제공)

어르신들이 효돌이에게 직접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한다. 우리는 인형의 옷을 공산품처럼 만들어 보급했다. 이제 인형의 옷은 전라남도의 어르신들이 직접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인형을 받는 어르신들이 직접 옷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또한, 어르신이 효돌이를 쓰다듬거나 말하는 것이 보호자에게 전송이 되지만, 우리에게도 전송된다. 이 어르신들의 생활방식 하나하나가 모여 빅데이터가 된다. 쌓인 데이터는 어르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어르신들은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까지 두 역할을 모두 담당한다. 이미 어르신들은 AI와 ioT에서 활약하고 있다. 정부의 과제는 시니어에게 직접 참여하게 유도하고 그 데이터를 모아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시니어가 R&D의 주체이고 고령솔루션을 위한 기업과 개인의 상호작용은 그 자체가 리빙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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