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수록 만성콩팥병 발생 확률 높아

박애경 기자
  • 입력 2021.04.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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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정신 건강이 만성콩팥병에 미치는 영향 연구 발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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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박애경 기자]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김동기 교수팀(박세훈 전임의)은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만성콩팥병 발생과 행복감, 삶의 의미, 우울감, 과민함, 수면 등 정신 건강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콩팥은 우리 몸에서 소변을 통한 노폐물 배출, 전해질 균형을 담당한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만성적으로 손상된 상태다. 지속되는 경우 결국 투석이나 이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일상적 불편함을 겪는 것은 물론, 심혈관질환이나 사망위험도 증가한다.

발생과 악화의 원인은 다양하다. 흔히 고혈압, 비만 등 성인병이 콩팥기능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문제도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학문적 근거가 부족했던 시점에 이번 연구가 지니는 의의가 크다.

김동기 교수 연구팀은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 100만 여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표본으로는 ‘만성콩팥병 유전자 컨소시엄(CKDGen Consortium)’과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한 나이, 성별 등 환자의 기본적인 인구통계학적 정보부터 정신적 건강 관련 정보도 수집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유전자 컨소시엄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는 행복감이 전반적으로 높은 사람은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낮았다. 행복(행복/매우 행복/극도로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불행하다(불행/매우 불행/극도로 불행)으로 응답한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31% 낮았다. 아울러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23% 낮았다.

반면 우울감과 과민함이 높을수록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을 높였다. 우울감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없다고 응답한 사람에 비해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이 약 45% 높았다. 과민정도가 높은(과민점수>=5) 사람 또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생 위험이 16% 높았다.

연구팀은 또 다른 논문을 통해, 동일한 약 100만여명의 유전체 데이터에서 수면과 만성콩팥병의 관계도 보고했다. 수면 시간을 세 그룹(부족(6시간 미만)/적정(6-9)/과다(9시간 이상))으로 분류했을 때, 부족한 수면 시간은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 향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김동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신 건강이 만성콩팥병이라는 신체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료진은 혈압, 혈당 수치 등 기존에 알려진 의학적 지표 외에도 환자의 감정적 상태나 수면시간 등 정신건강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신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4개의 정신적 요소가 만성콩팥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그래픽 제공=서울대병원
4개의 정신적 요소가 만성콩팥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그래픽 제공=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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