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이젠 참지 마시고 신고하세요… 노인학대 작년 1만6973건

전부길 기자
  • 입력 2021.06.15 15:05
  • 수정 2021.06.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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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 요청

ⓒ게티이미지뱅크
씨는 지난해 1123일 만취 상태로 자신의 집에서 침대에 누워있던 아버지(75)의 멱살을 잡아 끌어내린 뒤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폭행을 말리던 어머니(70)의 머리와 허벅지를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씨는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의식이 없는 상태였음을 알고서도 119에 즉시 신고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다음 날 병원 치료 중 머리부위 손상 등으로 숨졌다.
대구고법 제1-3형사부(정성욱 부장판사)63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치매를 앓는 부모를 때린 데 이어 어머니를 숨지게 한 혐의(존속상해치사, 존속상해)로 기소된 (43·)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모작뉴스 전부길 기자] 보건복지부는 15일 노인학대예방의 날을 맞아 2020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보건복지부가 노인학대예방 및 피해노인 보호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 34개소 노인보호전문기관이 2020년 한 해 동안 접수한 신고 및 상담사례를 분석한 것이다.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만6973건으로 2019년 1만6071건보다 5.6% 더 늘었다. 이 수치는 2016년 1만2009건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전체 신고접수 추이. 보건복지부 자료

▲학대 유형을 보면 42.7%는 정서적 학대, 40.0%는 신체적 학대였으며 7.8%는 방임, 4.4%는 경제적 학대다.

연도별 학대유형. 보건복지부 자료

▲노인학대 발생 장소는 88%가 가정 내였다. 이어 생활시설 8.3%, 이용시설 1.5%, 병원 0.6% 순이다.

연도별 학대발생장소. 보건복지부 자료

▲학대 행위자(가해자)는 아들과 배우자가 65%였으며, 가정 내 학대가 88%에 달했다.

연도별 학대행위자와 학대피해노인과의관계. 보건복지부 자료

경찰청의 자료에 의하면 본인 또는 배우자의 부모 등 존속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자식 등 가해자가 처벌받을 것을 우려해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적지 않아 실제로 존속 범죄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노인학대가 발생한 노인의 가구형태는 자녀동거가구가 32.9%였고 노인부부가구 32.7%, 노인독거가구 17.1%다.

연도별 학대피해노인 가구형태. 보건복지부 자료

▲노인학대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이 학대피해노인 및 가족 등에게 제공하는 사후관리 서비스는 2020년 2만4057회로, 2019년 대비 32.7%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노인학대 현황을 반영해 노인학대를 조기발견하고, 피해노인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화한다. 우선 노인학대 신고 애플리케이션(앱) '나비새김(노인지킴이)'을 배포해 노인학대 조기발견 및 신고체계를 강화한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 캡쳐

나비새김(노인지킴이)은 직접증거 확보를 용이하게 하고 신고자의 익명성을 보장해 노인학대가 발생한 경우에 노인학대 신고의무자 직군 등에서 보다 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아울러 노인보호전문기관은 학대행위자에게 상담·교육·심리적 치료 등을 제공하고, 노인학대 사례가 종료된 후에도 학대 재발 여부 확인 및 필요한 경우 피해노인, 보호자·가족에게 상담·교육 등의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대다수의 노인들은 학대를 당하면서도 자신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A씨는 미혼의 50대 아들과 함께 단 둘이 산다. 아들은 음주만 하면 집안 집기들을 던지는 행패를 부리고, 어머니인 A씨에게 험한 말을 하지만 자신이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그냥 참고 지낸다. 신체적 학대 흔적이 있지만 부끄러워 이웃에게 말하지도 못한다.

학대받는 노인이 있다면 참지 말고 신고부터 해야 한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서에 학대와 관련한 정보를 신고앱, 구두 또는 문서로 신고할 수 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 캡쳐

한국사회가 점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학대의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는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보수적인 사고를 가진 노인세대는 학대를 당해도 개인 혹은 가정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고 외부에 이를 말리거나 적극적으로 해결을 위해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 실제로 학대가 의심되어 제3자가 개입을 하려고 하면 감추려고 한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홈페이지 캡쳐

정부는 학대 피해자를 위한 ‘학대피해노인 전용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노인을 보호하고 신체적‧정신적 치료비와 심리상담 등 치유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기에 망설이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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