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행복 패션 디자이너...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회장

권오승 기자
  • 입력 2021.06.18 09:46
  • 수정 2021.09.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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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세계의 색깔을 ‘노을빛 아름다운 세상’으로

[행복 패션 디자이너]

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회장
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대표
(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대표. 촬영=권오승 기자)

무대에 섰다는 것.
내 몸에 예쁜 옷을 걸치고 패션 무대에 서 봤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 큰 변화가 온 걸 깨달았어요. 아 이거다!”

[이모작 뉴스 권오승 기자] 구하주 대표는 스마트 시니어들과 함께 자칫 어두워지기 쉬운 시니어 세계의 색깔을 ‘노을빛 아름다운 세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패션디자인 업계의 산증인인 그는 ‘패션디자이너, 패션쇼 디렉터, 패션 칼럼니스트 40년 인생길’을 달리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아침을 연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대표<br>                                                                                                                  (촬영=권오승 기자)<br>
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대표
                                                                                                                  (촬영=권오승 기자)

그는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창립회장, '한국시니어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사회적기업 '뉴시니어라이프' 대표다. 패션 디자이너로서는 한국 최초로 시니어 패션쇼를 개최했다. 오랫동안 디자인해온 시니어 패션 작품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기 위함이었다. 2007년 뉴시니어라이프를 설립해 시니어에게 꿈과 젊음을 드리는 패션이벤트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시니어 클래식 패션쇼. 사진=뉴시니어라이프 제공)
(시니어 클래식 패션쇼. 사진=뉴시니어라이프 제공)

세상은 바뀌어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수많은 시니어들이 청년기에 버금가는 뉴시니어로써 여가생활을 누리고 싶어 한다. 또한 자존감을 얻기 위해 사회적 생산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가 노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만들어진 시니어들의 사회적 이슈를, 우리 시니어들이 스스로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부분부터 찾아 보면, 시니어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시니어들이 '질 좋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아! 나도 사회적으로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사회적 일꾼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면서 시니어들은 당당함을 느끼게 된다. 뉴시니어라이프는 사회적 기업이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시니어들이 '시니어 패션쇼'를 중심으로 사회적 서비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패션쇼는 그냥 시니어들이 한가히 시간을 보내는 여가 장난감이 아니다. 시니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한 노화'를 준비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잘해 야겠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자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던 6월 어느날, 시니어 패션쇼의 원조인 뉴시니어라이프(New Senior life) 구하주 대표를 만났다. 스마트 시니어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 게 가장 아름답고 희망적이고 식상하지 않을지를 물었다.

“나이가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찬란한 노후를 생각하며 멋있는 게 우리 앞에 계속 남아있다는 희망을 갖고, 잘해 야겠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스마트하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장에서 뉴시니어들과 활동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되나?

“표정이 미워지는 것이 가장 충격적이었어요. 올해 보니까 왠지 너무 미워지는 거예요.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나이가 들면서 주름살이 생기고 뭐 체형이 변화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도대체 왜 미워질까?’ 자신의 얼굴 표정이 미워진다? 도무지 알 길이 없었어요.”

그 후 실버산업 노인심리학을 공부를 하면서 시니어들의 일상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미워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

“시니어가 되면서 왜 표정이 미워지는가? 하는 문제는 본인도 잘 모르고 지금까지도 누가 그걸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을 거예요. 생각이 미워지기 때문에, 생각이 미워지니까 표정이 미워지고, 표정이 미워지니까 얼굴 자체가 미워지는 거고, 자신이 자기의 표정을 보아도 너무나 안 이쁜 거예요. 그래서 ‘더 짜증이 나고 더 미워지는 거예요."

성형을 통해 더 아름다워 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떤가?

“그렇게 하면 할수록 더 미워진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한참 뒤늦게 깨닫게 되었죠.”

패션모델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그냥 모델인가 생각을 하며 지냈는데, 우연히 40대 초반에 구두를 홍보하는 촬영 현장에 제가 무대를 설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패션 디자이너인 제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구두를 신고 딱 걸어 나가는데 앞에 뭔가 진짜 찬란한 무지개 빛 환희가 보였어요. 그 무대를 평소처럼 걸어 나가는 것뿐인데 왜 그런 아름답고 엄청난 환희가 보였을까?”

이를 계기로 ‘패션쇼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다양한 변화에 민감한 스마트 시니어들에게 행복 패션의 물꼬를 트게 되었을까?

패션모델 체험이벤트화려한 조명, 신나는 음악 속에서 관객들이 직접 패션쇼 런웨이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드립니다.
(패션모델 체험이벤트. 사진=뉴시니어라이프 제공)

“내가 무대에 섰다는 거. 내가 내 몸에 예쁜 옷을 입고 무대에 서 봤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내가 변화가 됐다는 거를 알게 됐어요. 아 이거다. 내 얼굴 표정이 미워진다기보다는 내 생각 자체가 180도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 이었죠”

「2020년은 베이비붐 세대 800만 명이 65세 진입이 시작됐다. ‘스마트 시니어’ 세대는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년층과 구별된다고 볼 수 있다. 대거 정년을 맞은 한국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가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소비계층 ‘스마트 시니어’로 부상했다. 그는 이에 부응하여 ‘시니어모델교실, 시니어 패션쇼’와 같은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시니어 모두가 사회에서 당당한 전문 인력으로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니어모델, 시니어 이벤트, 시니어 패션 제품 분야에서의 사업을 직접 운영한다.」

스마트 시니어에게 필요한 문화생활은 뭐라 생각하나?

“스마트 시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문화생활. 우리가 문화생활하면 일상에 너무 많잖아요.  얼마나 내 마음속에 그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를 표현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은 뭘까? 이거는 동시에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야  하거든요.”

나이 들어서 옷을 잘 입으려면 뭘 신경 써야 하나? 

“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신체적인 조건이나 내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감추어진 순수한 ‘멋’을 표현할 수 있다면 최고의 아름다움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스마트 시니어’이고 정답이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의 ‘스마트 시니어’란?

“내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모든 것을 담아놓지 말고 표출하는 것. 나의 50대를 돌아보면 ‘일상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고 그냥 끌려다니는 정도였다.’ 부모, 자녀, 가정, 사회를 위해서였다. 진정으로 나를 위해서  남녀 불문하고 정말 행복한 일이 있었나? 거의 없다. 그래서 진정 내 마음에서 하고 싶었던 일, 해서 재밌었던 일, 행복한 일, 이럴 때에 ‘스마트’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어떤 말, 어떤 행동을 하면서 거기서 기쁨이 동시에 표출될 수 있다면 스마트한 삶이고 스마트한 시니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100세 시대를 맞아 ‘스마트 시니어’세대들의 여가생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가정과 사회생활에 치여 숨겨왔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친다. 그는 이러한 <스마트 시니어>들을 위한 시니어 모델 프로그램 개발에 한창이다.

(패션모델체험촬영=권오승 기자)
(시니어 패션쇼. 사진=뉴시니어라이프 제공

뉴시니어라이프의 사회적 서비스

‘스마트 시니어’ 모델 양성을 위한 연습실인 이곳은 경쾌한 음악 소리가 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은 진정 자존감 높은 모델들의 집합소다. 그들은 내면은 정말 아름답다. 그 어떤 젊은 모델들보다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시니어모델들은 스마트한 시니어의 삶을 충분히 느끼고, 즐기며 살고 있다. 모델 활동에 대한 감동에 공감하면서 매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만나자마자 그녀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곳에서는 전문 모델로서 자리 잡는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스마트 시니어’ 모델은 젊은 모델들에겐 없는 우아함이 있다. 게다가 노련함까지 있다.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들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뉴시니어라이프 구하주 대표
(시니어모델 연습실. 촬영=권오승 기자)

어떨 때 가장 행복하다 느끼나?

“가끔 추억을 꺼내본다. 지나간 시간 동안 ‘모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우리와 같은 동년배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회가 밝아질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한다.”

패션쇼 디렉터’인 그는 스마트 시니어들의 내면 혁신을 통한 젊음의 회복에 동참하는 모델들에게 '노을빛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 간다. 스마트 시니어와 관련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기 위함이다. 곧 '뉴 시니어 라이프'의 사회적 서비스다.

"수많은 스마트 시니어들이 육체의 질병은 잘 관리하지만, 마음의 질병은 관리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에서 ‘스마트 시니어’ 패션모델로 활동하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지금 시니어들의 현재 상황을 보면 벌써 이미 100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패션쇼 디렉터’ 생활을 시작할 때의 목표는 80세였다. 우선은 나이에 대한 강박관념을 빨리 잊고 그 대신에 많이 채워야 할 것은 매일매일 꿈을 꾸고, 새로운 생각, 열정에 배가되길 응원한다.”

이제 스마트 시니어들은 과거의 뒤편 지킴이에서 벗어나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리더의 역할이 강조된다. 대한민국의 ‘스마트 시니어’세대들의 문화를 보다 더 다양성 있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발전·운영되어 ‘스마트 시니어’들의 몸과 마음이 힐링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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