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해녀와 30대의 사랑.... 영화 “빛나는 순간”

전부길 기자
  • 입력 2021.06.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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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나이가 아니다.
서로 이해하고 치유해 주는 것이 사랑

(빛나는 순간 포스터, 사진=명필름 제공)

[이모작뉴스 전부길 기자] 23세의 남성과 60세 여성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최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37살의 차이를 뛰어 넘은 이들 커플은 커플댄스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과거에는 나이 차이가 많은 커플들은 국제적인 가십거리였으나 지금은 종종 들려오는 소식이라 놀라지도 않는다. 특히 시니어 세대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다.

70세 제주 해녀와 30대 다큐멘터리 PD의 사랑 이야기로 눈길을 끈 〈빛나는 순간〉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해녀의 삶과 사랑을 진솔하게 그리고 있다.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오른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은 성질도, 물질도 1등이다.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에게 진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경훈은 진옥의 마음을 열기 위해 그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하고, 진옥은 바다에 빠진 경훈의 목숨을 구해준 이후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졌음을 알고 경훈에게 마음을 연다.

영화는 각자의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가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따뜻하게 비춘다.

(영화 스틸, 사진=명필름 제공)

억척스럽게 삶을 버텨온 진옥에게 경훈은 여자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다. 진옥은 살갑게 구는 경훈에게 어느 날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들뻘 되는 경훈을 향한 감정이 당혹스럽지만 그런 경훈을 통해 진옥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을 마주하기 시작한다.

나이 차이가 큰 두 사람의 사랑은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노년에 찾아온 사랑에 방황하는 진옥의 감정에 공들인 것에 비해 경훈의 이야기는 다소 갑작스럽다. 구성은 촘촘하지만 나이 차에 더해 사회적 신분 등 각종 편견이 맞물린 상황에서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영화 스틸, 사진=명필름 제공)

나이 많은 여성과 젊은 남성의 로맨스는 국내 영화에서 파격적이고 아직은 낯설다. 설정은 파격적이지만 구성과 전개는 감성적인 영화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제주의 삶을 깊이 있게 담았다. 지난 해 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고, 16회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국민배우 고두심과 지현우가 열연하여 세대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작품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또 해녀들이 직접 출연해 영화를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소준문 감독은 “나이 차이에 대한 사랑, 저희 영화에서는 파격적인 지점이긴 한데 저는 나이를 숫자로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 세대들이라고 생각했다. 이 두 세대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를 치유해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사랑이 완성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영화의 나오는 경훈의 대사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말처럼, 지금 우리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이다.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영화를 기다려 본다.

"당신을 만나고 비로소 알게 된,

나의 가장 빛나는 순간"

개봉: 6월30일.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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