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㉔] 지켜야할 아름다운 우리 것, ‘한옥·보다·읽다’ 사진전

천건희 기자
  • 입력 2021.07.19 11:47
  • 수정 2021.07.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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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사진작가와 홍형옥 교수의 컬래버레이션
디자인하우스 모이소갤러리에서 21일까지 열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지난 7월 15일, 디자인하우스 모이소갤러리에서 열린 이동춘 사진작가의 <한옥·보다·읽다> 전시를 관람했다. 이동춘 작가는 우리 문화의 원형을 간직한 채 후손들이 생활하고 있는 종가문화에 매료되어, 안동을 중심으로 한옥과 종가의 관혼상제, 한복, 한지 등을 15년간 카메라에 담고 있는 한옥 전문 사진작가다.

전시된 이동춘 작가의 작품 45점에는 우리 민족의 품격이 느껴졌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개방감 있게 위로 활짝 올려진 고택의 들어열개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지나는 듯하다. 한지에 프린트된 사진들은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데, 안동 체화정과 배롱나무는 멋스러움을 더한다. 갓을 쓰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걸어가는 유생의 뒷모습에는 선비의 당당함이 보인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전시 사진 중에는 조선시대 풍경이라고 해도 믿을 만한 안동의 제례 현장을 촬영한 사진들이 있었다. 안동 종갓집에서는 ‘여자는 제청이나 사당 출입이 안 된다’는 이유로 촬영을 거절했었고, 이동춘 작가의 진심이 전달되어 제례 사진 촬영을 허락 받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고 한다. 한국 고유의 건축 미학이 담긴 고택과 그 안에 서려 있는 선비 정신을 카메라에 담고자 한 이 작가의 진정성이 가슴 깊이 느껴진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이 전시는 동명의 책 『한옥·보다·읽다』 출판을 기념하는 전시회다. 이 책은 이동춘 작가가 한옥을 촬영하면서 생긴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왜 집집마다 창호의 형태, 난간 모양이 다르지?’

‘왜 대문을 들어간 후에도 중간 중간 문이 있을까?’

이동춘 작가는 한옥에 대해 같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 주거문화사 전문가 홍형옥 교수와 함께 책을 엮었다.

『한옥·보다·읽다』 책은 홍형옥 교수의 주거 이야기에 이동춘 작가의 사진 280점이 실린, 건축으로서의 한옥이 아닌 ‘사람살이’ 관점의 한옥 사진집이다. 홍형옥 교수는 한옥을 가계계승, 혼례, 가족, 여자들의 일상에 주안점을 두고 사회문화사적인 측면으로 이해하기 쉽게 집필했다.

전시장 안에는 홍형옥 교수가 집필하면서 색연필로 직접 그린 한옥 풍경 작품 10점도 전시됐다. 한옥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색연필화는 사진과 어우러져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 돋보여 주었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한옥·보다·읽다』 책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용을 마련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인터넷을 활용하여 일반 개인들로부터 투자 자금을 모으는 방식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을 통해 목표 금액인 천만 원의 5배가 많은 금액이 모였고, 후원자가 1,177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동춘 작가의 열정과 책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창조적인 시도를 함께 실현시킨 것이라 자랑스럽다.

홍형옥 교수(좌)와 이동춘 작가(우) / 촬영=천건희 기자
홍형옥 교수(좌)와 이동춘 작가(우) / 촬영=천건희 기자

이동춘 작가와 홍형옥 교수의 우리 것을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집념과 노력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동춘 작가와 홍형옥 교수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깊은 감동을 준다.

“유서 깊은 한옥을 방문할 때면 이곳이 100년 후 1,000년 후에도 전통과 문화가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촬영해 왔습니다.”

“이 책이 우리 한옥이 가진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아가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촬영=천건희 기자
촬영=천건희 기자

한옥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되는 전시 <한옥·보다·읽다>는 오는 7월 21일까지 디자인하우스 모이소겔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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