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투어] MZ세대의 성장 영화...'생각의 여름' 시사회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8.03 18:02
  • 수정 2022.04.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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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롯데시네마 건대점서 시사회 개최
8월 1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

(생각의 여름 장면 중.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생각의 여름 장면 중.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MZ세대는 디지털 중심에 있는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일컫는다.

이들은 평생 저축해도 원하는 지역에 집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세대이다. MZ세대는 취업내집마련결혼을 포기한 세대라고 해서 '3포 세대'라고도 한다.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생각의 여름을 제작한 감독 김종재는 1988년에 태어난 MZ세대이다. 자신의 무기력했던 과거에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황인찬 시인의 시를 읽게 됐다. 감독은 시가 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MZ세대가 가진 무기력함과 여름의 무더위를 담은 영화 <생각의 여름>이 개봉한다.

(생각의 여름 단체. 촬영=서성혁 기자)
(생각의 여름 단체. 촬영=서성혁 기자)

개봉에 앞서 영화 <생각의 여름> 언론배급시사회가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7월30일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종재 감독과 배우 김예은, 곽민규, 한해인, 신기환 등이 참석했다.

“우울했던 나에게 시(詩)가 주는 위안”

(김종재 감독. 촬영=서성혁 기자)
(김종재 감독. 촬영=서성혁 기자)

김종재 감독은 ”MZ세대가 가진 고착상태, 우울감 등의 문제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나 또한 예전에 현실의 장벽에 막혀 무기력함에 빠졌었는데, 시를 통해 치유받는 과정을 영화로 구현하고 싶었다”고 영화제작의 계기를 밝혔다.

감독은 “우리가 시를 낭송하는 것처럼 이 영화도 편안하게 즐겼으면 한다”며 “영화제작 일련의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우울했던 나에게 황인찬 시인이 준 위로가 영화를 통해 다른 세대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석양이 비추는 산 정상에서 촬영한 드라마틱한 영화”

(곽민규 배우(가운데). 촬영=서성혁 기자)
(곽민규 배우(가운데). 촬영=서성혁 기자)

주인공(현실이)의 전 남자친구 역할인 ‘민구’는 곽민규 배우가 맡아 촬영했다. 특히, 주인공을 촬영하다가 영화 속 인물로 전환되는 장면은 꽤 신선했다. 그는 배우이면서 연출 역을 도맡아 했다.

곽 배우는 “촬영 스태프들과 배우 모두가 힘들고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로 ‘촬영장비를 짊어지고 등산한 것’을 꼽는다”며 “힘든 와중에 모두가 열정이 넘쳐 촬영이 오래 이어졌는데, 이때 석양이 비추는 골든타임 때 산 정상에서 촬영한 롱테이크가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내게 연출과 배우를 동시에 한 의미 있는 영화다 보니,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의미가 깊은 시가 개성있는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져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가 됐다”고 이 영화를 추천했다.

“영화 캐릭터마다 보이는 실제 사람들의 모습”

(한해인 배우(가운데). 촬영=서성혁 기자)
(한해인 배우(가운데). 촬영=서성혁 기자)

현실이에게 아픔과 시상(詩想)을 안겨준 주영 役을 한해인 배우가 맡았다. 주영은 등산을 하던 도중 현실을 우연히 만났다. 사실 주영은 현실의 절친한 친구였지만, 현실의 첫사랑과 바람피우고, 먼저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한해인 배우는 “등산하고 촬영할 때 정말 힘들었다”며 “아기자기함과 서정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영화가 참 매력있다”고 소감을 표했다.

(현실이 반대되는 캐릭터 주영.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현실이와 반대되는 캐릭터 주영.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현실이가 갖고자 하는 것을 다 가진 주영이 행복한 낯빛이 아닌 이유를 묻자, 한 배우는 “주영은 현실이와 반대로 많은 걸 가졌듯이 성격도 현실이와는 반대였을 것 같다”며 “현실을 만나기 전, 주영은 심적으로는 오히려 아픔이 많고 어두운 면이 있는 인물로 생각해 연기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 영화를 볼 때, 모든 인물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영화를 볼 때 관객이 개개인이 일상에서 봤던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의 쓸쓸함을 알아가며 얻는 위안”

(오규철 배우(좌)와 신기환 배우(우). 촬영=서성혁 기자)
(오규철 배우(좌)와 신기환 배우(우). 촬영=서성혁 기자)

현실이가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또 다른 알바생 ‘유정’은 신기환 배우가 맡았다. 그녀는 톡톡튀는 밝고 청량한 느낌으로 연기해, 영화 속에서 인간관계에 지친 현실이에게는 힐링의 존재였다.

그녀는 “현실에서 나타나는 ‘솔직함’에 대한 의문이, 영화 속에서도 잘 드러난 것 같다”며 MZ세대가 느끼는 회의적인 인간관계에 관해 공감했다.

신 배우는 “이 영화는 현실이 더욱 두드러져, 오히려 각자 가진 내면의 쓸쓸하고 무거운 감정이 잘 드러난다”며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사는구나’ 하며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며 이 영화에 관해 소감을 말했다.

“시의 구절들이 모여 하나의 영화가 탄생”

(김예은 배우(가운데). 촬영=서성혁 기자)
(김예은 배우(가운데). 촬영=서성혁 기자)

현실이 役을 맡은 김예은 배우는 이 영화에 섭외가 들어왔을 때, 단순히 서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대본을 받고 “대사가 차지고 유머러스한 것이 나 같았다”며 “나를 포함해 MZ세대의 힘들지만 소소한 일상을 그려낸 영화”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촬영 전 황인찬 시인의 시구절 중 ‘유서를 쓰다 보니 시가 됐다’는 말이 있는데, 이를 접하곤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며 “현실이와 우리 세대가 현실과 직면해 있는 동안 감정적으로 요동이 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내 솔직한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시 구절이 하나하나 조각처럼 모여, 영화 속 인물들이 스스로 성장하고 단단해진다. 영화 속 인물들처럼 관객도 충분히 치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실이와 민구가 드디어 만난다.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현실이와 민구가 드디어 만난다.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주인공(현실이)은 마지막 시 한편을 작성하기 위해, 그리고 족쇄를 끊기 위해 자존심을 버리고 전 남자친구(민구)를 만나러 간다. 남자친구 외에도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지금은 남이 된 주영, 같은 처지의 친구 남희, 귀여운 카페알바 동생 유정 등과 아프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는 등 많은 감정을 쏟아내며 주인공은 성장한다.

이렇듯 ‘민구’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시가 안 써지는 것은 짧게 보면 비극일 수 있겠지만, 다른 주변인이 주는 공감과 위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현실이’에게는 결국 희극이었다.

특별하든 평범하든 모든 삶은 자연의 순리대로 돌아간다. 삶을 살아가며 우리는 평범하지만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많은 것을 알아간다. 그렇게 성장해나가며 우리는 주도적으로 인생을 개척해나간다. 우리의 인생은 사람마다 다르고 얽히고설켰을지 모르지만, 멀리 내다보면 각자가 특별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다.

등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시인 지망생 현실과 영화 속 등장인물을 보면 현실에 맞닥뜨린 전반적인 2030세대의 모습을 알 수 있었다. 푸른 여름과 아기자기한 풍경을 배경으로 해 MZ세대의 우울한 현실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한 영화 <생각의 여름>은 오는 1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포스터.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포스터. 사진=(주)인디스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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