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센터탐방] 신중년‧경단녀 서포터...사회적기업 “시니어앤파트너즈”

서성혁 기자
  • 입력 2021.08.20 18:54
  • 수정 2021.08.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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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앤파트너즈 사무실 입구. 촬영=서성혁 기자)
(시니어앤파트너즈 사무실 입구. 촬영=서성혁 기자)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퇴직 후에 쓸모없어진 줄만 알았던 내게 살아 있는 느낌을 들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시니어앤파트너즈 대표 이은정은 시니어재취업 특강에 나가 강연을 하던 도중 강의를 듣는 한 시니어를 만났다. 그 신중년은 대기업 출신에 해외법인 법인장이었지만 현재는 백수라고 했다. 정년퇴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일을 안 한다고 해서 스스로 백수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신중년을 돕고 싶었다.
그때 마침 충청북도청에서 수출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판로개척‧물건발주 등 세일즈기법을 잘 아는 수출전문자문관을 구한다는 것을 이 대표는 알게 됐다. 이에 그 신중년과 이 업무가 맞으리라 생각해 충청북도청을 연결했고, 신중년은 2020년에 7개월동안 일을 담당해 전문적으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은정 대표는 “나는 친구들이 옆에서 출산과 육아로 퇴직할 때 가슴이 아팠다”며 “원래부터 오지랖이 넓어 이런 사람들을 돕고자 해 시니어앤파트너즈에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시니어앤파트너즈는 직장에서 퇴직한 신중년과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등이 재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모작뉴스는 이은정 대표를 만나 시니어앤파트너즈가 하는 일과 사례 등을 듣고 왔다.

 시니어앤파트너즈에 대해 소개?

 모(母)기업에 대해 먼저 설명하겠다. 유앤파트너즈는 기업의 경영자‧임원 등 고급전문인력을 소개해주는 헤드헌팅 회사이다. 시니어앤파트너즈는 자(子)기업으로 퇴직한 시니어와 경력단절여성, 청년까지 근로취약계층에 대해 전문적으로 재취업‧생애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니어앤파트너즈에는 ▲Senior Expert(신중년전문가)서비스 ▲전직지원서비스 ▲경단녀리턴십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앤파트너즈 이은정 대표. 촬영=서성혁 기자)
(시니어앤파트너즈 이은정 대표. 촬영=서성혁 기자)

 Senior Expert(신중년전문가)서비스가 궁금하다.

 퇴직한 고경력 전문인력에게는 재취업의 기회를, 기업에게는 전문인력을 통해 가치창출의 효과를 내도록 돕는 매칭서비스이다.

퇴직한 고경력 전문인력은 1:1 맞춤형 생애재설계, 경력컨설팅, 취업훈련을 받는다. 여기서 고경력 전문인력이라고 하면 대기업이나 고위관료를 생각하지만 아니다. 일반 직장을 다녔어도 꾸준히 그 직장이나 관련 업무에 종사했을 경우 부장급 이상으로 퇴직하거나 그만한 경력이 있기에 이것도 고경력 전문인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은 고경력 전문인력을 채용함으로써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문제해결방법 등의 경영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 회사같은 경우 인력난도 있고, 신생이다 보니 경험있는 시니어를 많이 찾는다. 우리는 스타트업의 의뢰를 받거나 직접 찾아내고, 전문인력으로 퇴직한 신중년을 연결한다.

 퇴직신중년과 이를 채용한 기업의 성공사례가 궁금하다.

 신중년 A씨(현재 68세)는 퇴직 후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니어앤파트너즈에 재취업 의뢰를 요구했다. 신중년 A씨는 기존에 식품관련회사에서 식품연구소장을 하다가 정년퇴직하고 2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채 살아왔다고 했다. 마침 식품관련 연구가 필요해 연구소장을 찾고 있다는 중소기업의 의뢰가 들어왔다. 우리는 식품관련 연구에 필요한 적합한 인재가 A씨임을 알고 바로 기업과 연결을 도왔다.

“일하고 싶다”고 요청했던 A씨는 그 회사에서 6년째 근무하며 인생2막을 써가고 있다. A씨와 간간이 전화하면 “일하는 것이 여전히 행복하고 활발하게 사는 게 더 낫다”고 한다. 뛰어난 핵심인재를 찾기 힘든 중소기업에 A씨는 적합한 인재였고 그 또한 만족하니 서로가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전직지원서비스는 무엇인가?

 300명 이상의 중견기업에서 근무한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퇴직 후 재취업을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신중년이 되면 개개인이 가진 능력과 특성이 뚜렷해져 이에 맞춰서 ▲생애재설계 ▲경력진단 멘토링 ▲취업훈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전직‧창업을 돕는다. 50+센터, 여성인력센터, 평생교육원, 시니어벤처협회 등과 협업을 맺어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퇴직자를 위해 ▲경영설계워크숍 ▲미래설계아카데미 교육 ▲빅데이터 분석전문가 과정 ▲중장년 드론국가자격증 과정 ▲인생설계전문강사양성과정 ▲재직자 생애설계& 커리어 코칭 기획운영 등이 이루어진다.

 경단녀 리턴십서비스는?

 여성은 출산 혹은 육아때문에, 직장을 관두는 경우가 많다. 이후, 육아가 길어지며 자연스레 경력이 단절되는데, 전 직장에서 전문 업무를 담당했던 여성에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이다. 경력의 전문성만이 아닌 한 직장에서의 근속여부와 퇴사사유 등을 묻는다. 즉, 경단녀의 과거 성실성을 본다. 이후 거래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과의 알선으로 정규직 또는 긱워커로서 근무하도록 일자리를 소개한다.

KEB하나은행, LF, ㈜ 아누리,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 등과 협업해 이 사업을 진행한다. 상담원재, 시니어케어, 보육교사, 대기업‧금융기관 등에 경단녀를 알선한다.

 경단녀의 재취업 사례가 궁금하다.

 경단녀 리턴십서비스를 받고자 들어온 경단녀를 우리가 오히려 채용한 사례가 가장 독특할 것 같다.(웃음)

지금 시니어앤파트너즈에서 2년째 일하고 있는 분이 계신다. 경력단절여성이라고 했지만, 그의 스펙은 화려하다. 호텔을 20년동안 경영했던 B씨(현재 58세)이다. 이분은 결혼 후 남편이 미국으로 발령나 어쩔 수 없이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둬야 했다.

이후, 귀국해 다시 일을 시작하려 했지만, 마땅히 채용되지 않아 ‘리턴십서비스’를 받으려고 이곳에 온 것이었다. 직무연관성은 없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 20년동안 호텔을 경영했던 점 등을 보고 오히려 우리가 채용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재작년에 가치나눔사업으로 우리에게 교육을 받은 경단녀 C씨가 있다. 수료하는 과정에서 C씨와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눴는데, 20년 동안 애만 키우다 학원에서 상담역할을 1년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C씨의 성격과 분위기가 좋아 보였고 나는 시니어앤파트너즈에서 일해볼 생각이 있냐고 제안했다.

C씨는 처음에는 “해본 적도 없고 폐만 끼칠 것 같아 두려워요”하고 거절했다. 하지만, 내가 “주3회 파트타임으로도 근무할 수 있다고 제안했고, 두려워 말라”고 말하니 응했다. 직장 경험이 거의 없던 50대이지만, 20년동안 두 아이를 키운 경력을 보고 채용했다. 결과적으로 학원 상담실장으로서 짧은 경력만을 갖고 있었지만, 회사 내에서 기대이상으로 놀라운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시니어앤파트너즈의 차별점이라면?

 가치나눔사업으로 선정된 평판조회전문서비스와 생애설계멘토단 활동이 있다.

(평판조회전문가교육 중. 사진=시니어앤파트너즈 제공)
(평판조회전문가교육 중. 사진=시니어앤파트너즈 제공)

평판조회전문서비스란 기업에 지원한 지원자의 경력과 스펙만이 아닌, 인성과 전 직장의 이력까지 볼 수 있는 ‘후보자 검증 서비스’이다. 쉽게 말해, 지원자가 다녔던 회사 등의 이력을 보고 ‘이직 이유’, ‘전 직장에서 본 지원자의 모습’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선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 그만큼의 인력도 요구된다. 운이 좋게도 사회적기업대상 공모사업인 가치나눔사업으로 선정됐다. 우리는 교육과정을 만들었고, 가을에 실제로 평판조회전문서비스에 경단녀를 투입할 예정이다.

생애설계멘토단이란 경단녀가 강남구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진로체험과 MBTI 등의 심리검사와 직업교육 등을 멘토로서 제공하는 가치나눔사업이다. 작년에는 경단녀 20명을 고용해 아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전했다. 특히 경단녀의 대부분은 육아 중이거나 집안일 때문에 바쁜 일상을 보내는데, 프리랜서처럼 파트타임으로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든 생각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활동역역을 추구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본의 아니게 1막 끝내고 2막을 시작한다면, 조급하지 말고 각 지자체에서 하는 무료 교육프로그램 혹은 유튜브 등을 통해 여러 분야의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학교에 들어갈 때,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전공을 선택해서 들어간다. 그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태반이다.

‘작은 것을 크게 받아들이는 자에게 큰 것이 찾아든다’라는 말이 있다. 1막이 끝났다고 해서 단절된 것이 아닌, 매번 피고 짐을 반복하는 꽃처럼, 새로 태어나 자신의 역할을 자연스레 알고 울부짖는 여름 매미처럼, 새로운 것이든 원래 것이든,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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