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폐플라스틱을 다시 디자인하다...‘터치포굿’ 업사이클링 스토리
[업사이클링] 폐플라스틱을 다시 디자인하다...‘터치포굿’ 업사이클링 스토리
  • 서성혁 기자
  • 승인 2021.09.0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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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을 다시 디자인하다]

'터치포굿' 업사이클링 스토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업사이클링을 이용한 화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모작뉴스 서성혁 기자]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늘어난 만큼 일회용품 사용 빈도도 증가했다. 사람들이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 먹으며 폐플라스틱 등이 많이 나와 환경을 이전보다 더 신경써야 하는 시대가 왔다. 어떤 사람들은 “버린 쓰레기를 활용해 새롭게 다시 쓰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쌓여가는 쓰레기를 일상으로 가져와 새로 다시 쓸 수 있도록 업사이클링 하는 사람들과 기업이 늘고 있다.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은 잠시 쓰고 버려지는 자원을 업사이클링 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고자 설립됐다. 이 기업은 ▲버려진 자원으로 새롭고 특별한 제품을 판매 ▲폐기물을 가진 기업과 연계한 컨설팅 ▲도시형 환경교육으로 재활용 방법 공유 ▲업사이클 연구 등을 진행한다. ‘터치포굿’은 업사이클 연구를 통해 짧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리플라’ 리빙랩을 시작했다.

버려진 자원에 숨을 다시 불어주는 ‘터치포굿’은 생활 속에서 사용이 가능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를 보겠다.

터치포굿의 초기 업사이클링 제품

#사례 1. 선거현수막으로 에코백을 만들다!

(선거현수막으로 만든 에코백. 각 색깔마다 정치성향을 의미한다. 사진=터치포굿 제공)
(선거현수막으로 만든 에코백. 각 색깔마다 정치성향을 의미한다. 사진=터치포굿 제공)

시끄럽게 들리는 선거공약소음 외에도 선거기간에는 선거현수막이 매 신호등, 골목마다 걸린다. 자신을 뽑아달라는 외침의 선거현수막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 정당끼리 싸우던 선거가 끝나면 쓰레기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올해 4월, 서울시 등에서는 재보궐선거를 진행했는데, 폐현수막이 무게로는 920t, 개수로는 1만2700여개가 나왔다고 선관위에서 집계했다.

선거현수막은 오염, 세척비용 문제로 고물상에서도 받지 않는다. 터치포굿은 선거 후 애물단지가 되는 현수막을 에코백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 활동을 지난 대선인 2017년에 진행했다. 오랫동안 고민해 만들어낸 정치인의 공약, 약속이 담긴 현수막이 버려지지 않고 에코백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터치포굿은 에코백으로 만들기 위해, 각 정당에서 현수막을 수거해 세척했다. 이후 다이어리를 제작하고 남은 가죽으로 바깥주머니를 만들어, 에코백을 완성했다. 이렇게 탄생한 선거현수막 에코백, ‘5년의 약속 프로젝트’는 당초 예상보다 5배 높은 후원을 받았다.

#사례 2. 수납블록으로 세 마리의 토끼를 잡다!

(수납과 디스플레이, 리디자인 등 다양하게 가능한 블럭박스. 사진=터치포굿 제공)
(수납과 디스플레이, 리디자인 등 다양하게 가능한 블럭박스. 사진=터치포굿 제공)

플라스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미 생산된 것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렇듯, 플라스틱은 제작‧사용 과정보다 버려져 분해되는 시간이 훨씬 길어 쌓이고 아무 데나 버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터치포굿은 폐플라스틱을 모아 물건을 보관하는 상자인 ‘업사이클 블록상자’로 다시 만들었다.

업사이클로 만들어진 제품은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기존에 사용된 여러 가지의 플라스틱은 형형색색 아름답지만, 이 색들이 모이면 이상한 색이 나온다. 환경적 가치도 생각하며, 소비자가 업사이클링 제품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을 만들었다. 또한, 수납함의 모양을 블록형태로 만들어 공간 활용도 생각했다. 디자인과 실용성 그리고 환경까지,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은 것이다.

다시:플라스틱을 쓰다...리플라 프로젝트

“굳이 새 플라스틱으로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졌던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은 리플라(RE:PLA)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일상 속 용품으로 사용하도록 연구하는 터치포굿의 리플라 프로젝트에 동행하고자 업사이클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폐플라스틱으로 새로운 제품을 제작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직장인‧영상크리에이터‧일반인‧사회적기업가 등 80여명의 다양한 사람이 리플라 프로젝트에 신청했다. 그중 4개의 리플라 제품이 선정됐다.

“종이재활용에 방해되는 스테이플러를 대신하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업사이클립. 사진=터치포굿 제공)
(업사이클립. 사진=터치포굿 제공)

회사원인 A씨는 평소 논문, 서류 등에 사용되는 종이를 한번에 집어주는 스테이플러가 재활용에 방해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클립이나 집게는 철로 돼 있어 재활용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복합재질이다. 또한, 스테이플러로 종이를 묶었다면, 재활용을 위해 제침기나 손톱으로 일일이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번거로워 이렇게까지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문구류 쓰레기를 줄이고자, A씨는 ‘업사이클립’을 제작했다. 스테이플러를 이용하면 재활용되지 않는 심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점,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폐기된 플라스틱으로 클립을 만들었다는 장점이 있다.

“마스크걸이까지 만들면서 자원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어요”

(마스크훅. 사진=터치포굿 제공)
(마스크훅. 사진=터치포굿 제공)

코로나19로 마스크는 어마어마한 양이 쌓이고 버려지며 새로운 쓰레기가 됐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양도 그만큼 많아지며, 여분 마스크를 이용해 의자를 만든 청년도 있다. 한편, 집에 돌아오면 마스크를 식탁이나 책상 등에 놔두곤 한다.

영상크리에이터 B씨는 “마스크걸이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리플라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됐다. 마스크뿐만 아니라 가벼운 생활물품을 걸 수 있는 업사이클링 고리 ‘마스크훅’은 대리석 느낌으로 고운 색을 띤다. 또한, 냉장고나 철제보드에 탈부착할 수 있는 자석이 뒤에 있어 활용하기 편하다.

“호신용 호루라기도 플라스틱용기로 만들 수 있더라구요”

(휘슬업. 사진=터치포굿 제공)
(휘슬업. 사진=터치포굿 제공)

여성건강친화브랜드 SAIB 박지원 대표는 제품의 플라스틱 용기가 여성에게 도움되는 제품으로 재탄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위급 상황 시 주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호신용 호루라기’를 업사이클링 하자고 제안했다.

호신용 호루라기인 ‘휘슬업’은 업사이클링을 통해 생긴 플라스틱 특유의 마블링 디자인이 인상적인 특징이다. 그래서 키링이나 가방 액세서리가 되고, 동시에 호신용품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으로 불어도 무해한 소재로 제작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리플라연구소...업사이클링 4영역

터치포굿은 리플라연구소도 마련했다. 연구소는 ▲버려지는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업사이클 산업 연구 ▲업사이클 활성화 기술연구 ▲버려지는 자원을 일반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소재를 모아 중개 등을 진행하고, ▲참여자들에게 직접 체험할 공간도 제공한다. 그 결과, 수거부터 제작의뢰, 체험까지 다양한 유형으로 일상 속 여러 가지 물건이 업사이클링 돼 재탄생했다.

터치포굿은 리플라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직접 다른 사람들이 체험하는 것을 봄으로써 업사이클링의 영역이 ▲인식 ▲일상 ▲기술 ▲디자인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함을 알게 됐다.

“리사이클링 제품에는 모두 의미가 들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일상에서 자주 쓰면서도 디자인도 예쁘고,

사용할 때 환경문제를 계속 생각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업사이클링의 네 가지 영역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우리는 생각해서 만들었죠.”

-터치포굿 김경희 담당관 인터뷰 中-

업사이클링의 4영역으로 만든 ‘코알라에이드(aid:원조)담요’

(화마 속 코알라가 소방관에게 안겨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화마 속 코알라가 두려웠는지 소방관에게 안겨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 인식

코알라,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입은 동물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호주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이때, 호주의 코알라 8천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호주 남동부 지방에서 발생한 산불은 해변지역에 사는 주민과 동‧식물에게 큰 피해를 미쳤다. 피해의 규모는 한반도 면적의 85%(약22만km2)였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였다. 페트병을 매립‧소각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매년 건조하고 뜨거운 호주의 여름은 산불이 자연스레 발생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며 비가 덜 내리게 되고 인도양의 수온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번 호주 대규모 산불보다 심한 자연재해가 나게 된다면 인간과 동‧식물에게는 더 큰 피해가 올 것이다.

자연이 파괴되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에 터치포굿은 호주의 대표 동물 ‘코알라’를 담요를 통해 ‘자연보호’ 인식(슬로건)을 내세웠다.

#2. 일상

애착인형+담요의 기능을 동시에!
자연보호의 인식을 일상에 접목시키고 싶던 터치포굿은 ‘코알라 에이드 담요’를 만들었다. 에이드 담요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안고 자는 귀여운 애착인형이다. 또한, 추울 때 따뜻하게 몸을 덮어주는 담요의 기능도 수행한다. 두 가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있는 제품이다. 또한, 코알라 에이드 담요라는 이름처럼 코알라 화상치료와 호주산림 복구를 위해 판매 수익금을 전액 기부한다.

#3. 기술

딱딱한 폐플라스틱에서 ‘포근‧따뜻’한 원단으로!

(플라스틱은 폐기되는 데만 100년 가량 걸린다. 사진=터치포굿 제공)
(플라스틱은 폐기되는 데만 100년 가량 걸린다. 그림=서성혁 기자)

코알라 담요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로 제작된 제품이다. 폐페트병을 모아 세척 후, 분쇄과정을 거쳐 EF극세사 원단으로 제작한다. 이런 기술로 폐페트병이라는 인식과는 다르게 보들보들한 촉감으로 담요와 인형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폐페트병이 분해되는 시간이 80~100년인데, 그대로 버려지지 않고, 다시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하는 것은 환경보호에 일조하는 것이다.

#4. 디자인

“‘리사이클링 제품은 안 좋을 거야’”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어요.

(소방관 헬멧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사진=터치포굿 제공)
(소방관 헬멧은 탈부착이 가능하다. 사진=터치포굿 제공)

대개 사람들은 재활용된 제품에 선입견을 품고 있다. 재활용돼 품질이 안 좋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휴대폰 포장상자를 열었을 때, 열기만 해도 가격이 내려가는 것처럼 말이다. 재활용 제품은 품질이 안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수요가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런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선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인식개선을 통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따라서, 디자인이 우수하고 이야기(인식)가 있어야 한다. 이 제품은 입체감 있는 코알라 디자인에 맞는 색감을 조화롭게 구성했고, 소방관 헬멧모양 패치를 핀으로 구성해 언제든 탈부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코알라 에이드 담요는 ▲환경보호의 인식(호주 산불과 코알라 이야기) ▲기술(폐플라스틱 사용으로 부드러운 EF극세사 원단 제작) ▲일상(담요+애착인형)에서 ▲다용도로 사용 가능한 디자인(입체감 있는 코알라 디자인과 이에 어울리는 담요 색감) 4영역을 가질 수 있었다.

이외에도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은 폐플라스틱을 펠트로 제작해, 환경보호와 이야기를 담은 후리스‧스카프 등까지 제작했다. 터치포굿'의 업사이클링 이야기는 아픈 환경을 위해 꾸준히 전해질 것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따지듯 물어보시는 분이 계셨어요.

우리는 버려진 자원의 가능성을 찾습니다.

쓰레기라 불리는 폐플라스틱도 예쁜 꽃처럼 다시 피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 제품이 되기를 바라요.

그리고 지구가 자전하듯, 우리가 사용한 걸 다시 쓰는 순환의 구조로 변하면 좋겠어요.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의 업사이클링 리빙랩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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