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어르신이 손주와 카톡...‘디지털 세대 이음단’ 눈길

윤철순 기자
  • 입력 2021.09.10 15:47
  • 수정 2021.09.1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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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키오스크 사용법, ‘맞춤형 눈높이’로 교육하며 인기
100명의 디지털 강사들, 11월 종료 앞두고 “지속 추진” 기대

(디지털 세대이음단 강사가 시니어들에게 1:2 맞춤형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디지털 세대이음단 강사가 시니어들에게 1:2 맞춤형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50플러스재단 제공)

[이모작뉴스 윤철순 기자] 코로나19로 스마트폰과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등을 사용하는 비대면 서비스가 늘면서 서울시50플러스재단(재단)의 시니어 대상 디지털 역량강화 사업인 ‘디지털 세대 이음단’이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세대 이음단(이음단)은 디지털 소외로 불편을 겪고 있는 70대 이상 고령층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사용법을 ‘맞춤형 눈높이’로 교육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50대 디지털 강사 모임이다.

어르신들의 ‘디지털 고민’을 해결해주는 이음단은 지난 6월 선발된 100명이 16시간의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 이수 후 7월 중순부터 집에서 가까운 곳의 서울시내 67곳 노인복지시설에서 디지털 강의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실태조사한 고령층(60~70대)의 디지털정보격차는 일반 국민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70대는 디지털 접근과 활용 역량 모두 매우 낮았다.

이러한 디지털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강사 한 명이 다수의 어르신을 상대로 하는 기능 위주의 강의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음단 강사들은 한 강의에 단 두 명(1:2)의 시니어만 가르친다.

재단은 이음단 강사 양성과 강의 활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령층 맞춤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학습자용 교재(워크북)와 키오스크 교구도 제작했다. 강사들은 어르신들과 협의해 학습주제 영역을 정한 뒤 워크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배운 내용을 직접 스마트폰에 적용하도록 돕고 있다.

시니어 수강생들은 주 1회 2시간씩 한 달 총 8시간 동안 교육을 받는다. 강사는 한 달 동안 네 팀(8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월 최대 40시간 강의하며 시간당 1만 원가량의 활동비를 받는다.

정릉실버복지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수현 강사는 “수업 전에 사회복지사를 통해 학습자의 성향과 스마트기기 사용 수준을 미리 파악했더니 수업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며 “본격적인 수업 시작 전에는 종이접기를 하면서 어르신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손가락 운동과 목운동으로 긴장된 몸을 풀어드리니 어르신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활동 소감을 밝혔다.

이음단은 스마트폰 자판 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전화 기능만 사용하던 80대 후반 어르신이 교육을 통해 집중적으로 자판 연습을 해 손주들과 카카오톡을 시작했다는 강사들의 활동 사례도 전했다.

이음단 활동은 오는 11월 19일 종료된다. 김 강사는 이음단 활동에 아쉬움을 표하며 “‘디지털 소외’ 어르신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며 “내년에도 이 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음단 강사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건 어르신이 자존감을 잃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소통하고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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