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할머니 구해낸 반려견 '백구'... 한국 최초 ‘명예 119구조견’ 임명

이선희 기자
  • 입력 2021.09.15 12:58
  • 수정 2021.09.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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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체온 지켜준 ‘백구’덕분에 생존, 반려견이 은인
미 CNN, 90세 치매 할머니 지킨 백구에 감탄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 , 소방교 계급장 수여

 

(백구, 한국 최초 '명예 119구조견' 임명. 사진=충남소방본부 제공

[이모작뉴스 이선희 기자] 반려견 백구가 지난달 25일 새벽 홍성군 서부면 송촌마을 근처에 쓰러져 있던 90세 할머니를 구해냈다. 김 할머니는 실종된지 40여 시간 만에 2km 떨어진 논 가장자리 물속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실종할머니 수색 현장. 사진= 충남소방본부 제공)

홍성 경찰은 할머니가 실종된 직후 인근 농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방범대, 마을 주민들과 협력해 주변 수색에 나섰다. 합동 수색대가 인근 주변을 모두 수색했지만 새벽부터 계속된 비로 인해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이틀 내내 할머니 곁을 지킨 백구 덕분에 할머니를 구조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경찰은 밤새 내리는 비에도 백구가 김 할머니의 가슴에 기대 체온을 유지시켜준 덕분에 생체온도반응탐지 드론이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종당일, 할머니를 따라나선 백구가 밤새 내리는 비에 추위로 쓰러져 있던 할머니 가슴에 기대 곁을 지켰고, 서로의 체온을 유지한 덕분에 생체온도반응탐지 드론에 발견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90대 어르신이 40여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반려견 백구가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명예 119 구조견' 백구. 사진=충남소방본부 제공)

▶ 백구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 8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소방교 계급장 수여

충남소방본부는 백구를 전국 1호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하고 8급 공무원에 해당하는 소방교 계급장을 수여했다. 국내에서 반려견을 명예 구조견으로 임명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성소방서는 “백구는 치매를 앓고 있는 90세 할머니가 길을 잃어 논둑에 쓰러진 뒤 하루가 넘도록 곁을 떠나지 않았다”며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해 명예 119구조견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명예 구조견 임명식에 참석한 양승조 충남지사는 “백구가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 모두를 감동시켰다”며 “주인을 충심으로 사랑하는 행동은 사람도 하기 어려운 지극한 효(孝)와 같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3년 전, 길에 버려졌던 유기견 ‘백구’를 구조해 가족처럼 지내왔고 백구가 대형견에게 물려 생사의 기로에 서 있을 때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등, 백구를 평생동반자로 여기며 함께 살고 있다.

(김 할머니와 백구. 사진=홍성군청 제공)

▶ 미 CNN,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 외신, 90세 치매 할머니 지킨 백구에 감탄

한편, 미국의 CNN방송은 “주인의 목숨을 살린 견공이 한국 최초로 명예 구조견에 임명되다('The dog who saved the life of the owner was appointed as the first honorary rescue dog')”라는 제목으로 백구 소식을 보도했다.

CNN은 ”백구 덕분에 할머니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며 “용기 있는 4살짜리 백구를 통해 개와 사람이 왜 가장 친한 친구인지 그 이유를 알았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백구가 실종 노인의 생명을 구하고, 한국 최초로 명예 구조견에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보스턴주 지역언론 WCVB도 CNN 뉴스를 인용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현재, 홍성의료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김 할머니는 백구를 애타게 찾고 있으며, 상황이 호전되는대로 백구와 만날 날 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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