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간암의 치료와 예방'...경희대학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

이선희 기자
  • 입력 2021.09.23 14:12
  • 수정 2021.09.24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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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발생률 6위, 50대 중년 남성이 많아
만성B형간염, 만성C형간염, 장기간 과음 등이 원인
간절제술, 간이식술, 비수술적 치료 등 시행
술을 절제, 균형잡힌 식단, 운동 등으로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

(김범수 교수와 인터뷰. 왼쪽 이선희 기자, 오른쪽 김범수 교수)

[이모작뉴스 이선희 기자] 간은 침묵의 장기로서 대부분 간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병변이 매우 커지기 전까지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 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간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복부의 통증이나 체중감소, 피로, 황달, 등의 증세가 나타났을 때 다른 병변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B형간염 환자나 C형간염 환자, 알콜성 간질환,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증상만으로 간암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고위험군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간암은 특히 50대 중년 남성에게서 잘 발생하고 있으며 다른 암 종에 비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은 편이다.

경희대학교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와 함께 ‘간질환과 간암의 외과적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Q. 우리나라의 간암의 발병율은

(사진=대한간학회 제공)

국내 암 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위암(15.4%), 폐암(15.2%), 대장암(13.0%), 전립선암(11.5%), 간암(9.1%)으로 5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암 종이다.

여성의 경우는 유방암(20.5%), 갑상선암(19.1%), 대장암(9.8%), 위암(8.2%), 폐암(7.9%), 간암(3.5%) 순으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암사망률. 사진=통계청 제공)

또한 암사망률은 폐암(1위)에 이어 2위를 나타내고 있다.

Q. 우리나라의 간암발생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간염발병 원인. 사진=국립암센터 제공) 

간암으로 발전하는 원인질환으로는 ‘만성B형간염(74.2%)’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만성C형간염(8.6%),’ ‘장기간 과음 (6.9%),’ 기타(10.3%)의 순으로 나타난다. 기타 원인으로는 간경병증이나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비민 및 대사증후군 등이다.

Q. 간에 생기는 혹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암이 발생한 간의 형태. 사진=김범수 교수 제공)

첫 째, 간의 양성 종양( 간선종, 담관선종, 혈관종)

둘 째, 간의 종양 유사병변( 낭종 국소성 결절성 과식증, 과오종, 염증성 가성종양)

셋 째, 간의 악성 종양(간세포암종, 담관이종, 맥관육종, 전이암) 등이 있다.

Q. 간암의 특징은

간암 증상이 발생했다면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로 봐야 한다. 다른 암에 비해 복잡하며 간암과 만성간경변 모두 치명적이며 전신적인 보조항암요법의 효과가 적고 재발을 잘한다.

Q. 간암의 검사와 진단은

혈액검사와 간초음파 검사, CT, MRI 등 영상검사가 있으며 위의 검사로 불명확할 경우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간암의 치료

Q. 간암의 치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간암 치료법 비교. 사진=김범수 교수 제공)

간암의 치료는 상당히 복잡하다. 완치를 위한 근치적 치료가 있는데 여기에는 간절제, 간이식, 국소요법(경피적 에탄올 주임, 고주파 열치료)이 포함된다.

또한 완치보다는 임시적으로 상태를 양호하게 하는 고식적 치료가 있다.

여기에는 간동맥화학전술과 항암요법, 방사선치료 등이 있다.

Q. 근치적 치료인 간절제와 간이식, 에탄올 주입법 중 생존율이 가장 높은 치료법은 무엇인가

간이식의 1년 생존율이 84~90%, 5년 생존율이 65~75%로, 간절제 (74~96%, 25~72%)나 에탄올 주입법(87~98%, 29~54%)보다 가장 높다.

완치를 위한 근치적 수술 가운데 간절제에 대해 먼저 알아본다.

▸간절세술

Q. 간절제술에 적합한 환자는

간암 수술 여부는 간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남은 간 기능에 따라 좌우되는데 절제술은 간암이 비교적 초기 단계인 경우에 시행하게 된다.

따라서 환자의 연령, 심장병, 고혈압, 당뇨의 여부와 종양의 크기, 혈관 침범여부, 전이여부 등 종양인자와 함께 차일드 A등급, 황달 2미만, 복수가 없는 경우 등 간기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결정한다.

(간절제가 적합한 환자)

- 간정맥, 대정맥, 간문맥 등의 암의 침윤이 없는 경우

- 간외 전이가 없는 경우,

- 혈소판 수치가 80,000이상인 경우

- 알부민 수치가 3.5이상인 경우

- 황달 수치가 2.0 미만인 경우 등의 환자에게 간 절제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Q. 간절제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수술은 암으로 생각되는 병변과 주변 정상 조직을 함께 절제하는데 적절한 경계를 두고 충분히 절제하는 것이 재발의 가능성을 낮추어 준다. 따라서 광범위하게 절제가 가능한 수술은 다른 국소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다.

▸간이식술

Q. 간이식술이란

간은 현재까지도 그 기능을 대신할 인공장기가 없다. 간이식이란 간 기능이 저하되어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의 간을 제거하고 정상인의 간을 수술로 적출하여 환자에게 이식하여 간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법이다.

간암의 치료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간이식술이다. 그러나 수술을 하더라도 3년안에 절반 정도는 재발 소인이 있다. 최근에는 간절제가 가능한 종양에도 간이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간세포암 환자에서 간이식을 적용하여 간암과 만성질환을 동시에 치료하기도 한다. 간절제술이나 간동맥색전술에 비해 장기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장기 부족으로 뇌사자의 간을 제공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체간이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Q. 간이식의 선택기준은

(간이식의 선택기준인 '밀란기준'. 사진=김범수 교수 제공)

이탈리아의 밀란 대학교에서 발표한 ‘밀란기준(Milan criteria)'에 따라 단일종양이 5cm 이내이거나 세 개 이하의 종양이 3cm 이내이면 간이식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Q. 간이식은 어떻게 진행되나

(복강경으로 진행하는 간이식술. 사진=김범수 교수 제공) 

생체부분 간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 영상, 정신, 건강상담을 통해 사화복지사와 상담을 거쳐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의 승인을 신청하고 이식 승인 확인 후 수술을 한다.

뇌사자 이식은 이식검사를 진행하고 간질환에 따른 응급도 결정 후,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 에 등록한 후 수혜자가 선정되면 수술을 진행한다. 이 경우 대기 시간이 필요하다.

(간이식 환자 중 간암환자 비율.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생체 간이식 환자 중 간암이 있는 환자의 비율이 2020년 36.9%로, 2010년 43.0%에 비해 약간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

Q.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경동맥 화학전술 •고주파 열치료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방사선 치료 •항암 약물요법 등이 있다.

✔ 고주파 열치료

고주파 열치료술은 고주파를 발행시켜 10~40분가 종양을 태워서 제거하는 것으로 종양의 크기, 개수, 위치에 따라 다르다.

✔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은 초음파를 이용하여 종양 내부에 가는 바늘을 삽입한 후 고농도(95%)의 에탄올 또는 아세트산을 주입하는 것으로 종양의 크기가 3cm 이하, 개수가 3개 이하인 경우 효과적이다. 단점으로는 알코올이 종양 내의 격막을 고르게 통과하지 못하여 여러번 바늘을 삽입해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 방사선 치료

방사선 치료는 최근 영상기술과 방사선치료 기법의 발달로 암에 국한된 방사선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간 기능을 보존하고 주변 장기에 부작용을 줄이는 등 치료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간암의 치료에서 방사선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는 주요 혈관의 침범이 있는 국소적으로 진행된 간암이나 비수술적 치료 후 잔존하거나 재발한 간암, 크기가 작지만 위치 등의 문제로 국소치료가 곤란한 간암, 증상완화 치료의 목적 등에 주로 사용된다.

✔ 전신항암제

통상 주요 혈관으로 종양의 침범이 있거나 간외 전이기 동반된 경우, 간기능이나 전신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여 추가치료를 적극 고려할 수 있는 상태 등에 활용할 수 있으나 뚜렷한 생존율 향상은 증명되지 않고 있다.

Q. 간암 수술 후,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

간암 수술 후 일부의 환자에게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감염 및 출혈이나 일시적인 담즙 유출, 황달, 복수 등이 대표적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을 겪는 환자는 상당수가 간 기능이 심하게 저하되어 있어 수술 후에도 회복이 힘들어 수술 후 관리가 필수적이다.

Q. 간은 수술 후 재생을 하나

간은 절제 후 가장 재생이 잘되는 장기로, 간경변증이 없는 정상 간의 경우에는 절제 후 일주일 동안 가장 활발히 재생된다. 또 한달이 지나면 우리 몸에서 필요한 간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재생이 잘 된다. 따라서 정상인의 경우 전체 부피의 75%까지 절제술이 가능하다.

▸간암의 예방

Q. 간암의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하나

✔ 1차적 예방

1차적 예방으로 간암의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신생아와 감염될 위험이 있는 소아 및 B형 간염 고위험군, 즉 만성 B형 간염환자 가족이나 보건의료 종사자, HBV 유병율이 높은 지역으로 여행을 한 사람, 주사 약물 남용자 등은 간암으로 발전 할 소양이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또한 C형 간염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고 알코올 남용을 피하며 비만이나 당뇨와 같은 대사질횐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 2차적 예방

고위험군 환자의 간암발생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

만성 B형, C형 바이러스성 간염환자는 염증이나 섬유화를 감소시키기 위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해야 한다.

✔3차적 예방

간암은 간절제 후 5년 재발율이 50~70%로, 간암 환자에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하면 HBV 관련 간암 재발을 50% 감소시킬 수 있다.

Q.간암에 좋은 음식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해산물, 콩나물과 아스파라거스, 채소와 과일, 올리브오일, 커피

첫째, 해산물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은 기력과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타우린을 충분히 섭취하면 피로한 간의 회복을 도와 간기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 특히 갑오징어에는 타우린이 1200mg/100g 함유되어 있으며 문어, 재첩, 모시조게, 굴 등도 간에 좋은 식품이다.

다만, 간은 주로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간성혼수가 있는 경우에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둘 째, 섬유질과 각종 비타민,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채소와 과일이 좋다, 특히 콩나물과 아스파라거스는 아스파라긴산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술을 마신 뒤 이를 해독하는 과장에서 생성되는 독성불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제거해주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무는 섭취하였을 때 간에 도움이 되는 아미노산을 생성해 간이 피로해지는 것을 막아주고 지방간의 위험도 줄여준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베리류나 토마토 등도 간에 좋은 음식이다. 안토시아닌과 라이코펜 같은 항산화 성분은 세포내 활성산소를 제거해 염증을 줄여주는 함염증 작용이 탁월하다.

셋 째, 불포화지방이 풍부하게 함유된 올리브오일 같은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올리브오일에는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성분인 올레오칸탈과 같은 천연 페놀화합물이 풍부하여 함염증과 항암 작용에 도움을 준다.

특히 올레칸탈의 경우, 정상세포에 피해를 주지 않은 채 30분 내지 1시간 사이에 암세포만 빠르게 사멸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올레칸탈 성분은 올리브오일을 생으로 공복에 20ml 정도 음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넷 째, 무가당 커피를 하루에 세 잔을 마시면 간암 위험이 5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뇨병은 간암의 위험요소인데 커피가 당뇨의 위험을 감소시켜주기 때문이다.

Q.간암에 나쁜 음식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술, 불에 탄 육류, 햄,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 짠음식, 흰빵, 흰밥, 인공첨가물

첫 째, 술은 간에 가장 치명적이다.

간염바이러스 양성인 환자가 금주를 하면 간암 발생의 확률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아야겠지만 불가피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음주 전 가볍게 음식을 섭취하고 가급적 천천히 마셔야 한다. 또한 음주 전에 물을 마셔주면 알코올 대사물질이 빨라 배츨되어 간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음주 후 해장술 또는 불필요한 에너지 음료를 복용하는 것은 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간이 좋지 않은 환자들이 술을 마시는 행위는 독약을 조금씩 먹는 것과 같을 정도로 위험한 것이다.

둘 째, 불에 태운 붉은색 육류, 소시지나 베이컨, 햄 같은 육가공품, 짠 국물이나 젓갈 같은 짠 음식, 과자, 햄버거나 피자, 라면 같은 즉석식품, 흰밥이나 흰빵, 파스타같은 정제 탄수화물, 인공첨가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이자 해독작용까지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이므로 간에 문제가 생기면 섭취하는 음식과 약복용에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간암 환자의 사망원인 1위가 바로 간기능 저하이기 때문에 간암 환자는 평소 간기능이 나빠지지 않도록 간에 좋은 음식과 균형잡힌 식단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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