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지킴이 '자치경찰 우리동네 영웅' 3인

김남기 기자
  • 입력 2021.10.20 14:26
  • 수정 2021.10.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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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모, 34년 전 실종된 아들 유전자 분석으로 극적 상봉
자살기도자 10미터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구조
의식 잃은 고령의 국가유공자 독거노인 구조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한은주 경사와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김현필 경위, 전남 목포경찰서 상동파출소 박태엽 경위(왼쪽부터).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이모작뉴스 송선희 기자] 행정안전부는 자치경찰 출범 100일을 맞아 지역사회에 기여한 자치경찰 3명을 ‘자치경찰 우리동네 영웅’으로 선정했다. ‘자치경찰 우리동네 영웅’은 17개 시·도로부터 대상자를 추천받아 2,600명이 참여한 대국민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70대 노모, 34년 전 실종된 아들 유전자 분석으로 극적 상봉

(34년 전 헤어진 아들과 어머니가 청주상당경찰서 소회의실에서 극적으로 상봉. 사진=상당결팔서 제공)

상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한은주 경사는 유전자분석제도를 활용해, 34년 만에 장기실종아동을 발견하고 가족 인계를 위한 상봉식을 개최하는 등 장기실종자 문제 해결에 기여해 자치경찰 우리동네 영웅으로 선정됐다.

1987년까지 경북에서 지내던 A씨는 8세 때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

A씨를 잃어버린 가족들은 주변 보호 시설을 샅샅이 뒤지고, 미아 신고를 했지만, 당시 실종 수사 역량이나 유전자 분석 등 기술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A씨의 어머니인 70대 B씨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지난 6월 아들을 찾기 위해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유전자를 등록했다.

한 경사는 실종자가 그동안 생활했던 4개 사회복지시설과 함께 영상물과 기념액자를 제작하여 올해 9월 6일에 청주상당경찰서에서 열린 가족상봉식에서 실종자 가족에게 증정했다.

34년 만에 아들을 찾은 B씨는 "잃어버린 아들을 찾게 돼 너무 기쁘고 , 꿈만 같다"며 "미안하고, 잃어버린 마음에 죄책감도 많이 들지만,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게 도와주신 경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단순한 실종자 발견, 만남 주선을 뛰어넘은 자치경찰의 사려 깊고 감동적인 서비스로 평가받았다.

10미터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구조

(김현필 경위 형산강 자살기도자 구조현장. 사진=포항남부경찰서 제공)

포항남부경찰서 상대지구대 김현필 경위는 평소 우울증과 자살예방에 관심이 많아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자살예방을 위한 역량강화에 힘써왔다.

김 경위는 올해 8월 “우울증이 심해 자살이 우려되는 아들이 연락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위험지역인 형산강 섬안다리 부근에서 자살기도자를 발견한 후 10미터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구조했다.

이후 김 경위는 해당 가정을 방문해 관할 병원과 자살예방센터의 연계지원 방안을 설명하는 등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다.

한편, 형산강에 설치된 교량 중 CCTV, 생명의 전화 등 자살예방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교량에 대한 시설개선을 위해 포항시, 지역사회와 협의하며 자살예방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의식 잃은 고령의 국가유공자 독거노인 구조

목포경찰서 상동파출소 박태엽 경위는 올해 8월 88세 고령의 어르신이 3~4일 보이지 않는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주거지를 방문해 열악한 생활환경 속에 의식이 혼미한 상태인 어르신을 구조했다.

박 경위는 아파트 경비원와 함께 A씨의 집을 방문했으나, 아무런 인기척이 전혀 없자 불길한 생각과 함께 위급 상황으로 판단 즉시 상동파출소와 119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소방서측의 도움으로 집 내부로 바로 진입하자,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로 뼈만 앙상한 채 방구석에 쪼그리고 누워 있는 A씨를 발견하고 119를 통해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조치 했다. A씨의 발견 당시 방안과 거실에는 술병과 음료수병들이 어수선하게 늘어져 있었으며, 전기는 단전이 된 상태로 식사를 한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양발가락이 괴사로 위급한 상태였다.

구조된 어르신은 국가유공자로 보훈청 연금을 지급받고 있었지만, 치매로 연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금으로 인해 기초수급 대상자 자격도 없어 행정복지센터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파악한 박 경위는 관할 의료원, 소방서, 행정복지센터, 교회 등 지역사회와 협력해, 연금사용을 지원하고 필요한 의료·복지·생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치안과 지방행정을 연계하는 자치경찰제도의 모범적 사례를 선보였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에 선정된 세 분의 자치경찰 영웅분들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올해 7월 1일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 후 100일 정도가 지났는데, 현장의 자치경찰 여러분의 노력으로 제도가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치안과 지방행정의 연계를 통해 더욱 안전해진 지역사회를 더 많은 주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도록 우수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세심한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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