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詩人들의 88色 꿈...증평군 문해학교 시화전

김남기 기자
  • 입력 2021.11.01 16:03
  • 수정 2021.11.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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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문해주간 시화전. 사진=증평군 제공)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늦은 나이에 한글을 깨친 어르신들이 88점의 시화 전시회를 열었다. 손글씨와 손그림으로 눌러쓴 작품 곳곳에는 글자를 익히는 기쁨과 감동,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 배우지 못한 한과 서러움으로 살아온 가슴 뭉클한 사연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충북 증평군은 11월 7일까지 '2021년 증평군 문해주간'으로 정하고 증평군립도서관과 독서왕김득신문학관 일대에서 '글자에 담은 희망의 여정'이란 주제로 시화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행사는 증평군 평생교육관이 문해학습자들의 성과를 공유하고 문해교육 필요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시·군 역량강화사업으로 마련했다.

첫날은 우수학습자 시상, 문해골든벨, 가수 송대관과 함께하는 특강 등이 펼쳐졌다.

11월 2일에는 학습자들의 시낭송회와 용혜원 시인의 특강이 있다.

증평군은 올해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지역 우수작으로 김임순(76)씨의 작품 ‘세상에 이런 일이’가 선정되는 등 도내에서 가장 많은 수상작을 배출했다.

(증평군 문해학교 시화집 발간, 사진=증평군 제공)
(증평군 문해학교 시화집 발간, 사진=증평군 제공)

작년에는 찾아가는 동행학당 문해교육 시화집 ‘막골 이야기’를 펴냈다. 한글을 깨우친 늦깎이 문해학생 10명의 시와 그림, 일기 등이 수록돼 있다. 또한 전국성인문해 백일장에서 9개 수상작품도 담겨있다.

시화집들에 실린 어르신들의 손 글씨와 손 그림에는 글자를 익혀 가는 기쁨과 감동,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 배우지 못한 한과 서러움으로 살아온 가슴 뭉클한 사연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특히 올해는 김득신배움학교 문해학습자들이 시화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독서왕김득신문학관은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유명한 독서가인 백곡 김득신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시설이다. 선생은 부족한 자질에도 밥을 먹거나, 상(喪)을 치루는 중에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같은 내용의 글을 수만 번이나 읽는 것을 꺼리지 않았으며, 부끄럽게 여기지도 않았다.

모두가 포기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하여 끊임없이 과거에 도전하였고 마침내 59세가 되는 해에 증광시에 급제하여 꿈에 그리던 성균관에 입관했다.

김득신 선생처럼 늦은 나이에도 증평군 어르신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주변에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시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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