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식의 인생 바라보기㉚] 늦가을의 심리적 역단층

윤창식 칼럼니스트
  • 입력 2021.11.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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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식-수필가- 前 초당대학교 교양교직학부 교수- 문학과환경학회 회장 역임
▲윤창식
-수필가
- 前 초당대학교 교양교직학부 교수
- 문학과환경학회 회장 역임

모든 방송사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돌아보면 눈물 아닌 것 없다>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휴월(虧月) 윤해원(尹海遠 70) 선생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장면을 뉴스속보로 전하고 있었다.

그날도 휴월선생은 ‘눈물의 사회적 가치’라는 주제로 강연을 마치고 강연장을 막 나서는 중이었다.

"당신은 독안에 든 쥐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빨리 손들고 나오라!"

경찰청 기동타격대 차량 위에 설치된 엠프에서는 계속 자수 권유 방송이 흘러나왔다. 휴월선생이 유유히 걸어 나오자 강연장 입구에서 바리케이드를 쳐놓고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던 기동타격대는 공포탄을 몇 방 날리며 휴월선생을 곧바로 체포하는 것이었다.

"휴월선생께서는 워낙 유명한 분이라서 미란다원칙쯤은 잘 숙지하고 계시겠지요?"

"미란이는 알고 있소만 미란다는 모르오."

"허허. 대가답지 않게 발뺌하시기는."

"대체 내가 무얼 잘못했다는 거요?"

눈물전문가로 명성을 날리던 휴월선생이 낙엽을 밟으며 웃고 있는 사진 한 장과 함께 경찰청 타격대 조장이 내민 체포영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죄목 : 가을에 울지 않은 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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