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의 드론으로 보는 세상] 동해안 7번국도, 강릉 가는 길(1)

이종문 기자
  • 입력 2021.11.22 13:53
  • 수정 2021.12.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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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영덕 장사리해변-영덕 강구항-울진 죽변항

[이모작뉴스 이종문 기자] 한반도 등허리 따라 남북으로 길게 뻗은 동해안 7번국도 여행은 참으로 낭만적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한참 동안 잊고 지내던 그리운 가을 바다 곁으로 다가서 본다.

가을색 깊어진 지난 14일 동트기 전, 한반도 중앙을 가로질러 충주와 안동을 넘어 포항에 이르니 향긋한 바다내음과 붉게 물든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동해안을 따라서 이어지는 7번국도는 바닷가 구경을 하면서 낭만의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다.

이곳 해안도로는 작은 항구나 어촌을 품고 있어서 중간중간 간식거리나 맛거리가 다양하다. 서해나 남해의 작은 해변들과 비교해 보면 동해는 그에 비해 너무 넓고 크고 한적하다.

포항에서 출발해 장사리해변에 이르러서는 커다란 상륙함 모형의 '장사리 상륙작전 기념관'을 볼 수가 있었다. 우리에겐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란 영화로 알려진 학도병들의 주검에 대해 알 수가 있었던 바로 그 장소이다.

6.25전쟁 당시 전세가 불리했던 국군과 UN군의 인천상륙작전을 돕기 위해 학도병 772명이 투입돼 희생을 치러야 했던 ‘포항 장사리 상륙작전’. 이들의 숭고한 희생의 대가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고, 북한군이 북으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전쟁역사의 전환점이 된 장소이다.

장사리를 지나 7번국도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푸른 동해 바다의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길게 늘어진 바다 비경을 눈에 담다 보면 쌓인 생각들이 정리된다.

영덕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게가 걸려있는 대게 전문식당들이 많이 보인다. 유난히 대게가 커 보이는 것은 단지 간판 때문이 아니라, 이곳이 대게 산지의 대표적인 항구라 더 그런 듯싶다.

영덕대게는 쭉쭉 뻗은 다리가 대나무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죽해(竹蟹)라고 불리기도 했다. 영덕 대게는 옛날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로 훌륭한 먹거리였다. 물이 차가운 2월~3월에 잡히는 게가 살이 오르고 조직이 탄탄해 가장 맛있다고 한다. 비싼 가격 때문에 살이 꽉 찬 대게를 배불리 먹기란 쉽지 않다. 영덕의 또 다른 맛을 찾아 저렴하게 주린 배를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선다.

자동차로 1시간 정도 강릉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죽변항이 나온다. 죽변은 울릉도에서 가장 짧은 직선거리에 있으며 한때는 포경선들이 줄을 섰던 곳이다. 그런 연유로 죽변초등학교의 교문은 고래의 턱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울진대게와 오징어, 정어리, 꽁치, 명태 잡이로 이름난 항구가 죽변항이다.

이곳 죽변항 뿐 아니라 7번국도에 있는 작은 어촌들을 지나칠 때면 도로변에 오징어, 청어, 꽁치 등을 말리는 모습을 정겹게 볼 수가 있다.

7번국도 중간중간 차량 2~3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에 차박(차량에서 숙박)하며 여행하는 여행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차박 여행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순식간에 새로운 여행 문화로 정착된 듯싶다. 차로 여행하면서 낚시도 하고 숙박도 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다음엔 자동차로 숙박하며 여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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