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말과 글이 새로운 가치로 탄생한 책 ‘칠곡말모이사전’과 ‘꼬순내’

김경 기자
  • 입력 2021.11.29 11: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칠곡말모이사전 ‘우리의 말말말’, 그림책 자서전 ‘꼬순내’ 발간에 도전한 노인들

대덕문화원 그림책 자서전 꼬순내 활동 모습 / 사진=한국문화원연합회 제공
대덕문화원 그림책 자서전 꼬순내 활동 모습 / 사진=한국문화원연합회 제공

[이모작뉴스 김경 기자]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노년층의 사회참여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 돌봄의 대상으로 인식됐던 노인들은 지금은 사회 전반에 걸쳐 주체적이며 자립적인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문화계에서 활발하게 일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이 추진 중인 ‘2021 어르신문화프로그램 문화로 청춘(이하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한 노인들의 삶과 지혜를 담은 책이 일례이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노년층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2권의 책을 발간했다. 경상북도 칠곡군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말을 모아 칠곡말모이사전 ‘우리의 말말말’과 대전 대덕구 용호동 거주 노인 6명의 글과 그림이 담긴 그림책 자서전 ‘꼬순내’가 그것이다.

◇칠곡말모이사전 ‘우리의 말말말’

칠곡말모이사전 ‘우리의 말말말’은 사회적기업 아트랜스파머 사회적협동조합(대표 이유미)이 운영하는 어르신문화프로그램 ‘우리의 말말말’을 통해 발간됐다.

‘우리의 말말말’은 노인 세대와 청년 세대가 노인들의 삶의 언어를 발굴하고 지역과 생애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상호 간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사투리와 은어로 치부됐던 말들에서 문화와 생애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기록해 다음 세대에게 전수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해당 도서에서는 농경지인 어로1리와 미군 부대 후문과 인접해 상업을 생업으로 삼은 석전2리 어르신들의 투박하면서도 친근한 단어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군부대후문 말모이 청년 이진 씨는 “같은 칠곡에 사는데도 말이 다른 것이 너무 신기하다. 때론 암호 같은 말들이지만 어르신의 생애가 담겨있는 말 속에서 삶을 배운다”고 말했다.

아트랜스파머 이유미 대표는 “칠곡말모이사전 우리의 말말말 발간을 통해 어르신들과 청년이 생업과 일상 속의 언어를 매개로 지역과 생애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두 세대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대전 용호동 노인의 그림책 자서전 ‘꼬순내’

대전광역시 대덕문화원(원장 이종철)은 지난 5월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대덕구 용호동 거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자서전을 제작하는 프로그램 ‘꼬순내(꼬마부터 예순까지, 내 인생 그림책 만들기)’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용호동에 거주하는 노인 여섯 명의 글과 그림을 한 권에 담은 합본집 ‘꼬순내’를 발간했다. 

대덕문화원 이종철 원장은 “어르신 그림책 자서전 꼬순내에는 공기 맑고 아름다운 마을 이야기, 참외와 목화 열매를 몰래 따먹다 붙잡힌 어릴 적 추억, 기차역 매표소에서 만나 부부로 이어진 인연, 시골로 시집와 고생한 기억, 한겨울 산내 운전학원을 다니며 힘들게 딴 운전면허증 이야기 등 소박하지만 즐거웠고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어르신들의 삶이 담겨 있다”며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대 간 공감과 이해의 기틀을 마련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