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이다⑫] 여수 낭도(狼島)에서 고흥 팔영산까지 6
[삶은 여행이다⑫] 여수 낭도(狼島)에서 고흥 팔영산까지 6
  • 윤재훈 기자
  • 승인 2022.01.06 12: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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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도(狼島)에서 고흥 팔영산까지

적벽에 부딪치는 파도 
가만히 보니 수만 개의 알갱이를
적벽이 부드럽게 받아 안는다
그리고 품 안에서 다독인다

홧병 같은 울혈鬱血
매일 와서 부딪는 어린 것들
밀려나는가 싶더니 소용돌이치며
더 큰 울음으로 다시 몰려온다

적벽이 그곳에 새겨진 건
그 울음소리 때문일 것이다
매일 같이 몰려와 풀어놓은
먼바다에서의 슬픔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 단애(斷崖), 윤재훈

(낭도산. 촬영=윤재훈)
(여수 낭도산. 촬영=윤재훈 기자)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낭도산은 283m로,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섬 가운데 도올하다. 최고봉인 상산 봉화대까지 길은 잘 조성되어 있으나, 안타깝게도 봉화대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섬의 남쪽에는 1971년 세웠다는 남포 등대가 오랜 세월 선원들의 밤길을 인도하며, 바닷가 암반 위에 홀로 서 있다. 

(낭도 도갓집 부부. 촬영=윤재훈)
(여수 낭도 도갓집 부부. 촬영=윤재훈 기자)

낭도섬의 ‘주상절리’와 ‘적벽’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중심 마을인 이곳 여산마을에서 바닷길을 따라 1시간 반 정도 바닷길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싸목싸목 걸어가면서 수평선도 눈시리게 바라보고, 게나 고동, 각종 해초들을 보는 즐거움도 짭조름하다.

이곳에도 어느 바닷가에서나 들었을 법한 전설이 하나 숨어있는데,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이곳의 비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가끔 <천선대>에 와서 놀았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시루떡를 쌓아놓은 듯한 암벽들은 마치 부안에 있는 채석강의 <적벽>을 생각나게 한다. 그런데 그 위에 누군가가 페인트로 천선대라고 써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바위 바닥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룡 발자국 화석들이 있으며, 벌레 같은 화석들도 보인다. 길은 암석 사이를 요리조리 따라가야 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한 신선대는 가히 신선이 살만한 곳으로 주상절리, 쌍룡굴, 신선샘도 있다. 여기에 가까운 사도, 추도마을의 옛 담장들은 등록문화제 367로 지정되어 있으며, 낭도섬에도 약간 남아있다.

일출 명소로 유명한 장사금 해수욕장은 금모래가 길게 펼쳐져 있다고 하여 그렇게 이름 붙여졌으며, 낭도에는 게스트하우스와 민박들이 있고 추도에도 몇 개의 민박이 있다.

낭도는 이 일대에서 큰 섬으로 하룻밤 파도 소리와 함께 노을빛 속 낭도 막걸리에 취해, 묵어갈 만하다. 해안가를 따라 두어 군에 있는 횟집에서 섬사람들의 노랫가락을 들으며, 쉬엄쉬엄 걸어봐도 좋겠다.

낭도항 방파제 뒤로는 나로호가 발사되었던 고흥 우주발사전망대가 아련하게 보이며, 그 우측으로는 암산(巖山)으로 유명한 팔영산도 있다.

(적금도. 촬영=윤재훈)
(여수 적금도. 촬영=윤재훈 기자)

이제 <적금대교>를 넘는다. 점점이 섬들이 떠있고 노을이 내리기 시작하니, 여행자의 향수도 깊어온다. 다리 아래 방파제에는 낚시꾼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추를 응시한 채, 돌아갈 줄 모른다. 그 옆으로 약간의 주상절리 군이 있고, 저 멀리 갯바위에도 낚시꾼이 홀로 어둠 속에 잠겨간다.

섬 뒤쪽으로는 가두리 양식장이 보이고, 저물어 가는 마을 길에는 사람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적막하다. 억겁의 세월을 밀려왔을 파도만 속절없이 몇 개의 여를 지나, 갯바위에 와서 부딪친다.

적벽에 부딪치는 파도
가만히 보니 수만 개의 알갱이를
적벽이 부드럽게 받아 안는다
그리고 품 안에서 다독인다

홧병 같은 울혈鬱血
매일 와서 부딪는 어린 것들
밀려나는가 싶더니 소용돌이치며
더 큰 울음으로 다시 몰려온다

적벽이 그곳에 새겨진 건
그 울음소리 때문일 것이다
매일 같이 몰려와 풀어놓은
먼바다에서의 슬픔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수만 년 풍화가 고스란히
암각 되어 있는 단애(斷崖)
달려드는 하얀 울음을
어머니처럼 달랜다

마모되면 될수록
더욱 둥글게 깎여가는 적벽에는
수만 년, 거대한 동굴벽화가
새겨지고 있다
- 단애斷崖, 윤재훈

 

(해초가 지천이다. 촬영=윤재훈)
(여수 적금도 해초가 지천이다. 촬영=윤재훈 기자)

마을에 내려오니 아주머니들이 모여 토란대를 다듬고 있다. 여수에서 시집 왔다는 아주머니는,

“옛날에는 논도 없고,
고구마만 캐묵고 살았어.

꽁보리밥 해묵고,
나무도 없고, 육지서 사다 때고,
여기는 아주 빈촌이었어.

그래도 공기 좋고,
사람들 순수하고,
인심은 좋아.“

 

(대교 위의 달. 촬영=윤재훈)
(여수 적금대교 위의 달. 촬영=윤재훈 기자)

이제 오늘 여정의 마지막 다리인 <팔영대교>로 향한다. 수평선에는 곱게 노을이 내려왔다. 새들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어선들도 바삐 지나간다. 바로 건너다보면 보이는 곳인데, 그 옛날 여자만을 수백 리 빙 돌아가거나, 배를 타고 건너가던 길, 이제 눈 깜작할 사이에 와 버리니, ”참, 좋은 시절이기는 하다.“ 바닷길이 너무나 가까워, 천지개벽해 버렸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어“

라는 옛시조 가락만 허공에 맴돈다. 이제는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눈앞에 보이던 산이 없어지는 그런 시대다. 그만큼 눈부신 중장비들의 발달로, 환경파괴는 더욱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인류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입에 흰 가림막을 거미줄처럼 치고 있다. 얼마나 답답할까? 그러나 ’뉘우침‘은 없다. 그러니 자연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코로나‘라는 이런 극한 처방을 내렸을까?

(대교의 바다. 촬영=윤재훈)
(여수 적금대교의 바다. 촬영=윤재훈 기자)

송아지들이 먹어야 할 우유도 인간들이 다 빼앗아 먹고 있다. 우유 회사, 축산업자들의 농간인지, 그 옛날 가난한 시절부터 우유가 마치 건강식품처럼, 우리에게 광고되어 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유는 송아지의 생명이다. 인간이 빼앗아 먹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축사환경을 보라. 밀집 사육에, 동물를 학대하고,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 미국의 악덕기업 몬산토는 유전자변형조작(GMO)를 한 불임 사료들을 세계에 수출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그 불임 옥수수를 매년 천문학적으로 수입하며, 대부분의 농가들은 할 수 없이 소에게 먹인다. 그런 우유를 우리가 먹으니 노년이 되면 성인병이 만연하고, 대부분 암으로 죽어 간다.

요즘 한창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에 주가를 올렸던 넷플릭스에서, ’카우스피러시(Cowspiracy)‘나 ‘시스피러시(Seaspiracy)’,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같은 영화를 보면, 그런 음모들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그런 여파 때문인지, 병원마다 성인병 환자가 넘쳐나고, 오늘도 대부분의 노인은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환경도 문제지만 먹거리가 철저하게 오염되어, 우리를 죽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이제 욕심의 양을 줄이고, 자연과 공생하면서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코로나도 살기 위해, ‘델타 변이, 오미크론’ 등으로 몸을 바꾸는 끊임없는 변이를 멈출 것이다. 이것 이외에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되어 200개 이상의 나라로 확산된 ‘알파 변이’와, 100개 이상 국가로 퍼진 남아공발 ‘베타’, 브라질발 ‘감마 변이’도 숨죽이며 인류의 다음 행태를 주시하고 있다.

(여수 적금대교 저무는 바닷가. 촬영=윤재훈 기자)

또한 인류는 모든 면에서 너무 풍요로워졌다. 그중에서도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 안의 경제 대국으로 모든 것이 넘쳐나고 있다. 수출 무역 규모도 2021년 9년 만에 이탈리아를 제치고 다시 세계 8위의 무역 대국이 되었다.

그 규모가 무려 수출 6,445억 4,000만 달러였으며, 수입과 수출을 망라한 무역액도 역대 최대인 1조 2,596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전년 대비 25.8% 증가하며 다시 3년 만에 신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도 294억 9,000만 달러로, 1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15대 주요품목의 수출은 모두 두 자릿수 증가를 나타냈다. 이처럼 15대 품목이 모두 증가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반도체나 석유화학도 역대 1위 수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 헬스, 이차전지 등의 수출도 연간 최고치를 기록하며, 15대 주요 품목 내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나 우리에게 약간 낯설은 바이오 헬스 수출은 23년 연속증가세를 이어가면 160억 달러를 넘었고, 이차전지도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8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지역별로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9대 주요 지역으로의 수출이 모두 ’+‘를 기록했다.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두 자릿수대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중국, 미국, EU, 아세안, 인도 등으로의 수출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풍요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갈수록 오만방자해지고, 더불어 살 줄 모르며, 사이코 같은 극악한 범죄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환경파괴를 일삼은 모양이다.

(갱번 미술관에서. 촬영=윤재훈 기자)

 

다음에 이 바닷가를 찾을 때는 옛날처럼 마스크를 벗고 오고 싶다. 그리고 이 맑은 해풍을 내 가슴에 가득 채워가고 싶다. 그것은 우리 인류가 ”덜 쓰고, 덜 버리고, 더 소박한 식단“을 만들 때만 가능할 것이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위하지 않는가? 지능이라는 것이 이 지구에 유용한 방향으로 진화되어야 할 것 아닌가? 더 이상 폭주뿐인 기관차를 멈추어야, 인류가 살 수 있을 것이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바이러스이고, 코로나는 백신이다.“

라는, 폭력적이고 지구에 해(害)만 가하는 동물이라는 그 오명(汚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오늘의 종착지인 팔영대교를 넘는다. 곧 ‘고흥군 영남면’이 나올 것이다. 노을이 내린다. 그림 같은 길을 이어주는 섬들이 꿈결처럼 흘러간다.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밀물을 쳐보내듯이

갈밭머리 해 어스름녘
마른 물꼬를 치려는지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 해오라기처럼
먼 산 바래 서서
아, 우리들의 적막한 마음도
그리움으로 빛날 때까지는

또는 바삐바삐 서녘 하늘을 깨워 가는
갈바람 소리에
우리 으스러지도록 온몸을 태우며
마지막 이 바닷가에서
캄캄하게 저물 일이다

- 송수권(1940~ )의 '적막한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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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2022-01-16 22:47:27
코로나도
다른 세상인듯
섬사람들은 말 그대로
태초의 모습을 한채 우리를 반기는듯 하다

임인출 2022-01-09 17:15:13
이제는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눈앞에 보이던 산이 없어지는 그런 시대다. 그만큼 눈부신 중장비들의 발달로, 환경파괴는 더욱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인류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입에 흰 가림막을 거미줄처럼 치고 있다. 얼마나 답답할까? 그러나 ’뉘우침‘은 없다. 그러니 자연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코로나‘라는 이런 극한 처방을 내렸을까?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맑은지구, 뭇 생명들의 건강함, 평화를 위해 이제 개발, 끊임없는 자동화, 무기경쟁, 빅데이터를 멈추고 생태가 회복되게끔 천천히 갔으면....

윤재훈 2022-01-05 17: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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