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반격] 토완(土完)의 흙과 물, 공기로 빗은 세상4.
[노년반격] 토완(土完)의 흙과 물, 공기로 빗은 세상4.
  • 윤재훈 기자
  • 승인 2022.02.17 11: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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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완(土完)의 흙과 물, 공기로 빗은 세상4.

 

회전하는 물레 위에 움직이지 않은 부동의 점을 응시하며
중심을 찾아가는 여정, 이것이 도공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정자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경도 앞바다의 푸른빛에 잠을 깨고,

그 바다로 물들어 오는 장엄한 노을을 바라보며
내 인생도 저리 아름답기를 소망하며,
비록 힘들고 어려운 흙 작업이지만,
걸어왔던 것처럼 묵묵히 그 길을 갈 것입니다.

(가마 앞에서, 일순 청정해진다. 촬영=윤재훈)
(토완(土完), 가마 앞에서, 일순 청정해진다. 촬영=윤재훈 기자)

"세월이 흐를수록 가벼워져만 가는 정신과 혼의 교예.
흙과 물, 불이 가장 적의(適意)한 높이에서 서로 만날 때.
도공이 어떻게 혼불을 지피는가에 따라,
기대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정신적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써의 작업이다."

요즘은 LP가스가 보편화 되었는데, 가마에 어떤 연료를 사용하던 불을 때다 보면 그 빛깔이 비슷해진다고 한다.

”처음에는 불꽃이 검붉다가,
붉다가, 나중에는 노랗게 되다가,
마지막으로 1,200도가 넘어가면
투명하게 맑아진다.“

그 불을 바라보다 보면,

“저 쇠도 녹이는 강한 불 속에
견뎌내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가식은 통하지 않는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토완(土完) 도공의 삶터. 촬영=윤재훈 기자)

[이모작뉴스 윤재훈 기자] 토완(土完), 도공은 젊은 날에는 황토 가마에서 작품을 구웠다. 그러나 이곳으로 온 뒤로는 가스 가마를 사용했다. 인가와 가깝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리라. 그러다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황토 가마와 지금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 가스 가마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불길이나 작품에는 또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그가 말했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해야 하는데 장작 가마에 비해 가스 가마는 열효율이 높기 때문에, 미묘한 유약의 변화까지 예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과거 전통적인 청자나 백자, 분청 등을 만들 때는 가마의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 요즘처럼 다양한 기법, 의도가 다른 작업을 할 때에도 예측과 제어가 가능해야 한단다. ‘흙과 불, 공기’에 의해 미묘한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해 장작 가마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특히 요즘 유약들은 금속 산화물을 첨가하여 발색을 내기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다. 그것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열효율이 높고 균일해야 하는데, 장작 가마에서는 그것이 잘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불은 온도보다는, 가마의 내압 즉, 공기의 조절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만드는 도공마다 그 색감이 다르다. 그리고 이것은 경험의 차이에서 온단다.

밥도 된밥, 진밥, 물은 밥이 있듯이, 어느 지점에서 불을 끌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데, 그것은 자기의 경험치에 의해서 나온다. 그러므로 도예의 완성은 마지막, 불을 때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장작 가마에 비해 가스 가마는 불량률이 적게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도예가가 어떤 마음으로 흙을 대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최종적으로는 자기의 이름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것은 최소한의 예의이며 작가의 사명감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라”, 토완(土完), 지금 참선 중이다. 촬영=윤재훈 기자)

"회전하는 물레 위에 움직이지 않은 부동의 점을 응시하며
중심을 찾아가는 여정, 이것이 도공의 길이라 생각합니다.
정자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경도 앞바다의 푸른빛에 잠을 깨고,

그 바다로 물들어 오는 장엄한 노을을 바라보며
내 인생도 저리 아름답기를 소망하며,
비록 힘들고 어려운 흙 작업이지만,
걸어왔던 것처럼 묵묵히 그 길을 갈 것입니다."

(토완(土完),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연탄재 기법. 촬영=윤재훈 기자)

도공은 오래전부터 자연적 소재를 즐겨 썼지만 요즘 더욱 그런 주제에 천착하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것들 중, 서민의 상징인 연탄재의 거친 질감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연탄재를 사용한 작품들을 즐겨 만든다. 평생 날씨가 쌀쌀해지면 작업장에 연탄을 때면서 살아온 그의 소박한 삶 속에, 자연스럽게 다가온 소재인가 보다.

“도자기는 스스로,
깊어지는 실존이다.”

그가 독백처럼 던지는 한마디는 도자기를 통해 삶의 철학을 재현해내는 발상 전환을 위해, 그가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를 엿보게 한다. 전통과 자연, 인간에 대한 추상성과 은유적 이해가 돋보이는 그의 사고의 확장방식이, 고루하다거나 사소한 것이라고 간과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도 그는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계승할 것인가와,
물신적 삶의 공간에 어떻게 하면 단절된 인간과 자연을 소통시켜
잃어버린 인간성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 전달에 고민한다.”

(여수 밤바다. 촬영=윤재훈)
(여수 밤바다. 촬영=윤재훈 기자)

한 해 1,300만 명이 찾아오는 여수(麗水),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와 KBS 다큐 3일의 ‘쫑포 낭만포차’만 너무 유명하여, 상대적으로 문화가 척박한 이 지역에서, 여수의 진산 구봉산 기슭에 자리잡은 그의 작업장은 참으로 귀하다 할 수 있다.

오직 흙이 지닌 생명력에 대한 매력으로 평생의 달려온 도공의 작업은, MBC 세상 사는 이야기, 향토광장, 토요마당 등에도 출연하면서, 도예 작업의 참맛을 알려 나가고 있다.

또한 지역민의 문화에 대한 갈증도 해소하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예 수업을 하고 있으며, 지역의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서도 실습견학을 오고 있다. 한영대학 강사와 여수 공예인 협회장, 여수시 문화원 시민문화학교 회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에 다담(茶談)이 끝나가자 특히 부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젊은 시절 도공을 따라 가난했던 살림살이에 사하촌에서 세 명의 사내아이를 키우며, 허드렛일을 묵묵히 마다하지 않고 따라와 주어 고마울 따름이라고 한다.

(광주전에서, '금남로 사랑', 김준태 시인과 함께. 촬영=윤재훈)
(광주전에서, '금남로 사랑', 김준태 시인과 토완(土完). 촬영=윤재훈 기자)

그는 2018년 서울의 경인 미술관과 여수의 진남문예회관에서 ‘토완 조용규 도예 세월-흔적 40년 전’을 비롯해, 여러 번의 개인전과 아트페어, 200여 회의 단체전과 제1회 세계 도자기 EXPO 초대전, 2012 세계 해양 엑스포 여수국제 아트페스티발, 최근에는 도화헌 미술관 등에서 한 달여 초대전을 가진 바가 있다. 그의 호처럼

“토완(土完)’의 세계를 향해,

정진하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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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훈 2022-02-17 01: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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