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가방, 교복을 입다’ 시니어가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RE:BUD’

김남기 기자
  • 입력 2022.02.24 16:47
  • 수정 2023.03.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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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 브랜드 ‘RE:BUD’<br>
업사이클링 브랜드 ‘RE:BUD’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업사이클링은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이나 디테일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완전히 새로운 재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뜻한다.

RE+Birth+Upcycle+Dream의 합성어이자 ‘다시 싹을 틔우다’는 의미를 지닌 RE:BUD(리버드)는 버려지는 교복을 활용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 시키는 업사이클링 브랜드이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시니어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노인 일자리 마련과 저소득층 학생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SK하이닉스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추억의 물건을 행복한 기억이 담긴 ‘제품’으로 제작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버려지는 교복을 재활용해 가방, 파우치 등으로 만드는 브랜드 ‘RE:BUD(리버드)’를 출범한 것이다.

RE:BUD(리버드) 브랜드 탄생 스토리

실버천사의 따뜻한 손길로 중고교복이 가방으로 탄생했다.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RE:BUD’ 브랜드의 탄생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인 ‘행복교복 실버천사’와 함께하고 있는 시니어들의 손에서 시작됐다.

2018년부터 시작된 행복교복 실버천사 사업은 이천, 청주 지역의 일부 중·고등학교에 교복 수거함을 설치해 교복을 기증받고, 수선한 교복을 판매하는 행복교복센터를 설립했다. 교복 수거, 세탁, 수선, 판매 등의 운영은 모두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손에서 이뤄지며, 수선된 교복은 정가의 10% 가격으로 판매된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운영과 어르신 일자리 마련에 사용된다.

(리버드 브랜드를 만드는 시니어들.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RE:BUD 브랜드를 론칭하고, 헌 교복을 수선해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기로 했다.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환경보호에 일조하는 업사이클링 활동을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RE:BUD 사업을 담당하는 청주SV 신한솔 TL은,

“재판매하는 교복 외 버려지는 교복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어르신 일자리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은 바로 ‘업사이클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직접 발로 뛰어다녔다. 패션 분야의 명망 높은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자문을 구했고, 이를 통해 사업화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처음에는 제품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 기존에는 교복을 재활용한 사례가 없어 디자인에 대한 방향성을 잡기 어려웠던 것. 하지만 집념을 갖고 노력했고,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샘플 아이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패션 시장에서 첫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한 다음에는 사업에 한층 더 탄력이 붙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해 RE:BUD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고, 마침내 브랜드 론칭까지 이를 수 있었다.

시니어가 만드는 RE:BUD 가방에 교복 패션을 입히다

손성봉, 반정하 두 어르신은 교복 리폼 사업에 참여하던 중, 교복을 재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신규 사업이 추가적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과거 헌 옷을 수선해본 경험이 많았던 두 분은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RE:BUD 제품 제작 사업에 지원했다.

(행복교복 실버천사 손성봉 어르신.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손성봉 씨는 “행복교복 실버천사가 된 지 벌써 2년째”라며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다는 사업 취지를 듣고 큰 고민 없이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복을 재단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며 “교복 디자인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해체할 때마다 다른 스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BUD 제품을 제작할 때 기본적으로 수백 벌의 교복이 필요한데, 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행복교복 실버천사 지금까지 이어졌고, RE:BUD까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저희도 RE:BUD와 함께 앞으로도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고 전했다.

 

(행복교복 실버천사 반정하 어르신.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반정하 씨는 “올해부터 서원노인복지관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손성봉 어르신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근해서 무언가 집중할 수 있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며 “RE:BUD 사업을 통해 꾸준히 사회 활동을 할 수 있어 삶의 활기가 도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교복을 재단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며 “교복 디자인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해체할 때마다 다른 스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행복교복 실버천사, RE:BUD를 통해 은퇴 후에도 이렇게 사회활동과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 기쁩다. 또한, 저의 작은 행동으로 환경보호, 어르신 일자리 창출, 소외계층 지원 등의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이 역시도 뿌듯하다.”

(리버드 백은 교복의 패턴을 포인트로 디자인한 가방.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RE:BUD는 총 11종의 제품으로 리버드 백(RE:BUD Bag), 리버시블 백(Reversible Bag), 리버드 파우치(RE:BUD Pouch)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돼 있다.

리버드 백은 교복의 각기 다른 패턴을 곳곳에 포인트로 디자인한 가방이다. 교복마다 각기 다른 컬러와 패턴이 제품 곳곳에 랜덤으로 배치되는 것이 특징.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함을 만끽할 수 있다.

리버시블 백은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이 돋보이는 가방이다. 재활용 교복 원단을 사용해 양쪽 면의 스타일을 대비되게 제작, 단순히 가방을 뒤집는 것만으로 다른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

리버드 파우치는 재활용 교복을 활용한 휴대용 주머니다. 교복의 원단과 패턴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리버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업사이클링 브랜드 '리버드',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선정

업사이클링 브랜드 ‘RE:BUD'(리버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해 10월 환경부로부터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며, 독자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자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20여 종의 업사이클링 제품을 RE:BUD 온라인스토어와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숍 네오노블레스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금까지 총 4500벌 이상의 중고 교복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RE:BUD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복의 소비자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업사이클링의 개념과 가치를 알리는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복 원단으로 다양한 굿즈를 직접 제작해볼 수 있는 ‘RE:BUD 업사이클링 키트’를 개발했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리버드 브랜드를 만드는 시니어들. 사진= SK하이닉스 제공)

RE:BUD는 지역 내 시니어클럽과 연계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중고 교복 해체 업무는 청주 청남시니어클럽 소속 15명의 어르신이 담당하고 있으며, 봉제 업무는 청주 상당시니어클럽 소속 15명의 어르신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수익금 일부는 지역사회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된다. RE:BUD는 청주서원노인복지관에 어르신 자립과 일자리 지원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고,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위해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에도 기부금을 전달했다.

SK하이닉스와 RE:BUD는 사회적기업 인증 이후의 사업 방향성도 고민하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고 어르신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사업 취지를 달성하는 것만큼, 앞으로 디자인, 내구성 등의 개선을 통해 제품 자체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복 수거 및 해체, 제품 제작 작업 ▲교육 ▲홍보 및 판매 ▲제품 개발 등 총 4개의 분야에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RE:BUD 손근열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도 충분한 영업이익을 확보해 자립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좋은 제품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 RE:BUD가 사회적기업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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