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현악시리즈Ⅲ ‘역동과 동력’, 3월 2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려
[이모작뉴스 김경 기자] 국립극장 전속 단체인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오는 3월 25일 관현악시리즈Ⅲ <역동과 동력>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관현악시리즈 세 번째를 맞는 이번 공연은 이 시대의 ‘비르투오소(Virtuoso)’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비르투오소는 예술적 기량이 뛰어난 연주자를 지칭하는데, 이들의 연주를 통해 ‘역동’적이었던 그들의 음악적 삶을 조명하고, 한국 창작 음악의 새로운 ‘동력’을 찾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무대에 오를 비르투오소는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 가야금 명인 지순자, 하피스트 황세희, 거문고 명인 정대석 등 4인이다. 이들은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거침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김성진 예술감독이 맡는다.
도널드 워맥의 ‘서광(Emerging Light)’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2021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이음 음악제’에서 위촉 초연한 작품으로, 어둠을 헤치고 돋아나는 희망의 빛을 그렸다.
이어서 스페인 알람브라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 9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공연을 펼친다. 연주곡은 국악 관현악으로 편곡한 호아킨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스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이다. TV에서 들어본 친숙한 음악이지만, 클래식 기타리스트에게는 고도의 기교가 요구되는 곡으로 연주자의 화려한 테크닉을 맛볼 수 있다.
두 곡의 가야금 무대도 준비했다. 성금연·지영희 명인의 제자이자, 딸로서 예술성을 이어받은 가야금 명인 지순자는 성금연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삶’을 협연한다. 성금연 명인의 인생과 예술 철학이 담겨있는 산조 위에 이정호 작곡가가 국악관현악을 새롭게 붙였다.
‘춘설’을 주제로 한 하프 협주곡은 한국 예술계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지낸 황병기의 작품이다. 눈이 오는 이른 봄 풍경을 그려낸 ‘춘설’은 국내외 콩쿠르를 석권하며 클래식계에서 주목받는 하피스트 황세희의 연주로 감상할 수 있다. 편곡을 맡은 손다혜 작곡가가 창작한 하프 카덴차(Cadenza)에 황세희의 해석을 더해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공연 마지막은 정대석의 거문고 협주곡 ‘고구려의 여운’이 장식한다. 이 곡은 거문고 명인이자 수많은 창작곡을 만든 정대석의 거문고 중주곡으로, 고구려의 힘찬 기상과 용맹성을 표현했다. 정대석은 관현악에 생황과 타악기 등 새로운 악기를 추가하고 4악장에 인트로(Intro)를 추가하는 등 이번 공연을 위해 작품을 전면 수정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오경자 단원을 포함해 정누리, 김준영, 주윤정, 유연정, 이선화 등 실력 있는 거문고 연주자들이 합세해 거문고 연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일생을 헌신해 독보적 예술 세계를 구축한 비르투오소와 전통과 현대,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 동시대적 음악을 위해 끝없이 도전해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협연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 창작 음악의 역동과 동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공연에 앞서 3월 17일에는 관객아카데미 <처음 만나는 비르투오소>가 마련됐다. 비르투오소의 연주를 감상하고, 작곡가·평론가와 함께 작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