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 성공수기] 나의 삶 인생 이모작...열정상 ‘홍의성’
[이모작 성공수기] 나의 삶 인생 이모작...열정상 ‘홍의성’
  • 김남기 기자
  • 승인 2022.03.18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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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경상남도에서 실시한 제1회 신중년 인생이모작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작품을 연재한다. 연재될 수상작품들은 퇴직 후 삶 준비, 재취업 성공사례, 사회공헌활동, 재능나눔 경험 등을 공유하고, 신중년 세대의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엿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나의 삶 인생 이모작
열정상 ‘홍의성’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예전에 다니던 근무처 지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잘 계시죠! 혹시 아직 취업을 안했으면 이번 기회에 한번 응시해 볼래요’ 반가운 전화였다. 퇴직한지 3년여 째 코로나로 인해 마땅히 갈 곳도 없는 내게 단비와 같은 전화였다. 퇴직한지 어언 3년, 난 공직생활을 하며 35여년을 보냈다. 사무실에서는 그래도 ‘못한다’ 소리는 듣는 편은 아니라고 일을 했으나 사회에서는 나의 역량을 알아봐 주지는 않았다. 퇴직하기 1년여 전쯤 나도 슬슬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도서관에 가서 은퇴준비 관련 책을 대여섯 권 빌려다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고민을 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얘기가 제일 많았고, 다음으로는 어느 정도의 노후를 지탱할 수 있는 경제적 부분에 대한 언급이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조합은 경제활동 30%, 취미활동 30%, 봉사활동 30%의 비중을 가지고 노후를 보내면 적절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은퇴이후 노후를 보내는 방법에 정도는 없었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적절히 여건을 변화하며 맘 편히 잘 살아가는 도리 밖에...

(실버타운 어르신 위문 공연. 사진=홍의성 제공)

그런데 나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은퇴 준비라기보다는 그저 일상생활을 하면서 노후를 준비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퇴직 5년여 전에 어쩌다 보니 취미 삼아 한 색소폰 연주가 이제는 요양병원에서 매 달 정기공연을 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고, 물론 프로 연주자는 아니지만 할머니들이 흥겨운 옛날 노래를 듣고 좋아할 정도는 되었다. 그리고 재직 중에 업무와 연관하여 소방안전관리사 자격증도 땄다. 그리고 지인의 권유로 행정사 시험도 신청하여 행정사 자격도 취득했다.

(어르신 웃음치료. 사진=성미카엘요양병원 제공)

난 평소 유머를 즐겨하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웃음을 잘 자아내게 하는 능력이 조금 있다. 그래서 사설 레크리에이션과정을 등록하여 6개월간의 실기와 시험을 거쳐 레크레이션 지도사와 웃음치료사 지도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러다가 퇴직 무렵 강의를 제의 받아서 교직과정 이수를 위한 정규 학부 교양과정 강의를 맡게 되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학원을 다니며 학위를 취득한 노력의 결과다. 난 교수도 아닌 행정직원으로 근무했지 만 학생들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도 강하다고 자부하였다. 강의료는 얼마 되지 않지만, 일주일에 2시간의 강의를 위하여 6권의 기본서를 숙독하고 각종 동영상 자료를 다운 받고, 게다가 언론에 보도되는 여러 자료를 수집하여 학생들에게 교양에 필요한 자료를 핵심내용만 추려서 알려 주려고 노력했다. 강의를 마친 학생들의 격려는 나에게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내가 살아있고 열심히 산다는 증거가 아닐까?

시니어 인생낙서

난 재직 시에 알지 못했던 도서관의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퇴직 이후 남는 많은 시간을 도서관에서 주로 활용했다. 세계사 강의도 듣고, 중국어도 배우고, 또 글쓰기 강좌도 수강하여 2년간에 걸쳐서 2권의 공동 수필집도 발간하였다. 이름하여 ‘시니어 인생낙서’라는 강좌다. 시니어들의 모임으로 종강 때는 연주도 하며 쫑파티도 열었다. 시니어들의 열정이 한껏 돋보이는 듯, 강사도 덩달아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퇴직 바로 다음 날 시민생활체육관에 헬스를 등록하였다. 물론 동행해 준 이는 나의 아내였다. 아내는 근 15년 정도 헬스를 하여 운동에 대한 중요성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퇴직 하자마자 나에게 헬스를 하도록 권유 하였다. 물론 나도 예전에 배드민턴을 15년간 하였고, 수영도 2년여를 하여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아내의 권유로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여 흔쾌히 헬스장을 등록하였다. 마침 아내의 친구 남편이 헬스장의 고수라, 잘 지도를 받아 단기간에 몸짱(?)이 되었다. 난 어디가나 붙임성이 있어 헬스장 내의 대부분의 사람과도 친분이 있었고, 특히 헬스장 코치와 잘 지내게 되었다. 나의 욕심으로 헬스왕에 도전하여 체력왕 2등급에 선정되기도 한 나는 헬스코치의 권유로 시민생활 월간지에 부부 인터뷰도 하게 되었다. 건장한 나의 모습과 함께 아내의 모습과 나란히 월간지에 나오니 기분이 꽤 좋았다. 이제 어디 가면 항상 나의 자랑 1순위가 체력왕이다.

강의를 하고 난 이후 무료한 시간에 할 거리를 찾다가 제대로 된 자격증 도전을 결심하였다. 여러 종목의 자격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수요가 많고 희소한 자격증이 전기 자격증이었다. 학창시절 수학을 좋아했던 나로서는 다른 이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교보문고에 가서 1차 필기 서적을 샀다. 1달여의 시험을 남겨 두고 도전을 했다. 우연찮게 운이 좋아 턱걸이로 필기를 합격했다.

의기양양하게 다음 실기를 준비했다. 실기는 나에겐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평생을 전기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나에게 제어판 작업이라는 난제는 큰 장애물이었다. 방법을 강구했다. 학원비는 고용지원센터에 부지런히 발품을 하여 국비 실업카드를 발급받아서 학원에 등록했다. 열심히 다녔다. 학원이 멀리 있어 매주 이틀을 하루 종일 연습하고 나서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힘이 쭉 빠졌다. 그래도 1차 필기 합격의 의지를 생각하며 열심히 다녔다.

운명의 실기 시험 날이 다가왔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마음을 가다듬고, 실기 시험장으로 갔다. 아무도 오지 않은 시험장... 합격의 의지를 불태우며 제어판 순서를 외웠다.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4시간 30분 동안 계속된 실기시험은 정말 쏜살같이 흘러갔다. 마지막 케이블선 연결하려는데 5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그래도 포기 않고 열심히 했건만 전선을 연결하기 직전 종이 울렸다. 나는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다. 수개월 간의 노력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여 2번째 실기에 이어 3번째 도전으로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17번 연결 완료!’ 라는 감독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지난 1년 6개월간의 노력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행정업무만 하던 나로서는 정말 감격의 순간이었다.

운전면허증이 라는 국가고시가 그렇게 기뻤던 그 날 이후 처음 맞는 감격의 느낌이었다. 지금도 마지막 순간의 한 선 연결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내 책상 앞에는 아직도 그때 연결한 구리선 한쪽이 나를 지켜주고 있다. 인생의 매 순간 어려울 때면, 전기기능사 실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힘을 얻곤 한다.

나도 이제는 60대 중반이고 70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그래도 아직 내 나이를 잊게 하는 비결이 운동 이고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동안(童顔)의 영향이고, 평생 나를 튼튼하게 지켜준 아내의 비타민제 공급 덕분 이다. 세월은 잘도 흐르고 나도 그 흐르는 세월의 물결 속에 흘러만 간다. 인생은 결코 짧지만도 또한 길지만도 않은 시간이다.

‘또 다시 나의 삶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좀 더 노력하며 나에게 충실하게 살며, 남들을 좀 더 배려하는 삶을 살 수 있을 텐데’하며 되뇌어 보다 지나간 시간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은퇴 후의 삶은 이제와는 다른 삶이다. 오로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아름다운 인생 잘 즐기기 위해 건강이 최우선이다. 그런 다음에 즐겨하는 것을 찾아 즐기며 살아가는 것이다.

(실버타운 어르신 위문 공연. 사진=홍의성 제공)<br>
(송년음악회 색소폰 연주. 사진=홍의성 제공)

나는 오늘도 운동을 즐기며, 색소폰을 즐기며, 아내와의 저녁 산책을 즐기며, 하루의 일상을 반성하며 잠자는 것을 즐기며, 할 수 있다면 요양병원의 할머니들을 위한 연주도 하고 싶다. 유튜브 69명의 구독자를 가진 나는 내가 올린 연주들을 들으며 오늘 하루의 피로를 푼다. 인생은 즐거운 것이다.

나의 인생은 내가 만드는 것이므로, 강물에 저절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루를 보내려고 난 늘 생각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 현관을 나가보니 한껏 짙은 자란이 보라색을 뽐내며 나를 보고 웃고 있다. 고마운 하루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위하여 오늘도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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