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 존엄하게 죽고 싶다" 죽음에 당당하게 맞서는 노인들

김경동 기자
  • 입력 2022.04.14 14:47
  • 수정 2022.04.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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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유니언, 대통령인수위에 안락사 도입 촉구 예정
2024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1000만명 시대 도래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죽음에 직면했을 때 존엄하게 죽고 싶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죽음에 직면했을 때 존엄하게 죽고 싶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모작뉴스 김경동 기자] 지난 12일 회기역 앞에서 노인 시민단체 노년유니온 회원 10여명이 ‘죽음준비 교육 의무화 서명대회’를 열어 "죽을 때 존엄하게 죽고 싶다"며 죽음의 존엄성을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이 몰려있어 젊은층이 많이 오가는 이곳에서 젊은이들에게 죽음의 존엄성을 일찍이 알려주기 위해 서명대회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55세 이상의 회원으로 구성된 노년유니온은 2012년 7월 창립된 노인들의 노동조합으로 청년유니언에 이은 두 번째 세대별 노조다. 현재 실업 상태인 구직자와 정부의 일자리 사업 참가자 등이 가입할 수 있으며, 전국단위노조로 인정받은 노동조합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명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 1,000만명이 넘고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도래할 예정이다. 노인들은 퇴직 후 사회적 역할이 없어지고 공허함과 외로움, 두려움 등이 생기면서 결국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간이 죽음을 피할 수는 없기에 어떻게 하면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조용히 웰다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등의 온갖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죽음은 노인들에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치유가 어려운 병에 걸린 사람들도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는 마찬가지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고통스럽게 죽느니 편안하게 죽고 싶다는 이들도 적지않다. 이에 노년유니언은 서명대회를 통해 노인뿐만 아니라 시한부 인생 환자 심지어 일반인을 상대로 '안락사법 도입 촉구’, ‘죽음준비 교육 의무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적극적 안락사 도입은 물론이고 죽음에 대해 평상시 '죽음준비 교육'을 받으며 죽음을 직시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년유니온, 노후희망 유니온, 시니어노조는 국회앞에서 기자회견. 사진=노년유니온 제공)
(노년유니온, 노후희망 유니온, 시니어노조는 국회앞에서 기자회견. 사진=노년유니온 제공)

이들은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전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안락사법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2002년 네덜란드가 세계 최초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방식의 소극적 안락사를 법으로 인정했으며,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콜롬비아, 뉴질랜드, 스위스 등에서도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물론 인간의 존엄성과 상충되는 점은 있지만 시대가 변하는 만큼 죽음을 앞둔 이의 선택의 자유도 중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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