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건희의 산책길㊶] 전통의 가치를 잇다, ‘한식문화공간 이음’

천건희 기자
  • 입력 2022.06.10 17:13
  • 수정 2022.06.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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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천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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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천건희 기자] 우리 문화유산인 한식(韓食)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된 <한식문화공간 이음>을 지난 6월 4일 다녀왔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한식 전문 공공기관인 한식진흥원(이사장 임경숙)이 한식문화관을 확장하고, 전통주갤러리와 식품명인 체험홍보관을 통합해 올해 1월 새롭게 개관한 곳이다. 서울 북촌 헌법재판소 맞은편에 위치한 붉은색 벽돌 건물로,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소규모 박물관처럼 테마별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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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 들어서면 왼편에 멋진 계단식 휴게 공간이 있다. ‘한식의 가치’를 담아 전파하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아름다운 우리나라 그릇들이 선반 위에 놓여있고, 전통 소반(해주반, 원형•화형호족반)과 예쁜 누비사각방석이 비치되어 있다. ‘본 시설은 무료 관람입니다. 편히 쉬었다 가세요’라고 쓰인 글귀에 조상 대대로 이어온 우리나라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1층에는 식품명인 체험홍보관과 명인의 재료로 만든 차와 떡을 파는 이음카페가 있다. 대한민국 식품명인은 해당 식품의 제조, 조리 분야에서 20년 이상 종사했거나, 전통 식품을 원형 그대로 보전할 수 있는 분 중에서 전통성, 계승 필요성 등을 심의해 지정한다고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변하지 않는 우리의 맛과 가치를 전하는 사람들, 바로 대한민국식품명인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전시된 송화백일주, 감식초, 황차 등 전국 방방곡곡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식품명인들의 먹거리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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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갤러리 / 촬영=천건희 기자

이어지는 한식갤러리에는 특별히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근본인 ‘장’에 대하여 전시되어 있다. 장 담그는 방법, 지역별 전통장, 장류 명인 등이 전시되어 있어 이해를 도왔다. 우리나라의 장담그기는 양념과 음식을 넘어 가풍으로 여겨진 전통이다.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든 후 알맞게 발효시켜(띄워) 소금물에 담가 두면, 이 소금물에 콩의 여러 성분이 우러나와 발효되고 숙성되면서 간장이 된다. 이 간장을 분리해내고 남은 건더기가 재발효된 것이 된장이다. 우리 장담그기 문화는 202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2013년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김장 문화처럼, 우리 장담그기 문화도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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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갤러리 / 촬영=천건희 기자

1층 안쪽에는 한국 전통주의 맛과 멋,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설립한 전통주갤러리가 있다. 한가운데 커다란 술항아리가 있고, 생산지역의 특성을 담은 다양한 전통주가 전시되어 있다. 전통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전통적인 양조법을 계승하고 보존하여 빚는 술을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전통주인 막걸리는 ‘이제 막 걸러냈다’는 뜻으로, 그 신선함에 어원을 두고 있다니 흥미로웠다. 전통주 관련 국가무형문화재는 문배주, 면천두견주, 경주교동법주와 2021년 새롭게 막걸리 빚기가 지정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특별 전시나 홍보, 상설 시음과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며, 전통주 구매도 할 수 있다. ‘혼자라도 좋습니다. 언제라도 좋습니다. 함께라면 더 좋습니다’라는 홍보 글처럼 전통주 소믈리에 분들이 친절히 안내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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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배움터 / 촬영=천건희 기자

2층에는 식품명인체험관과 한식배움터가 있다. 한식배움터에서는 단오(端午)에 마시는 더운 여름 열을 내리고 갈증을 해소하는 전통 음료인 제호탕 만들기 클래스가 진행 중이었다. 제철 식재료와 전통발효식품을 활용한 한식을 직접 배우고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외국인도 배울 수 있도록 영어, 중국어, 일본어 클래스도 운영 중이라고 한다. 한식배움터와 식품명인체험관에서는 매달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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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음홀 / 촬영=천건희 기자

지하 1층에는 한식 도서관과 이음홀이 있다. 한식 도서관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음식 관련 다양한 전문 자료들이 있고, 아동 도서도 있다. 예쁜 사각누비방석에 앉아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이음홀은 음식과 관련된 강연이나 공연 등 문화프로그램과 각종 행사 등이 열릴 수 있는 장소다. 이음홀 벽은 한식 관련 도서들이 비치되어 있고 좌석 옆에는 센스있게 작은 소반이 놓여있어 운치를 더한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복도에는 ‘한식, 즐거움을 먹다’를 주제로 한식 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과 스토리가 있는 일상 속 한식 사진공모 수상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주었다.

쌀과 발효음식의 만남으로 어울림의 미학이라는 우리 한식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식품명인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방문객들을 위한 공용 휴식공간이 있고, 한식·전통식품·전통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북촌 나들이를 더 자주 할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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