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이슈파이팅] 주민이 만드는 우리마을 돌봄지도 3...‘커뮤니팅매핑의 이해와 사례’

김남기 기자
  • 입력 2022.06.15 17:04
  • 수정 2022.06.15 17: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이 만드는 마을 돌봄지도

‘커뮤니팅매핑의 이해와 사례’

“마을 주민들이 함께 그리며 놀 수 있는 커다란 스케치북이 스마트폰에 들어온다”
바로 <마을돌봄자원 커뮤니티매핑> 앱이 구현하는 세상이다.

마을돌봄자원 커뮤니티매핑은, 주민들이 마을의 멋진 공간과 이야기들을 스마트폰의 지도위에 그리는 풍경화와 같다. 마을의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담을 수 있고, 마을의 볼거리, 먹거리를 사진과 재밌는 이야기로 담을 수도 있다. 부족한 가로등, 방치된 휴지통, 공용화장실 위치 등 공공서비스를 행정기관과 연계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마을의 주요 현안이 발생하면, 주민들이 주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할 수도 있다.

마을 커뮤니티매핑 캔버스에는 지역별 다양한 그림들이 그려질 것이다. 그 지도를 그리는 과정에서 각 공동체에 불어올 지속가능한 돌봄사회로의 변화의 바람을 기대한다.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나우의 마을돌봄 자원 커뮤니티매핑’을 위한 워크숍이 성미산마에서 열렸다. 이 워크숍에서 이보현 (주)엔유비즈 대표는 ‘커뮤니팅 매핑의 이해와 사례’를 주제로 성산마을 활동가들에게 <돌봄 커뮤니티매핑>을 위한 성공사례와 실제 활용방법들을 소개했다. 이보현 대표의 주요 발표내용을 발췌 정리한다.

(‘나우의 마을돌봄 자원 커뮤니티매핑’을 위한 워크숍에서 발표하는 이보현  (주)엔유비즈 대표. 촬영=김남기 기자)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세상을 바꿔나갑니다

“어르신·장애인 돌봄, 문화예술 공유, 마을의 놀거리·먹거리, 안전을 커뮤니티매핑과 함께 공유해요”

- 커뮤니티매핑센터

커뮤니티매핑이란?

커뮤니티매핑은, 주민들이 마을 곳곳에 담겨있는 이야기꺼리들을 지도에 담는 것이다. 기존 지도는 물리적인 환경과 조건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커뮤니티매핑은 지도에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커뮤니티매핑의 주체는 바로 마을 공동체이다. 공동체들의 참여로 마을의 이슈들을 시각화를 해서 스마트폰 지도위에서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가로등 사업이 지자체별로 시행중인데, 자동으로 가로등의 밝기를 조정하는 조도센서를 추가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가로등의 밝기를 일률적으로 조도밝기를 조정하는 센서는 감당하지 못한다.

만일 커뮤니티매핑을 활용한다면, 공원인 곳에는 60와트 가로등을 달고, 주변이 상가인 곳에서는 좀 더 밝은 100와트 가로등을 다는 것입니다. 주민의 생활의 편의를 위한 가로등의 밝기조정처럼 세밀한 데이터는 지역주민의 손길에서 만들 수밖에 없다.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뉴저지 피해지역, 커뮤니티매핑을 활용해 주유소 정보 사이트 구축)

커뮤니티매핑의 유례

2012년 미국 뉴욕과 뉴저지 부근을 강타한 허리케인은 ‘샌디’로 인해 뉴저지 지역의 80%의 전기공급이 중단됐고, 주유소의 기름 공급이 중단되어 큰 혼란을 가져왔다.

이에 임완수 박사(현 커뮤니티매핑센터 대표)와 뉴저지 프랭클린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커뮤니티매핑을 활용해 주유소 정보 사이트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동네의 주유소를 방문해 기름이 유무와 대기시간 등을 업로드했다. 이 지도는 지역 주민들의 시간과 주유대란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었다. 이 커뮤니티 맵은 정부에 필요한 데이터를 신속히 제공했고, 미 연방재난국 재난지도와 구글 재난맵에서도 활용됐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구현할 아이디어와 사람들에 대한 ‘신뢰, 소통’입니다.
- 임완수 박사

(광주 광산구 '맘편한광산' 주민의 감정데이터 활용 ‘주민참여형 탄력순찰제’. 사진=이보현 대표 제공)

함께 만드는 지도, 세상을 바꾸는 지도...커뮤니티매핑 사례

광주 광산구 <맘편한광산>...주민의 감정데이터 활용 ‘주민참여형 탄력순찰제’

광주 광산구청의 <맘편한광산> 커뮤니티매핑 플랫폼은 ‘어린이 마음이 엄마 마음이고, 사람 마음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 편한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맘편한광산’의 커뮤니티매핑의 특징은 주민들의 감정데이터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광산구는 쓰레기 투기지역의 주민제보나 가로등 위치, 장애인 편의시설, 화장실 위치 등의 정보데이터 이외에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한 것이다.

주민들이 느끼는 ‘위험한 곳, 어두운 곳, 두려운 곳’을 지도에 담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편한 곳이지만, 누군가는 어둡고 두려운 곳으로 느끼는 것이다. 물리적인 가로등의 위치나 CCTV위치 데이터가 갖지 못하는 시민들의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감정선을 데이터로 모은 것이다.

광산경찰서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두려운 곳을 집중적으로 순찰하는 ‘주민참여형 탄력순찰제’를 실시했다. ‘주민참여형 탄력순찰제’는 시민이 느끼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시간과 장소에 중점적으로 순찰하는 주민 맞춤형 서비스이다. 비용 하나 들지 않고, 주민 등의 참여와 경찰관의 열정으로 만들어 낸 커뮤니티맵의 성공사례이다. 김태연 경찰관이 낸 이 아이디어는 지역공동체 치안 대상을 수상하고 1계급 특진을 했다.

(천안시 ‘천안愛놀자’ 커뮤니티맵을 위한 워크숍. 사진=이보현 대표 제공)

천안시 ‘천안愛놀자’...지속적인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

천안시는 ‘천안愛놀자’ 커뮤니티매핑을 위해 매년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는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했고, 가게의 위치정보나 방지턱이나, 자동문 등의 유무만 지도에 매핑을 하게 해 많은 사람들의 정보 데이터를 수집했다.

자원봉사자 장애인단체들은 커뮤니티매핑 워크숍을 통해 장애인인식교육, 매핑 방법들의 교육을 받았다. 이후 장애인 편의시설을 직접 방문해 세심한 부분을 지도에 매핑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여러 차례 커뮤니티매핑 워크숍을 진행을 통해 개선사항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매년 변화하는 커뮤니티매핑 데이터를 수집해 구청에 아이디어로 제공하고, 예산에 반영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광주 남구 '무장애 남구 BF여행 플랫폼' 장애인 소풍지도. 사진=이보현 대표 제공)

광주 남구 <무장애 남구 BF여행 플랫폼>...장애인 소풍지도

휠체어 장애인들은 맛집을 찾아 가는 게 아니라 내가 갈 수 있는 식당을 간다.
그런데 내가 갈 수 있는 식당이 어디인지도 알 수가 없다

- ‘무장애남구를만드는사람들’ 강경식 대표

이보현 대표는 처음 사회단체 모임에서 강경식 대표를 만났을 때 “전주는 맛의 고장인데 손님이 오면 어디를 가세요?“라고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맛집을 검색하면, 좋은 곳이 많아서 골라서 갑니다.”고 대답을 하자 나온 말이다.

“장애인들은 갈 수 있는 식당이 어디인지도 알 수가 없다”는 말이 이보현 대표의 가슴을 움직이게 했다. 이 자리에서 이보현 대표는 무모하게 약속을 해 버렸다.

저희 회사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 있는데 최소한 당신이 갈 수 있는 식당이 어디인지를 조사해서 찾아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1년 내에 만들겠다.

- 이보현 (주)엔유비즈 대표

이 짧은 대화가 광주 남구 양림동 마을의 <무장애 남구 BF여행 플랫폼>을 만들게 된 계기이다. 처음 무보수로 시작된 사업은 행안부의 공모사업으로 선정됐고, 광주시 정보화 정책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2020년에는 광주 남구가 장애인 복지 평가 ‘전국 1위로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했다.

장애인단체 ‘무장애남구를만드는사람들’과 협업으로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행에서 바로 활용할 수 ‘반걸음 앞서 걷는 해설사와 함께하는 남구 무장애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커뮤니티매핑은 디지털 안내지도와 테마별 여행 서비스 등 장애인을 위한 각종 관광정보를 제공한다. 장애 경중에 따라 스스로 건축·선교·야간·예술투어 등 여행코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광주시 <동네한바퀴>...마을 리빙랩 플랫폼 ’마을e척척‘

광주시 마을 리빙랩 플랫폼 ’마을e척척‘은 <동네한바퀴> 커뮤니티매핑을 이용해 95개의 마을의 문제점을 주민들의 참여로 문제해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용봉마을 '동네한바퀴' 커뮤니티매핑 쓰레기지도. 사진=이보현 대표 제공) 

<동네한바퀴> 커뮤니티매핑 사례로, 용봉마을 주민들은 골칫거리였던 마을의 쓰레기문제 해결로 걷고 싶은 거리, 깨끗한 용봉마을로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서 먼저 마을주민들은 쓰레기해결단을 모집하고 용봉마을 대청소, 공동 배출함을 설치했다. 그리고 <동네한바퀴> 커뮤니티매핑을 이용해 골목 쓰레기 지도를 제작해 마을 곳곳의 쓰레기들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해결하기 시작했다.

(무꽃동마을 '동네한바퀴' 커뮤니티매핑 쉼의자 지도. 사진=이보현 대표 제공) 

무꽃동마을은 주민 편의개선을 위한 도로변 ‘쉼의자’를 배치하는 사업에 <동네한바퀴> 커뮤니티매핑을 이용했다. 이 마을은 자연부락인데 쉼의자를 배치하는데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해 골머리를 앓았다. 쉼의자 배치와 관련된 자료를 지도위에 시각화하자, 실제 무꽃동마을의 버스정류소까지 오는데 쉼의자를 어디에 설치하는 게 좋은지에 대해서 마을주민들의 합의를 쉽게 보았다. 마을주민들은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구의원과 간담회를 마련해서 실제 예산까지 확보한 사례이다.

(‘꼬두메마을 제로웨이스트 커뮤니티매핑’. 사진=이보현 대표 제공)

광주동구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으로 ‘꼬두메마을 제로웨이스트 커뮤니티매핑’을 현재 구축하고 있다. 기존 커뮤니티매핑보다 더 발전된 단계의 서비스로 쓰레기 발생장소를 신고하면 수거하는 것까지 병행하는 시스템이다.

쓰레기 수거는 주민이 할 수도 있고 행정이 할 수도 있다. 주민이 수거하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마일리지를 제공하게 된다.

‘뛰어놀기 좋은 곳, 위험한 곳’ 이런 지도를 어른들의 시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시각으로 만들어 보는 거예요.

장애인들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ㆍ제도적 장벽을 제거하기 위해 마을 주민과 장애인과 함께 모여서 해보는 거예요. 단순히 장애인의 편의시설을 조사하고 환경을 조사하는 데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함께하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이보현 대표

세상과 나를 바꾸는 지도
커뮤니티매핑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세상을 바꿔나갑니다.

[돌봄 이슈파이팅] 주민이 만드는 마을 돌봄지도 1...‘나우의 마을돌봄자원 커뮤니티매핑’

[돌봄 이슈파이팅] 주민이 만드는 우리마을 돌봄지도 2...마을돌봄 문제 리빙랩으로 해결한다

저작권자 © 이모작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